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南有感.
압구정동의개발로시작된서울특별시강남구는,
이제더발전의여지가없을만큼모든게꽉차있다.
지역에따라서는숨이막힐정도로조밀하기까지하다.
외부인이그강남구를다녀오면제일먼저느끼게되는인상은’이방인들의지역’
이라는생각이다.
그건상식적이지못한분위기와발이땅에닿아있지않은,들떠있는이질감때문이다.
평균적으로한국적인것은거기에없다.
우선돈의단위가달라진다.
교환가치에있어화폐가가지는구매력이비정상적이다.
물건도다르겠지만그물가라는게상식을벗어나있다.
잘살펴보면같은물건인데도엄청비싸다.
비싼것이정상이고돈이많은일부강남사람들은그비싼가격을지불하는쾌감을
즐기는것같다.
따라서보이는것의소유경쟁은치열해진다.
그허영심과속물근성을부추겨떼돈을버는게강남의약삭빠른장사꾼들이다.
특히백화점의자극적인상술은혀를찰만한수준이다.
그래서,
강남은수분(守分-제분수를지킴)하는지역이아니다.
제분수가아니라남의분수를따라사는곳이다.
사치의경쟁은가장어리석은것이기는하지만허영심을잠재우는길은그것밖에없다.
그래서착각이생기는데,그게잘못된특권의식이다.
강남을다녀오면이상한불쾌감이길게따라오는이유가그런데있을것이다.

외국상호의라이센스음식점.
강남의속성이하나하나드러나는곳이다.
일단의젊은이들이떠들석하니문을밀고들어선다.
잘먹고,잘입고,돈이많기때문에그음식점에서알바로일하는같은또레들과는
확연히차이가난다.
때깔이다른것이다.
음식주문에서그들은대단히익숙하다.
늘그런비싼음식을먹어왔기때문이다.
주문한음식이도착할때가지의그들의화제는거의전부몸짱에대한것이다.
모두가그럴리는없겠지만그들은본능하나만남은,다른것은알지못하는골빈당의
정신적지진아들이다.
그리고그들은철저히안하무인이다.
식당이기때문에주변에다른사람들도있다는상대적조심성이나배려가전혀없다.
갖다놓은음식을먹는모습은’식사’가아니라난잡스럽기까지하다.
식사가끝난그식탁은차마눈을뜨고제대로봐줄수없는아수라그대로다.
남아있는음식의양도많지만그쑤셔놓은접시들의난삽함은잘못된교육의
처절한현장이기도하다.
아까운것도,부족한것도전혀없는막자란세대의전형이그러했다.

돈을헤푸게쓰는경우,
돈이헤푸게쓰이는경우,
그건자기가땀흘려번돈이아니기때문이다.
인간은자기가힘들여번돈을그렇게쓰지못한다.
그렇게쓸수있는돈은,
뇌물로받았거나,투기로일확천금했거나,남을속여떼돈을번경우등이다.
전부가비정상적이고사악한방법들이다.
강남을대표하는축재방법중하나가다아는대로’부동산투기’다.
투자는권장받는방법이지만투기는후순위자의피나는돈을착취하는범죄다.
돈놓고돈먹기가바로그것이다.
그렇게벌어자식들에게집어준돈이쓰여지는현장에는같은세대의고용된
젊은이들이있다.
손님을맞아들이고,주문받고,음식을날라오고,개판이된식탁을치우고,온갖
잔심부름을하는그알바들의얼굴에는지진아들이알아차리지못하는분노와멸시,
그리고이를악무는반발이있다는사실을알아야한다.
강남이그모든지역에서생산하고,재생산해내는이반사적정서는이념(理念)이
되고반골(反骨)이라는투쟁이되어우리사회를분열시키고약화시킬수있다.
강남이지금같은’이방지대’로남아있는한반골의양산(量産)은계속될것이다.
우리모두가그점을걱정해야된다.

자본주의사회에서빈부의격차는필연적인현상이다.
그자체는없앨수없기때문에적절한대처가더요구되기도한다.
가장중요한기준은,
많이가진자가정당하게것을획득했는가하는점이다.
그것이검증돼야한다.
말하자면축재의모든과정이투명했는가,투명했다면,정당한것이라면그부는
존경받아마땅하다.
남들보다더노력해서더획득한것이라면그재산권은보호받아야한다.
그러나축재의과정이불투명하고특혜와범법,편법등불공정한방법에의한부에
대해서는철퇴를가해야한다.
사악한부가처벌받지않고상대적박탈감을유발한다면이는사회적범죄다.
사실그보다더나쁜죄악도없다.
사악한부는개인의힘으로는단죄할수없는하나의벽이다.
공권력이움직여야하는이유가거기에있다.
강남지역의비정상적이고엄청난구매력이어디에그뿌리가있는가하는것을
밝히는것이정권의몫이다.
한사회공동체의통합과분열은’게임의룰’이공정한가그반대인가에따라
결정되기때문이다.

다른한가지는가진자의덕목(德目)이다.
정말부자는그부를노출시키지않는다.
언제나온갖것을드러내놓고자기과시를하는부류는천민자본주의의속물들이다.
돈은가지고있되그돈을담을만한그릇이못되는,천박한벼락부자들인것이다.
가진자의가장큰덕목은자기의소유로인해다른이가상처받는일을삼가는
마음가짐이다.
특히자식을그렇게길러야한다.
달라는대로돈을집어주면그건자식을망치는첩경이다.
나이와분수에맞게살도록키워야한다.
고급레스또랑을이용하되,
같은세대의고용된자들을배려하는지혜가있어야한다.
자칫,거기에서생기는반감과반발은우리사회공동체를위기로몰아넣을수있는
폭력이될수도있기때문이다.
1789년귀족들의성(城)에불을지른것은평범한프랑스의농민들이었다.
누적된분노는결국혁명으로이어졌고왕비마리앙뜨와네뜨는단두대에서목이
잘렸다.
루이16세는자기앞에서그런일이일어나리라고는꿈에도생각하지못했을것이다.
평범한사람들의,상대적박탈감을가진사람들의분노의누적은그렇게무섭다.
그걸아는것이가진자의지혜다.
내돈가지고내마음대로쓸수없는게정말부자다.

강남의한식당에서,
9000원짜리설넝탕을앞에놓고생각해봤다.
다른곳이라면5000원짜리도채못되는이음식이왜이렇게비싼가.
그건,9000원을아무렇지도않게내놓고사먹는소비자가있기때문이다.
그게강남사람들이다.
그9000원이다른곳의물가를끌어올리는기폭제가된다는사실을그들은알고있을까.
모르기때문에9000원을내놓는것이다.
알려고하지도않는다.
결국물가상승은고스란히없는자의몫이된다.
가진자의죄가더해지는경우다.

강남구에사는사람들은많다.
선량하고평범한사람들도많다.
똑같이사악하고뻔뻔한,자기밖에모르는졸부들도많다.
지금도강남의분위기는이방지대다.
거기에평균적인대한민국은없다.
서울특별시보다더특별한곳이다.
그특별함자체를시비해서는안된다.
그러나그특별함이형성과정에서공정한것이었는가하는것은다른문제다.
어떤인간도자기가땀흘려힘들게번돈은그렇게쓰지못한다.
강남에떠돌아다니는엄청난돈의원산지가그래서궁금한것이다.
결과의차이는당연한것이지만출발에서의차이와차별은있을수도,있어서도안되는
‘기회의평등’이훼손된것이기때문이다.
누가그것을알면서승복하겠는가.
돈이,물질이인간을대체(代替)하는땅,
그게강남이아닐까.
江南有感이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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