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자동차여행- 5 .

6월20일.금요일.
B급의BB는확실히달랐다.
아침식사를하려고내려간식당은비좁았고테이블도큰것하나뿐,벌써10여명의영국인들이
식사하고있었다.
비어있는자리에앉아음식을기다리는데방이대단히어두웠다.
나는벽에있는스위치를올려전등을켰고방은이내밝아졌다.
그런데우리의음식을가져온할머니는음식을내려놓자마자스위치를내려전등을끈다.
그것이아무리절약이라해도접객업소로는지나치다싶어할머니가나간다음다시전등을켰다.
다른영국인들은그런관행에익숙해서인지별반응이없이묵묵히식사만하고있다.
잘살펴보니어제요크에서의민박집식당에서식사하던가족들과오늘같은테이블에앉아있는
사람들은꼬집어말하기는어렵지만사회계층에서분명한차이를보이고있었다.
그쪽이1급여관이라면이쪽은3급정도의여인숙이라고나할까,사람들도그런차이가보였다.
입고있는옷의색깔이침침했고얼굴표정들도딱딱했다.
아마도그들은여행자들이아니라일때문에이곳에묵고있는사람들같았다.
아무튼영국인들의또다른일상을본다는것은재미있는체험이었다.
할머니의음식은,
메뉴는같아도식사의양이적었고질도떨어지고맛도없었다.
줄담배를피우며계속술을마시는손끝에서그이상의것은나오기어려울것이다.
BB에도이런차이가있다는것을알게됐고앞으로의BB선택에서크게참고할만한체험이었다.

9시에BB를떠나기위해짐을가지고밖으로나오니우리차앞에눈에익숙한작은승용차한대가
서있었고차주변엔가족인듯한몇사람이짐을싣고있었다.
가까기가서보니그것은프랑스제푸죠였고그가족들은프랑스인들이었으며젊은부부와어린
아들이었다.
그들은운전석이왼쪽에있는자기들차를그대로가지고도버해협을건너영국여행을하고있는
중이었다.
우리는반갑게인사를나누었고,그들은런던을향해남하한다고했으며서로가안전한여행을
하라는덕담을나누고헤어졌다.

곧BB를떠나묻고물어에딘버러중심가인프린스스트리트에진입했다.
그런데주차가문제였다.
동전을넣는메타기의주차장은전혀빈자리가없었다.
잠시길옆에차를세운후나는차에서내려가까이에있는택시로다가갔다.
사정을설명하자택시운전사는아주저렴한주차장이있으니자기가안내하겠다는것이다.
그택시가안내한곳은CastleTerrace라는대형주차장이었다.
택시운전사는거리에있는메타기의주차장은비싸니반드시이런공공주차장을이용하라는
친절한설명까지했다.택시비로2파운드를지불했다.
정말그주차장은주차비가저렴했다.
거의3시간주차에2파운드가채안되었다.

죠지스트리트에서부터걸어서WaterStone이라는대형서점을찾아냈다.
서점이라기보다는미국국회의사당의도서관같은장중한분위기였다.
정말고색이창연한,전통과권위,그리고품위가배어있는큰서점이었다.
아래층과이층을두루살피고구경한후친절한직원의안내로수채화화집한권을샀다.
다음은ScotishGallery를들어가봤고다시여러번물어서ScotchHouse를찾았다.
이가게에서아내는순모의모직스웨터를하나샀다.
생각보다기온이낮았기때문에대비가필요했다.
그리고같은프린스스트리트에서Tartan이란가게에들어가아내의친구가부탁한스코티쉬스커트와
아들에게줄넥타이,선물용숟갈과약간의과자를사가지고다시주차장으로갔다.
그동안비가계속왔기때문에거의우산을쓰고다녔다.
(영국여행에서우산은필수준비품이다.)
매년여러가지세계적인축제가열리는영국의고도에딘버러는생각보다는작았다.
그러나그풍기는분위기는역사의무게가실려있었고특히에딘버러성을향해언덕에들어선
건물들은아주아름다웠다.

다시주차장을출발,
A8을따라M9로진입했다.
진입할때입구선택이잘못되어다시한바퀴도는동안약5분을허비했다.
한시간반정도주행하는중반이상은비가쏟아졌고[스털링]은정차하지않고그냥지나쳤다.
꼭광산촌같이우중충했으며이곳들판이영화[브레이브하트]의촬영지였기에관심을가지고
살펴봤다.
우리는Perth를향해다시M9-A9을택해달렸다.
운전은계속아내가했고나는지도와나침판을읽었다.
이작업은힘들고신경을써야하기때문에오히려운전하는편이편할것같았다.
그러나아내는교대할생각이전혀없다는표정이다.
그리고첫번째RoundAbout을만났다.
영국과일부프랑스시골에남아있는라운드어바웃은선진국만이가질수있는교통시스템이다.
삼거리,사거리,오거리가한곳에모이는지점에흡사둥근로타리같이만든시설인데,그둥근
원형도로에진입한후자기가가려고하는길로빠지는시스템이다.
길찾기가어려우면몇바퀴를돌아도상관없다.
그로타리에진입할때왼쪽에보이는차도에서진입하는차의유무를확인해야하고자기가선택한
길로빠져나갈때다른차들의선의의양보를받아야한다.
신사들이만들어낸,양심이운영하는아주편리한시스템이다.

A9도로에진입하자주변의풍경은달라지기시작했다.
정말눈부시도록아름다운스코틀랜드의땅이시작된것이다.
왜이곳을[세계의마지막남은정원]이라고했는지알것같았다.
Perth는인구5만정도의옛도시다.
스털링과는달리정말아름다운작은도시였다.
초입에있는BB를지나도시외곽까지나가봤다.
예상대로BB가여럿있었다.
그중한BB는아름다운언덕에위치해있었고우리는그곳으로갔다.
그러나이미손님이차서빈방이없다는것이다.
영국은아무리후미진시골구석이라해도반드시BB가있다.
그이유는영국국민들이그만큼여행을많이하기때문이라고했다.
정말여행을즐기는사람들인것이다.
그BB를나오는데호텔옆에GuestHouse의간판이보였다.
위치가반대편이었기때문에먼곳까지가서돌아와진입했다.
내가먼저들어가확인하니가장비싼방만남아있다는대답이다.
나는방을보여달라고했고안내된이층방은일류호텔보다더크고아름다웠다.
자색을기조로꾸며진방은오래돼보이는고급마호가니가구들이있었고카펫도고급의자색이었다.
딸려있는욕실과그내부도아주고급이었다.
그리고벽을장식한그림들도신중하게선택된것임을알수있었으며이집여주인의높은안목이
곳곳에나타나있었다.
두사람에대해55파운드,좀비싼편이다.
그러나아내가이런분위기의방을좋아하는줄알기때문에투숙하기로결정했다.
주차장엔하얗고작은둥근돌들이깔려있었다.
방에들어선아내는좋아서어쩔줄몰라했다.
특히방중앙에는밖으로돌출된,옛양식의아름다운흰색의창문이있었는데그곳을통해보이는
뒷뜰에는울창한나무들이우람하게서있었다.
아내는그창문의넓은턱에올라앉아숲을내다보며행복을만끽하고있었다.
흡사소녀와도같았다.
아내는언제나긍정적인자세로작은일에감사하고기뻐하는사람이다.
때문에아내의그림은투명하고정직하고아름답다.
지금도아내는스코틀랜드초입의아름다운풍광에젖어이를감사하고기뻐하는것이다.

오후4시경,
우리는방에서물을끓여컵라면에부어가지고숲에들어가늦은점심을맛있게먹었다.
저녁에는불린누룽지와멸치,고추장으로식사했다.
정말물리지않고맛있게먹을수있는음식들이다.
목욕실시설이좋아며칠만에흡족한목욕을했다.
이BB는[BeachGroveGeustHouse]가그정식이름이다.
(앞으로Perth에가는기회가있는분들은이BB를이용해보시기바란다.)
Cameron이라는부인이운영하고있었으며조곰은깐깐해보이지만이집의청결함,격조높은시설을
보면상당한과거를가지고있는분같았다.
나는부인에게내가가지고온헤어드라이어가규격과전압이맞지않아이곳에서쓸수있는것을
사고싶으니여분이있으면팔라고했다.
그녀는잠시기다리라고하더니안으로들어갔고잠시후포장도뜯지않은새것을가지고나왔다.
6파운드를지불하고그것을샀는데대만제품이었다.

이어에버딘의최교수와통화,
어제저녁에부탁했던대로그곳EwoodBB에예약했음을확인했다.
늦게도착하는경우또BB찾기가어려울것같아미리부탁했던것이다.
그리고영국의BB는방마다전화가없다.
대신복도끝이나응접실,또는식당에공중전화가있어동전을넣고쉽게쓸수있다.
지금까지우리둘은영국에입국한후BB이외의식당에서식사한일이없다.
아침의BB식사가워낙고칼로리여서점심은컵라면,저녁은누룽지를먹어도충분했기때문이다.
결국영국에서의렌터카여행도마음먹기에따라서는저렴한비용으로도가능하다는얘기다.
이미밖은어두웠고,
우리는흡사중세시대의저택같은우아한방에서크고넓은,깨끗한침대에들어갔다.
시트가고급이라는것을금방알수있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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