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동리-목월문학상 소설 이순원-시 문인수

이순원 “서로 서로가 불화하는 세상 따뜻한 삶의 그리움 전할터”
동리문학상 이순원

《소설가 이순원 씨(59)가 제19회 동리문학상 수상자, 시인 문인수 씨(71)가 제9회 목월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이 씨의 장편 ‘삿포로의 여인’과 문 씨의 시집 ‘나는 지금 이곳이 아니다’이다. 동리·목월문학상은 경북 경주 출신인 소설가 김동리(1913∼1995)와 시인 박목월(1916∼1978)을 기리기 위해 경주시와 동리·목월기념사업회가 제정했다. 경주시와 경북도, 한국수력원자력㈜이 공동 주최하고 있다. 상금은 각 7000만 원. 시상식은 12월 2일 더케이호텔 경주에서 열린다.》
소설 ‘삿포로의 여인’을 통해 “진행형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추억할 때 더 아름다워지는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이순원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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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리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소설가 이순원 씨는 대관령 인근에 있었다. 대관령을 지키는 나무들을 보면서 그는 “내가 쓴 글에 몸을 바치는 저 나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겠다”고 약속했다고 했다.

‘나무’는 수상작 ‘삿포로의 여인’을 쓰게 된 직접적인 동기다. 그는 수년 전 삿포로에 여행 갔다가 마가목이 가로수로 심어져 있는 것을 봤다. 마가목은 이 씨가 젊은 시절 대관령의 깊은 산속에서 보았던 나무였다. ‘대관령에서 태어난 사람이 삿포로에 와서 살아도 이 나무 때문에 외롭지 않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삿포로의 여인’에 등장하는 모녀 사카이 레이와 연희를 삿포로와 대관령을 오가며 머물도록 한 이유이기도 했다.

‘삿포로의 여인’에는 스키선수 유강표와 일본 여성 사카이 레이의 사랑, 두 사람의 딸인 연희와 신문기자 박주호의 사랑이 대관령과 삿포로를 무대로 펼쳐진다. 국경을 넘나드는 유강표와 사카이 레이의 사랑은 처절할 정도로 강렬하며, 청춘의 시기에 만난 박주호와 연희의 사랑은 애틋하고 순수하다. 박주호가 ‘동아일보’ 기자로 설정된 것도 눈길을 끈다. “일제강점기에 처음 스키단체(1930년 조선스키구락부 창설)가 만들어졌을 때 동아일보 이길용 기자가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이 단체 이사로 참가했고 베를린 올림픽 때 손기정 선수의 사진에서 일장기를 지우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분이기 때문”이라고 이 씨는 의의를 밝혔다.

작가는 소설에 대해 “겨울눈처럼 무겁고 운명적이며 봄눈처럼 빨리 사라지는 애틋한 사랑 이야기”라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시대 간 불화하는 세상임에도 ‘따뜻한 삶에 대한 그리움’을 늘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3/all/20161115/81332558/1#csidx001fa036a8d368c91001423e4e8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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