오래 쓰고 아껴 쓰는 것이 절약?

뭐든지 오래 쓰고 아껴 쓰는 것을 미덕으로 여겨 실천하면서 살았습니다.

019로 시작하는 2G 폰을 작년까지 썼고 10년 20년 된 옷도 낡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금도 버리지 못하고 입습니다. 어느 때 보면 구질구질할 정도로 오래된 것을 쓰고 살면서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그렇게 살아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올여름을 지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우리 집 거실에 10년 넘은 에어컨이 있기는 했는데 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창문을 열어 놓으면 바람이 잘 통해서 집이 시원하고, 인위적인 찬바람이 싫고, 체질적으로 더위를 많이 타지 않는다는 이유로 에어컨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선풍기 바람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우리 집 아기 둘이 어찌나 더위를 타는지 아기들 때문에 할 수 없이 새 에어컨을 설치했더니 이번 더위에 에어컨 덕을 톡톡히 봤습니다. 밤낮으로 어찌나 더운지 낮에도 에어컨을 끌 수가 없고 밤에는 에어컨을 틀어놓고 거실에서 온 식구가 자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매일 전기 요금 걱정을 했습니다.
“이렇게 쓰면 20만 원도 넘게 나오겠지?”
“여름내 이렇게 쓰면 오십만 원은 나올 것 같아.”
“나와도 할 수 없지 이렇게 에어컨을 틀어도 까꿍이는 땀띠가 나는데.”
“제발 20만 원만 안 넘으면 좋겠다.”
이러면서 전기료 걱정 때문에 근심을 하면서 에어컨을 사용했습니다.
국민안전처에서 안전 안내 문자를 매일 보내오기도 합니다.
폭염주의보에서 폭염경보로 바뀌고 집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데 아기들은 감기에 걸려 열이 펄펄 나기도 해서 여름 나기가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모릅니다. 그런 중에 에어컨이 고맙게 느껴지고 에어컨 잘 바꿨다 하면서도 전기 요금은 근심 거리였습니다.
그런데 이달 전기 요금 영수증을 받아본 딸이
“엄마 전기 요금이 7만 원밖에 안 나왔어.”
무슨 올림픽에서 날아드는 낭보라도 되는 듯 근무 중에 알려왔습니다.
“정말? 그렇게 적게 나왔어?”
나도 어찌나 반가운지 모릅니다.
에어컨을 그렇게 오랜 시간 사용했는데 전기 요금이 예상외로 적게 나온 것 같아서 어찌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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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는 자동차 연비 이야깁니다.
여동생 둘과 세 자매가 어머니를 뵈러 대구를 다녀왔을 때 일입니다.
사위가 회사에서 올봄에 보너스로 자동차를 받았습니다. 기아에서 나온 K7인데 좋은 차라고 했습니다. 나야 운전면허도 못 딴 천연기념물 같은 사람이라 자동차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니 연비가 어쩌니 해도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기도 하고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새 자동차가 생기긴 했지만 워낙 알뜰한 성품의 사위는 지하철로 출퇴근하면서 자동차로는 주말에 가족과 본가에 가거나 놀러 갈 때 잠깐씩 타는 정도입니다. 새 차는 고속도로를 한번 달려줘야 한다는데 장거리를 운행을 안 하고 잠깐씩 동네만 다니고 오래 세워두니까 배터리가 방전되어 기아 서비스에서 A/S를 두 번이나 나왔습니다. 타려고 하면 배터리가 방전되어 없곤 해서요. 서비스 나온 기사가 차를 장시간 운전을 해주라고 했습니다. 새 차는 길을 들여야 한다면서요. 그래서 장거리 운행을 하려고 해도 차를 가지고 어디 딱히 갈 때도 없었는데 우리 자매가 대구를 간다고 하니 사위가 차 키를 주면서 새 차로 다녀오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동생 차를 놔두고 사위 차로 가게 되었는데 출발하면서 7만 원 정도 휘발유를 넣었는데 일산에서 대구를 돌아 울산으로 해서 동해안을 거쳐 서울을 지나 일산까지 와도 기름이 남았습니다.
동생 차는 크라이슬러 외제차인데 대구를 왕복하려면 기름값만 가는데 10만 원 오는데 10만 원 20만 원이 든다고 했습니다. 차가 육중하고 오래되어서 기름을 많이 소모한답니다. 기아 K7을 한번 몰아보더니 자기 차가 기름 먹는 하마 같다며 국산차로 바꾸겠다고 했습니다.

만날 오래된 것을 끌어안고 오래 쓰고 아껴 써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경험을 해 보니 가전제품은 전기 소모가 적은 일등급 가전제품을 쓰고 자동차는 연비를 따져서 사는 것이 훨씬 유익인 것입니다. 미련할 정도로 오래된 것에 집착을 했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고 합니다. 휴대폰도 2년 약정기간만 끝나면 최신 폰으로 바꾸려고요. 좋은 기능이 많은데 2G 폰이 좋다고 했던 것이 미련스러운 고집이었던 겁니다.

1 Comment

  1. 데레사

    2016-08-17 at 18:43

    맞아요. 요즘은 굳이 오래쓰기릍 할 필요가
    없어요.
    저는 몇년전 집수리 할때 다 바꿨거든요.
    사용료가 훨씬 적게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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