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자동차여행- 7 .
6월22일일요일.
EwoodBB의아침식사는분위기부터가아주푸근했다.
음식을나르는남편역시부인못지않게친절하고넉넉한인상이다.
그러나부인처럼뚱뚱하지는않았다.
메뉴는같은것이었지만정성껏준비한흔적이보였고양도많고맛도좋은편이었다.
그러나아내는이미같은메뉴에물리기시작,나처럼맛있게먹지못한다.
외국여행을많이하려면사실못먹는게없어야한다.
어떤나라이건그곳음식을잘먹을수있어야하고그또한좋은체험이아닌가.
어떤분은밥을못먹어버스뒷좌석에누워있는경우까지있었는데그런식성이라면여행을떠나지
말아야한다.
아니면자극적인맛을지닌고추장,깻잎,김치캔같은반찬류를가지고떠나면크게도움이된다.
어떤나라의어떤음식이든고추장을발라먹으면그런대로먹을수있다.
우리에게는이세상에서고추장보다더맛있는음식은없다.
그리고김치캔으로입가심하면드러눕는지경까지는가지않을수있다.

식후,
최교수에게서전화가왔다.
어제저녁은밤11시에집에도착해서전화도못하고오지도못했다고하면서곧이쪽으로출발한다고
했다.
나는런던의이형교사장댁에전화했다.
이사장부인에게우리의여행이잘진행되고있음을설명하고크게염려하지말라고했다.
BB에도착한최교수와수인사를나눈후,
그와함께떠나기위해짐들을차에실었다.
그런데컵라면박스를보는최교수의눈빛이심상치않다.
서울에서에버딘이어딘가.
컵라면하나라도쉽게구할수가없는곳이다.
아내는즉시라면박스2개를최교수의차에싣는다.
여기계신한국분들과나눠잡수시라고하니그제야최교수의얼굴이환하게펴진다.
이제우리는꼼짝없이이미먹기시작한1박스로버티어야한다.

최교수와함께먼저간곳이[마샬대학교].
화강암건축의백미답게눈부시게아름다운건축양식이다.
뾰죽뾰죽한인상을주는건물들은수정체들이서있듯이아름답다.
그곳ArtGallery는분위기도좋았고그림들도정말좋았다.
구내라이브러리에서화집3권을샀다.
다음,서울에서우리가만났던교수부인인한만옥씨가추천한Crombie에갔다.
큰매장은아니고의류의종류도다양하지않았지만상대적으로값이저렴하다고했다.
스웨터와스커트를산후최교수의안내로A93도로진입지점까지가서그와헤어졌다.
에버딘은에딘버러에비해퍽아카데믹한,차분한도시였고여유가있다면며칠묵고싶은,그런
곳이었다.

우리의다음행선지는BalmoralCastle,
그곳까지는A도로였지만B도로처럼좁은길이었고계속해비는왔지만주변은아주아름다웠다.
그런데한참을가도목적지가나타나지않는다.
빗속의주행이기때문에지나쳤는지도몰라차를세운후내가내려어떤가게에들어가물어봤다.
약2마일정도지나왔다는것이다.
다시돌아가쉽게진입로를찾았고약1시간30분정도그곳에머물렀다.
주차는메타기주차장을이용했는데처음에모르고버스전용주차장에갔었다.
[발모랄성(城)]은지금도엘리자베스여왕이여름이면피서지로사용하는곳이며주차장에서
성까지걸어들어가는길양쪽에는우리가처음보는,수종은알수없지만우람한나무들이
늘어서있었다.
그나무들의평균수령이500년이넘는다고했다.
참으로엄청나게큰나무들이었으며스코틀랜드의역사적무게를느끼게했다.
크지않은규모의성은아름다웠고일부개방하고있는내부는고풍스럽고격조높은장식을하고있었다.
영국왕실의전통을느낄수있는분위기였다.
성안팎을돌아본후Cafeteria에서Pie와커피를사먹고,입구매점에들려책과스코틀랜드를
상징하는엉겅퀴무늬의식탁보세트를샀다.
(아내는어느곳에가던지거의빠짐없이식탁보를산다.우리집식탁의버라이어티한변화는모두가
그식탁보들덕분이다.)

우리는다시인버네스-Inverness를향해출발했다.
A939도로,
이도로는아름답고또위험한길이다.
강원도의한계령못지않은지형과고도에비와안개의악천후가계속되었다.
집에서도아내는비,안개,밤운전은반드시자기가한다.
지금도나라면운전하기가아주어려웠을길을아내는아주침착하고섬세하게헤쳐나가고있다.
그러면서도환상적일만큼아름다운길이기도했다.
그런데갑자기한떼의양들과나이많은양치기가길앞에나타났고아내는급히차를세웠다.
차앞의풍경은그대로한폭의그림이었다.
양떼와긴지팡이를들고있는양치기와산,길,엷은안개이모든것이조화를이루어정말아름답게
보였다.잊을수없는순간이었다.
생각보다A9진입지점까지너무시간이걸려혹시길을잘못들어선것이아닌가하는걱정스러운
마음이들었다.
그렇다고되돌아가기에는이미많은시간을주행한상태다.
이럴때는그대로진행,다음교차지점까기가는것이빠르다.
도로진입이잘못되었다면확실한지점에서수정하면되는것이다.
그러나6개월여의도상연습은효과가있었다.
결국A9번도로에무사히진입한것이다.

한가지놀랬던것은,
인버네스에진입한후주유소에들려주유를하려고차에서내리니완전한겨울이었다.
아무리북쪽이라해도6월이아닌가.
그런데이곳날씨는전혀예측할수가없었다.
주유한후사무실에들어가카드영수증에싸인을하려고하니손이떨려서글씨를쓸수가없을정도
였다.
에버딘에서여기까지오는동안습기를제거하려고차의에어컨을가동했으니손이얼수밖에,
주유소여직원에게EdarHouseHotel의주소를주고약도를그려달라고했다.
(이BB는에버딘에서투숙했던BB의여주인에게부탁,그분이예약한후적어준주소와전화번호
였다.)
여직원의약도는정확했고우리는얼마가지않아그BB를찾을수있었다.
그때가오후6시경,
여주인은5시부터우리를기다리고있었다고했으며비때문에늦어질줄알았다고했다.
우리를방에안내한후,
우리의추워하는모습을보고곧쉐리주병과잔을가지고와서따라주면서어서마시라고한다.
우리가투숙한방은붉은색기조의아방궁같은모습이다.
온통붉은색커튼이고침대보도왕실용처럼화려하다.
청결한것은두말할필요도없었다.
이미방에는스팀라디에타가가동하고있었다.
우리는따뜻한방에서오랜시간몸을녹이며길었던하루의피로를풀었다.
인버네스는[네스호(湖)]를끼고있기때문에관광객이많은곳으로방값도아주비싼편이다.
우리가투숙한이BB는topclass로두사람에60파운드를지불했다.

저녁7시.
나는여주인Christina부인에게면담을요청했다.
내일[스카이섬]에갈예정이니BB하나를예약해달라고했고,
탁자위에지도를펴놓은후스카이섬에서일박하고산악도로를거쳐다시이곳에돌아와부인의
BB에서일박한후그유명한[네스호]를따라남하해서FortWilliam에서일박할계획인데
그일정을잘검토해달라고했다.
부인은아주주의깊게내얘기를들었고,BB는예약하겠으며내가짠루트에서한두가지를수정한후
아주훌륭한계획이라고결론지었다.
이들부부는헌신적으로우리를도와주려고했으며스코틀랜드사람들의친절은정말인상적이었다.
그들은한국인인우리가자동차로이지역을여행하는사실에대해아주놀라워했고영국지도를잘
읽어내고루트까지짜는내실력에대해거듭칭찬했다.
BB를운영하는자기들도우리가첫케이스라고했다.
한가지유의해야하는점은스코틀랜드지역에서같은영국인이라고해도이들을English라고하면
싫어한다.반드시Scottish라고불러야한다.
그만큼독립적인지역이다.
서울에서우리가만났던한만옥씨는스코틀랜드에가는경우여름이라해도겨울옷과우산,우의는
반드시가지고가라고했고우리는그분덕택에충분한준비를할수있었다.
정말하루에4계절이모두있는곳이스코틀랜드다.
같은악천후라해도이곳은정말지독했다.
따뜻하고아늑한방에서쉐리주까지마시니심,신이풀렸다.
침대는크고깨끗하고편안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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