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못가다.
2006년6월28일,
금강산에있는이산가족상봉장에서는주목할만한이산가족만남이있었다.
이산가족상봉이간헐적이고제한적이긴해도그동안꾸준히진행돼온것은사실이고
아쉬운대로그만한창구라도열려있는것이다행이라면다행이다.
굳이’주목할만한만남’이라고표현하는것은광복과6.25로생긴이산가족이아닌,
정상적인세계에서는있을수없는특이한케이스이기때문이다.
10여분동안만공개된상봉장에서휠체어를탄82세의최계월씨는28년전고등학교
1학년때실종된아들김영남(45세)씨를만났다.

그만남자체는모자의극적상봉이었다.
특히꿈에도잊지못했던막내아들을품에안은최계월씨의기쁨과눈물은이산가족모두의
것이기도하다.
김영남씨는1978년8월전북의군산선유도해수욕장에서실종됐고북한공작선승조원의
증언으로북한으로의납치사실이알려지게되었다.
상봉다음날인6월29일,
김영남씨는기자회견을통해자기의입북경위를설명했다.
폭력배같은선배들이여자친구들에게빌려준녹음기를찾아오라며때리기에잠시몸을
피하려고나무쪽배를탔다가깜박잠이들었는데눈을떠보니망망대해였고이어
북한선박에구조돼북한으로갔으며한동안지내보니북한이좋아져서눌러살았다고했다.
그리고지금은당(黨)의품에안겨정말행복하게살고있다는것이다.

이거짓시나리오와연출을보면서느끼는분노는,
우선사실을호도하는방법의치졸성에서드러나는북한의수준과사악성이며그들이
남한을우습게보는적반하장의자세다.
그건그동안우리의좌파정부가그들을그렇게키워왔기때문이다.
다른하나는그런’거짓’이남쪽에대해통할수있다고믿고있는그쪽의분위기다.
그만큼우리를깔보고있는것이다.
줄것다퍼주고받는것이이런것이라면’햇볕정책’은중차대한국가적차원의법죄가
될수밖에없다.

또한가지현실적으로생각해봐야하는것은,
28년만에만난모자가함께고향으로돌아올수없는사실이다.
우리기준이라면그들은응당함께고향집으로올수있어야한다.
김영남씨가그좋다는북한에계속살겠다고해도잠시다녀갈수는있어야한다.
그게정상적인사회의생활이다.
그런데북한은그렇게하지않았다.
납치자에대한억류는계속되고있는것이다.
고등학교1학년학생이자진해서북한에눌러살았다는억지는지나가던강아지가
웃을일이아닌가.
그들의그극단적인폐쇄성과사악한자세는우리민족성의일부라는사실도간과해서는
안된다.

이세상에어떤국가도북한처럼극단적이고격렬한사이비사회주의이데올로기는없다.
냉전시절동,서독도600만명의국민이피차내왕했고동독에서서독의TV시청도
허용했었다.
이제우리는북한의극단적인폐쇄성과비상식적인행태에대해전면적이고효과적인
대응을해야한다.
그들에게통하는단하나의방법은이미고대셈족이마련하고있다.
‘이에는이,눈에는눈.’이그것이다.
현대용어로는’상호주의원칙’이라고한다.
우리부부는광복과6.25때남쪽으로내려온이산가족이다.
가족의대부분이고향에살고있기때문이다.
나는평북강계태생이고아내는평남진남포사람이다.
지금우리가살고있는곳에서아침에차로떠나면저녁때즘은고향에도착할수있다.
도로도있고,같은말과글을쓰고,같은가족인데왜통행이안되는가.
행정적으로는’비자’발급이안되니북한입국이안된다.
그러나이문제는정치적인것이다.
북한이남한사람의입북을차단하고있기때문이다.

자본주의에의한사이비사회주의의오염이두렵고,
그건체제붕괴로이어지는것임을알기때문이다.
한마디로자신이없으니아예문을걸어잠근것이다.
그게토안에서는어떤시대,어떤곳에서도볼수없는해괴망칙한일들이벌어지고있다.
사회주의국가에서(그들이자기들을그렇게부른다.),세습왕조가나타나고,
총과칼을앞세운최악의독재는물론,
기백만명이굶어죽는식량의절대부족,
신발과옷까지달라고하는무서운가난과낙후,
남의나라돈을위폐로찍어내고해외공관이마약을취급하고밀수를자행하는것은물론
다른나라사람들까지납치해간다.
선군정치(先軍政治)라는전대미문의통치형태는말할것도없고세계의흐름을읽지못하는
무지로가득찬불량국가가지금의북한이다.

또한가지우리가성찰해봐야하는사실은,
북한은으례그런곳이고우리가고향에가지도,친지들이남한을방문하지도못하는현실을
기정사실화하는우리의소극적인사고방식이다.
잘못된것을비판없이수용하고있는지금의우리들의위험한생각과자세는이문제를
해결하려는의지가없기때문이며북쪽의고향과가족을포기하는패배의식이깊이
자리하고있기때문이다.
왜안되는가.
방법이있을것이아닌가.하는문제의식을가져야하며적극적으로데쉬해야한다.
마음이있는곳에길이열리기때문이다.

개인의경우,
사람들은자기기준에서다른사람들과사회적관계를가진다.
같은사회라면그기준은상대적으로대등하다.
말하자면서로가지극히정상적인사회적관행안에서접촉하기때문이다.
국가와국가의관계도마찬가지다.
그러나북한은아주다르다.
우리가북한과의접촉에서계속실패하고있는것은우리의기준,잣대로북한을대하기
때문이다.
쉽게말해우리는정상적인기준으로그들과접촉하지만그들은’마적집단’이기때문에
비정상적이다.
목표를달성하기위해서는수단과방법을가리지않는’막가파들’인것이다.
이속성에대한연구가부족하기때문에,특히집권좌파는그들의손쉬운’먹이’가되는게
근자의현황이다.
아마추어리즘의순진성과무지에서비롯된것이기에더비극적이다.

2003년국방부는,
6.25전쟁으로북한에억류된미송환국군포로를41,971명으로집계,발표했었다.
그리고2005년9월,
정부는이중1.523명의명단을확보했다고발표했으며그들중758명이사망하고223명이
행방불명상태라고했다.
한편현재통일부가집계하고있는납북자는485명이다.
국군포로명단중사망과행불을합치면981명이다.
따라서생존자는542명이된다.
여기에납북자485명을더하면1.027명이되는것이다.
당연히조국으로돌아와야할사람1.000여명이마수에걸려들어억류되고있는것이다.
우리모두가아는대로,
그동안역대정권,특히김대중,노무현정부의햇볕정책은퍼주기만했을뿐1.000여명의
제식구에대해서는일언반구도없었다.
‘실종자를찾는일에노력하기로합의했다.’가그들에게서받아낸대답의전부다.

최근의북한미사일발사이후,
북한을보는세계의시선은차갑게변했다.
중국과러시아까지도안보리에서거부권을행사하지않고북한제재결의안에동의했을정도다.
우리정부도이기세에눌려그들이당당하게요구한쌀과비료의지원을유보했다.
햇볕정책의창안자인김대중정부이후지금의노무현정부까지9년간우리정부가북한에
퍼준각종지원은총액으로7조3000억원이나된다.
돈도큰돈이지만이게모두국민의주머니에서나온돈이다.
우리는납세자로서그돈을그렇게쓰라고동의해준적이없다.
단한번이라도이렇게큰돈과돌아와야할식구1.000여명을연계시킨적이있었던가.
왜그렇게하지못했을까.
그럴’생각’이없었기때문이다.
이제북한은쌀과비료에대한자기들의요구가유보되자이산가족상봉을중단하고
개성공단을가지고공갈하고위협하고있다.
7조3000억원을진상하고받는대가가그것이다.
뭔가근본에서잘못되지않고는있을수가없는일이다.
제것주고얻어맞는’바보’가아니라면말이다.

지금은소강상태에있지만,
몇년전까지만해도’판문점군사정전위’는자주회담을가졌었다.
유엔군수석대표로회담에참석했던미군의고위장성급장교들은임기를마치고
떠날때마다똑같은얘길했었다.
‘공산주의자들과는그들방식대로회담해야한다.
그건give&take다.하나를주면반드시하나를받아내는원칙에충실해야한다.’
7조3000억원은죽쒀개에게준것이되고말았다.
거기엔개인의영달이라는무서운이기주의도함께있는것을우리모두가알고있다.
잘못된선택이그때부터지금까지이어지고있는것은지도자를선택하는우리의민도가
아직은낮기때문일것이다.
그러나이제부터는달라져야한다.
학연,지연,혈연의고리를끊을수있어야한다.
북한을상대하는원칙에서반드시달라져야하기때문이다.
새로운리더쉽이요구되는소이가그것이다.
주면받아야하고,받았으면줘야한다.
언제나급한쪽은북한이지우리가아니다.
이점을항상명심해야한다.

그들이목이타서원하는쌀과비료,신발과옷감을선적할준비를완료한후,
우리식구1,000여명을돌려보내면주겠다고말해야한다.
그들을안보내면우리도보낼수없다고단호하게말해야한다.
공산주의자들을대하는가장효과적이고분명한방법이그것이다.
과거서독은이방법으로동독감옥에수감된수많은정치범들을빼오지않았던가.
그들에게다른방법은통하지않는다.
그리고’상호주의원칙’은얼마나공평한것인가.어느쪽에도손해는없다.
그게중요한것이다.
명분도실리도모두챙길수있는최선의방법이다.
그러나친북세력인지금의집권좌파에게는기대하기어렵다.
때문에다음대선이중요하다.
이제는실리를챙기고단호하게할말은하고줄것은주고받아낼것은모두받아내는
건전한’이데올로기’의지도자를선택해야한다.
다시는실수하면안된다.
대한민국의명운이거기에달려있다고해도하나도과장된말이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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