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을 빌까 변호사를 선임할까?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어린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가서 고통스럽게 죽이고 신체를 훼손한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은 입에 담기조차도 괴롭고 엽기적인 일입니다. 그런데 후속으로 이어지는 뉴스가 사람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드는군요.

잘못을 한 쪽에서는 피해를 입은 쪽에 용서를 비는 것이 우선입니다.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를 통해 피해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용서나 포기의 수순을 밟게 됩니다. 아이가 살아 돌아올 리도 없고 상황을 사건 전으로 되돌릴 수 없을 때, 본인이 살기 위해서라도 용서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진심 어린 사과”에서 이 “진심”이라는 것이 지극히 관념적이고 추상적으로 이해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죄 없이 죽었는데 상대가 용서를 빈다고 해서 진심으로 느껴지겠어요? 어떤 사과로도 상처받은 피해자의 마음을 치유하거나 위로하기가 어렵습니다. 자녀를 잃은 부모는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평생토록 짊어지고 살아가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성은 눈에 보이지는 않는다 해도, 껍데기뿐인 사과라도 일단 사과가 선행되어야 하는 일입니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 부모가 피해자 부모에게 잘못을 빌었다는 말은 못 들었습니다. 오히려 꽁꽁 숨어서 범행한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억대 변호사를 여러 명 선임했다고 합니다. 자녀가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부모는 자기 아이를 먼저 생각하겠지만 피해 부모의 입장에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조현병이니 하는 병을 이유로 죗값을 치르지 않고 면하려고만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식을 겉을 낳지 속을 낳느냐?” 이런 용서의 말 들어보셨나요?
친구들과 싸우다가 남을 다치게 했을 때 가해자 부모는 피해 학생의 부모를 찾아가 잘못을 빕니다. “아이를 잘 못 키워서 죄송합니다.”라고 진심으로 사죄하면 같이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부모가 그러라고 시켰겠습니까?”라고 하던지 “자식을 겉을 낳지 속을 낳나요.”라며 어지간한 일에는 용서와 화해가 이루어집니다. 누구라도 자식을 바르게 키우고자 하지만 마음같이 안 되는 것이 자식 일인 것을 누구나 알기 때문입니다.
어린애들이 돌멩이를 던지고 놀다가 남의 장독 뚜껑을 깼다거나 이런 때도 부모는 변상을 우선하고 잘못을 빌게 됩니다.  고의성이 없는 작은 일에도 잘못을 비는 것이 우선인데 크나큰 범죄를 저지른 자녀의 죄에 변명과 대응을 우선한다면 앞으로도 용서받을 기회를 잃을 것 같습니다. 뉴스를 보는 모든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 안 좋은데 아이를 잃은 부모의 심정이 어떻겠습니까?
가해자 부모는 피해자 부모에게 자식을 잘 못 키워 죄송하다고 백배 천배 사죄해야 합니다. 그러라고 부모가 가르친 것은 아니지만요.
아이를 잃은 부모 생각하면 뉴스를 듣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이 이렇게 아픈데 거기에 더하여 억대 변호사를 십여 명 동원하여 변호한다고 하니 아무리 내 자식이 귀하다고 해도 이해가 안 됩니다.

 

2 Comments

  1. 김수남

    2017-07-01 at 13:37

    네,언니! 정말 마음 아프네요…

  2. 데레사

    2017-07-02 at 11:47

    이 뉴스 보면서 아연 했습니다.
    사람이 저럴수가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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