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티셔츠 30달러…오바마 양말 10달러

미국 대통령 선거 열기가 한창이던 2012년. 당시 오바마 후보를 지지하던 패션 잡지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메릴 스트립이 열연했던 그 ‘악마’ 실제 모델)는 오바마 진영에 흔해빠진 차량 번호판 말고 양초나 양말 등 다른 패션 소품으로 선전물을 확대하는 게 어떻겠다고 권고했다. 선거 홍보도 되고 자금 수혈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였다. 

미국 도로를 다니다보면 이색 번호판이 자주 눈에 띈다. 차량 번호 자체 뿐 아니라 번호판을 운전자가 기호에 맞게 맞춤형으로 주문 제작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한국도 <** 가 ****>식으로 관료주의형 번호판을 탈피할 때가 됐다. 구별만 하면 되지 통일 양식을 꼭 따라야 하나. 전형적인 국가 독재 사고다.

이런 특별 번호판은 차량 등록 시 교통공단에서 따로 30~40달러 수수료를 내면 되는데, 이 중 일부가 번호판에 새긴 단체나 기관에 전달된다. 오바마 번호판을 달면 오바마 캠프에 기부금을 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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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만들어진 게 오바마 양말. 10달러 정도에 팔았는데 꽤 인기를 끌었다. 오바마 캠프는 양말 말고도 갖가지 선거용 기념품을 제작, 이를 통해 4000만달러를 벌어들여 선거 운동에 보탰다. 대통령을 밟고 다니는 기분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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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성공에 자극을 받았는지 2016년 미 대통령 선거 도전자들도 저마다 홍보용 물품을 다채롭게 내놓고 있다. 이전에도 이같은 정치 선전용 소비용품이 간혹 있었지만 이번처럼 두드러지게 나타난 적은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힐러리 클린턴 T셔츠는 어딘지 좀 우스꽝스러워 보이지만 그래도 잘 팔린다는 후문이다. 판매량은 역시 비공개. 30달러로 비싼 편. 정장처럼 보이지만 무늬만 그리 새겨 놓은 티셔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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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베개는 좀 비싸다. 55달러. 백악관에 또 들어 가고 싶은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그리 가고 싶나. 남편이 르윈스키에게 안수하던 그 곳엘. 권력욕이 수치심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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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 샌토럼(57세) 공화당 전 펜실베니아주 상원의원은 휴대폰 케이스에 신경을 많이 쓴다. 2012년에도 휴대폰 케이스를 낸 적이 있다. 45달러. 디자인은 그런대로 근사하다. 샌토럼은 동성애자들에 대한 혐오감을 드러냈다가 엄청난 반발을 샀는데 지금은 <(공화당도)프란시스코 교황처럼 사회적 약자에게 관심을 갖자>면서 이미지 변신에 애쓰고 있다. 그래봤자 본바탕을 숨길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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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크루즈 공화당 텍사스주 상원의원(45세로 후보군 중 가장 어리다)은 음료 냉각 유지덮개를 들고 나왔다. 6개 20달러. 크루즈는 쿠바 이민계라는 동정용 가면을 쓴 기득권층으로 프린스턴대와 하버드대 법학대학원을 졸업해 변호사로 1년에 수십억원을 벌어들이다가 정계에 입문했다. 얼굴은 50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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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허커비(59세) 공화당 전 아칸소주 주지사 티셔츠는 좀 노골적이다. 19달러. 목사 출신인 허커비는 2008년부터 계속 출마하고 있으나 다른 공화당 주자들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이해도가 약해 예선 통과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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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 폴(52세) 공화당 켄터키주 상원의원은 샌달에 구호를 새겼다. 20달러. 젭 부시(부시 전 대통령 아들이자 동생)와 함께 2대째 대선 출마하는 가문이다. 아버지 론 폴 전 하원의원이 2차례 대선 후보로 도전장을 던졌으나 고배를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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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정치 성향을 나타내는 게 전혀 거리낄게 없고 후환도 없는 미국이니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한국에서도 디자인 감각만 잘 살려 설계하면 얼마든지 많이 팔 수 있을텐데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다. 김무성 난닝구, 안철수 머그컵, 김문수 와이셔츠 등 얼마든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폴 엘뤼아르와 김현, U2를 좋아하고 저널리즘에 대해 성찰하는 자세를 유지하려 합니다. 사회학자가 되려다 어쩌다 기자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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