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교회.
종교(宗敎)는글자그대로근본을가르치는기능이다.
근본이무엇인가,그것은뿌리이며모든일의바탕이다.
세상은땅위에나타나있는보이는부분만보지만종교는그밑에있는기초까지함께
본다.
그래서종교는형식을통해본질에접근하는통로다.
종교가철학을능가하는것은사유(思惟)의기능을뛰어넘는영성의세계이며그것은
인간을구원하는섭리의세계에닿아있기때문이다.
그래서종교는인간사회에대해’근본’을알게하는사명을가진다.
성경에열거되는선지자들은엄격히말하면하나님의대언자(代言者)들이다.
그들의입을통해하나님은자기의뜻을그백성들에게그들의언어로선포했던것이다.

말라기이후400년의긴공백을끊고세례자요한이선지자로나타났다.
사람들은동서남북으로부터그에게나아왔고그의세례를통해자기를정결케했다.
예루살렘으로부터파견된제사장들과레위인들은집요하게그가누구인지를묻는다.
거듭된질문에대해세례요한은,
‘나는선지자이사야의말과같이주의길을곧게하라고광야에서외치는자의소리’라고
대답한다.요한복음1:19-23.개역.
요한은,
‘소리’인것이다.
광야는도시에대칭되는,인간본래의곳이다.
오염되지않은그본래의곳에서전해지는말씀의소리가요한이다.
그래서그는자기를’소리’라고했다.
참으로놀랍고도오묘한표현이다.

오늘날,
인간이모여사는도시,광야에서멀리떨어진오염된도시에서그’소리’는누구일까.
누가그’소리’가되어야할까.
말할것도없이그건교회다.
교회는모든시대의’소리’다.
기초와본질을외치는자의소리가교회다.
그래서소리가없는교회는죽은교회다.
침묵하고있는교회는없는것과마찬가지다.

아파트입구게시판에시(市)에서배포한낯선유인물이부착돼있다.
‘방사능전시(放射能戰時)국민행동요령’이라는제목이다.
방사능이무엇인가.
방사능무기로싸우는전쟁이다.
핵전쟁인것이다.그유인물의내용은요약하면이런것이다.
-핵폭발현장을감지했을때는
핵폭발방향을쳐다보지말고지형지물을이용,신속히엎드릴것.
엎드릴때는배를지면에서이격시키고손으로눈과귀를막음.
-핵폭풍통과시까지엎드려대피하다가대피소로신속히이동.
가능한방사선낙진이떨어지기전방독면이나수건등으로호흡기를막고
대피소로이동.
-낙진피해예상지역주민은집이나사무실의창문을닫아외부공기유입을
최소화한다.
-가급적가옥이나건물내에서생활하되핵폭발후2일정도까지는대피소밖으로
외출금지.
보통시민이핵전쟁에대한당국의행동지침을받아보기는이게단군이래처음있는
일이다.
북한의핵실험이강건너불구경이아니라코앞에닥친현실이된것이다.

북한의핵실험에대해전세계가우려하고경악하고분노했다.
UN안보리는제재결의와함께제재위원회를구성,가동중이다.
국내에서도보수진영은물론중도적입장의저명인사나조직들도한결같이규탄의
소리를내고있다.
오직조용한곳은교회뿐이다.
아직까지도침묵으로일관하고있다.
본래세상은위기의표면을읽으면서이해득실을따진다.
그러나교회는위기의본질을보고그의미를설명하고경고해야한다.
‘광야의외치는자의소리’이기때문이다.
그런데교회는조용하다.
도시그속을알수없는침묵으로일관하고있다.

가장먼저생각해볼수있는이유는,
지금의상황에대해이해가부족한점이다.
우선관심이없었다.
말하자면지금우리사회에서무슨일이일어났는지를모르고있다.
그것은’무지’하기때문이다.
언제나몰이해는무지에서비롯된다.
북한의핵실험과국제정치의역학관계,중국,일본,러시아와의관계,
그리고북한과우리의긴장이어떤성격의것인지판단하지못하고있다.
핵무장앞에서우리군대의재래식무기체계가장난감이돼버리는위기에대해
감지능력이없는것이다.
가장큰이유는’소리’이기이전에자기몸불리기-목회성공,교세확장에만열중하다
보니그것이수단에서목적이되어본래의내용과기능을상실했기때문이다.
국민의25%가기독교인인국가에서교회의기능이없다는것은’소리’가죽었다는
뜻이다.
지금우리사회에서가장분명하게,단호하게,구체적으로’소리’를낼수있는곳은
교회밖에없다.
친북좌파세력이집권하고있는이시기에그것은피할수없는교회의사명이기도하다.
모든조직의실체는위기속에서그속내가드러난다.
때문에위기는또기회가되기도한다.
옥석이가려지는것은물론,죽었던기능이살아나제역할을하는것도위기의속성이다.

지금우리사회공동체는기초와본질에대한’소리’에갈급해있다.
올바른방향을제시하고앞장서는향도의출현에목말라있다.
달리리더십이없기때문이다.
위기의본질을파악,그의미를설명하고대안을제시,국민의힘을응집할수있는
‘계기’를절실히필요로하고있다.
교회가’소리’의제모습으로돌아갈수있는절호의기회가지금이다.
이제사람들은그동안잊고살았던’광야’에대해생각하기시작했으며그게얼마나
소중한곳인가를깨닫기시작했다.
광야에서외치는자의’소리’를들으려고귀를모으고있다.

교회가살아있는교회가되기위해서는,
교회가광야의외치는자의’소리’가되기위해서는,
먼저자기가누구이며무엇인지를제대로알아야한다.
다아는대로교회의본래이름은’에클레시아-ekklesia-부르심을받은사람들’이다.
예배당건물도,교회행정과조직도아닌사람들이교회다.
그것을깨닫는것이소명(召命)을아는것이다.
하나님의부르심을받았다는소명이분명해지면사명(使命)을알게된다.
해야할일이분명해지기때문이며이세상안에서무엇을해야하는지그기능을
깨닫게되는것이다.
소명과사명감이없는교회는그리스도의몸된교회가아니다.
다른하나는상식적(常識的)이여야한다.
세상의보통사람들이가지고있는상식에서벗어나있으면안된다.
그건비일상(非日常)이되는것이고일상에없는것은거짓믿음이다.
신앙은일상안에서기능하는살아있는정신이다.
때문에반드시상식적이어야한다.
교회의몰상식은경멸의대상이되며그누구도경멸하는대상의얘기를들으려고
안한다.
참된복음이전해지지못하는것이다.

‘예수께서군중들에게도이렇게말씀하셨다.
너희는구름이서쪽에서이는것을보면비가오겠다고말한다.
또바람이남쪽에서불어오면날씨가몹씨덥겠다고말한다.
과연그렇다.
이위선자들아너희는하늘과땅의징조는알면서도이시대의뜻은왜알지못하느냐.’
누가복음12:54-56.공동.
서쪽인지중해에서구름이몰려오면비가오고,남쪽사막에서바람이불어오면뜨거운
날씨가되는것은누구가알고있는표면의일들이다.
세상이아는것은거기까지다.
세상은’시대의뜻’은모른다.
그것을알게하는것이교회의소명이며사명이다.
교회는표면과함께내용-본질을볼수있기때문이다.
이시대는presenttime이자presentcrisis다.
‘위기’의시대인것이다.
세상은위기의본질을모른다.
그러나교회는,그것이진정한의미의교회라면그위기의본질을알고있어야한다.
그리고그것을사람들에게알려주는기능이’소리’다.

교회는모든시대에서광야의외치는자의’소리’였다.
지금도마찬가지다.
따라서침묵하는교회는교회가아니다.
이제교회는나라와민족을위해’소리’가돼야한다.
더이상침묵하면안된다.
일제하에서죽기를각오하고’독립선언서’에서명한민족대표33인중16명이목사와
장로였다.
한국의개신교는그런믿음의선배들을가지고있는살아있는기능이었으며그것은
지금도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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