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팬이 있다는 것

베를린 필하모니!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는 이름만 들어도 좋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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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을 접하고부터는 노란 라벨의 도이치그라마폰 시디나 테이프를 듣고 살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뉴욕 필, 런던 필, 빈 필 등 유명한 오케스트라가 많지만 1980년대 전후에 카라얀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의 녹음이 대부분 음반시장을 장악하고 있었고, 베를린 필 연주가 정석같이 느껴져서 주로 도이치 그라모폰 tape을 사 모았습니다. 지금은 컴퓨터로 어지간한 녹음 재생이 가능한 시대가 되어서 음악을 즐기기가 아주 쉬워졌습니다. 음악 애호가들은 좋은 오디오 시스템을 갖추려고 많은 돈을 들였고 음악에 관한 정보를 얻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지금은 youtube에 찾아보면 없는 곡이 거의 없습니다. 우리 딸이 피아노 반주 연습을 하는 것을 보니 휴대폰으로 연주할 합창곡을 켜 놓고 그들이 부르는 노래를 현장에서 반주하듯이 피아노 반주 연습을 하더군요. 휴대폰으로 못 하는 게 없는 시대가 되었고 모든 정보와 음악 지식을 검색만 하면 다 알 수 있는 시대입니다. 21 (1)

공연 중에도  제목이 궁금하면 네이버에 음악을 들려주어 검색하면 궁금증을 즉석에서 풀 수 있습니다.

빈 필이나 런던 필 뉴욕 필이 다 정상급 오케스트라고 연주가 좋아도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더 정이 가는 것은 오래 그 음악을 듣고 살아온 향수 때문일 겁니다.
일종의 팬 의식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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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람누리에서 공연한 필하모니 비르투 오지 베를린 6중주단은 그들이 베를린 필에 속해 있다는 것 때문에 귀한 것이지 연주가 대단히 뛰어나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음악이 단정하고 깨끗한 맛은 있지만 그냥 평이하게 들렸습니다. 그럼에도 열광하는 것은 젊은 층이 아니라 50대 이상의 관객들이었습니다. 나이 든 할아버지 할머니 아저씨 아줌마 팬이 많이 눈에 띄었고, 곡이 끝나자 환호를 하는 부류도 마찬가집니다.
베를린 필은 역사와 전통이 오래되었다는 프리미엄이 있기는 하지만 이제는 웬만한 오케스트라의 연주 실력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우리나라 서울시향의 연주도 그렇고 경기 필이나 지자체 후원을 받는 부천 필의 연주도 대단히 좋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도이치 그라모폰에 대한 향수가 있는 우리 세대가 가면 베를린 필도 역사로만 남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악을 접하는 방법도 시대에 따라 계속 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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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혁 피아노 연주회 때 보니 임동혁의 팬들이 연주회장을 빈자리 없이 가득 메웠습니다. 베를린 필은 오히려 빈자리가 많았는데 임동혁 때는 빈자리가 하나도 없었고 팬들이 열렬하게 환호하고 피드백을 보내는 것을 봤습니다. 연주자도 그 뜨거운 반응에 고무되는 것 같았습니다. 임동혁의 연주도 대단했습니다. 임동혁 피아노 리사이틀을 보고 나오다가 포스터 한 장을 주기에 받아와 벽에다 붙여 놓았습니다. 나도 임동혁 팬이 되었습니다. ^^

연주자든 대통령이든 사랑하는 팬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고 에너지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냥 좋은 것이 팬이겠지요. 어떤 경우에도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한편이 되어 응원하는 것 말입니다. 이런 미미한 블로거에도 팬이 있습니다. 며칠만 글을 못 써도 무슨 일이 있나 묻는 분이 있고 궁금해합니다. 개인사 소소한 이야긴데도 순이 이야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어서 혼자서 감격을 합니다. 지방에 있는 친구들도 만나면 블로그 잘 보고 있다고 하고 내가 글 쓰고 나서 잊었던 내용을 물어볼 때도 있어서 눈 밝은 독자들을 위해 보다 정확하게 써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 번도 뵌 적이 없는 데도 저의 블로그를 꾸준히 방문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힘이 됩니다.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3 Comments

  1. 나 정희

    2016-12-11 at 10:19

    처음으로 용기내서 고맙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고향 한국이 그리워서요~~~

  2. 윤정연

    2016-12-12 at 04:51

    저도 수니님의 열열한 팬이랍니다.
    더욱이 멀리 있으니 매일 혹시나 하고 열어보지요.
    글이 있으면 읽고 또 읽고 지난 글도 읽고요.
    손자 네명의 글, 어머님의 근황…
    항상 기다려집니다.
    쓸줄은 몰라도 읽을때면 참 행복하답니다.
    자주 올려주세요~~**

  3. 김수남

    2016-12-12 at 23:26

    네,언니! 맞아요.언니의 마음이 저의 마음입니다.정말 감사하지요.저도 언니의 펜이기도하고요.저 역시도 어머님 이야기가 궁금하고 위해 기도하게 되고 손자녀 4명을 가진 고은 언니의 마음과 삶이 아름답게 수채화처럼 그려짐이 참 감사합니다.이런 것까지 딴지 거는 사람도 혹시 있지만 우린 또 우리가 그리는 모습을 아름답게 함께 공감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글을 쓸 수 있음도 감사합니다.인생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그 아름다움을 표현해 나가시는 것은 더욱 아름답습니다.저도 응원합니다.늘 건강하셔서 더 오래오래 언니 주변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나눠주시길 기대하며 기도합니다.함께 해 주심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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