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손.
중세에관한책들을읽어보면크게두가지특징이나타난다.
그하나는’개인-개성’에대한개념이없었고,일상생활에서는식량을포함한거의
모든생활용품을자급자족한점이다.
서양역사에서’르네상스(14-16세기)’가혁명적이었던것은인본주의(人本主義)의
시작과분업(分業)이정착하게된것이다.
인본주의는인권(人權)에대한이념적접근이었고분업은산업화의출발로볼수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증기기관의발명(1769)은대량생산으로가는길을열었다.
자급자족의시대에서’교환’의시대로접어들게된것이다.
손으로물레를돌려천을만들던사람들이농산품을팔아기계가직조한천을싼값에
사다쓸수있게됐다.
그건문화사적으로도하나의획기적인의미를가지는일이기도하다.

‘중국에는없는물건이없다.
단지멀리떨어져있을뿐이다.’
오래전부터중국인들이해오는얘기다.
지금도중국요리에마른재료가많은것은황제에게보내는진상품을말려서보냈기때문
이라고한다.
거리가너무멀었기때문이다.
보관방법이발달하기전유일한수단은말리는길밖에없었다.
중국은그렇게넓은땅이다.
그렇게서로멀리떨어져생산되는물건들을등에지고전국을누빈장사꾼들이바로
상인(商人)들이다.
은(殷)은,기원전11세기경중국고대의왕국이었다.
상(商)나라라고도불렀으며주(周)나라에멸망한후그백성들이흩어져서장사하는
사람들이되었고상인(商人)이란말은거기에서유래된것이다.
말하자면상인은교환,교역을가능하게한사람들이며시장(市場)기능에대한단초를
제공한사람들이기도하다.

지금의우리가누적대비,북한에대해100대1의수준으로풍족하게사는것은1948년
민주주의정치체제와시장경제에의한자본주의를채택,건국한결과다.
우남이승만을비롯한,혜안을가지고앞을바라본지도자들의덕분이다.
김일성의선택이무엇을남겼는지를보면답은절로나온다.
여기에6.25전쟁은미국의문물(文物)이홍수처럼쏟아져들어오는계기가됐으며
GI문화(미군에의한문화)가그효시였다.
지금은식당의정식메뉴가된’부대찌개’가그대표적인잔재다.
그시작은미군부대에서내다버린음식물중에서먹을만한것을골라내찌개를끓인것이
었으며그때는’꿀꿀이죽’이라고불렀다.
지금도나는부대찌개는먹지않는다.
미국문화에서가장대표적인것이’교환’기능을가지는시장(市場)의활성화다.
유출된군수품의암시장을비롯,모든재래시장들이비약적인발전을한게이때다.
북에서내려온피난민까지겹친구매자증가는더많은수요를낳았고이에응하는
공급은한국경제의발전에서하나의결정적계기가되었던것도사실이다.

지금의탈북자들이남쪽에정착하면서겪는가장큰고통이시장에대한이해부족이라고
한다.
배급-가난에만익숙한사람들에게풍요로운자본주의시스템은낯설수밖에없다.
그렇다면남쪽에살고있는우리들은시장에대해충분한이해를하고있는것일까.
그게그렇지가못하다.
시장에대한이해가부족하기때문에사회체제자체에대한이해도부족하다.
대부분의좌파가여기에해당된다.
정권이바뀐후서울의일부학군에서학생들의학력평가점수가발표되었는데거기에는
객관적으로,그리고간접적으로그학군의학교별성적순위와차이를알수있는자료가
포함돼있었다.
거의처음있는일이다.
우선예상대로전교조가즉각반발하고나섰다.
상대적으로점수가나쁜학교도반발했고여기에해당학부모들도가세했다.
석차-등급의발표에대해이를거부한것이다.
그건자기들에게불리하기때문이었다.

생각해보자,
잘가르치지못했고(그건실력이부족하다는뜻도된다.)
잘배우지못했고,열심히공부하지않아서점수가나빴다면학생도,선생도,학교도
함께스스로책임을져야한다.
똑같이우수한학교는객관적평가에서상위(上位)에올라가는것은당연하다.
학교간서열이알려지면,
학생-학부모의교육소비자는더우수한학교를선택할수있는기회를얻게되고
그학생이우수하다면그런학교를선택,다닐수있다.
반대로학교간서열을법적,제도적으로은폐한다면이는교육소비자의권리를빼았는
것이며성적이나쁜학교를은폐,교육의질적발전을막는폐해가된다.
학교간서열발표를반대하는게누군가.
절대로우수한학교는반대하지않는다.
성적이나쁜학교,선생,학생들은결사적으로그발표를반대할수밖에없다.
시장의원리로말하면그건불량상품이기때문이다.

어떤동네에아주불친절하고물건값도비싼수퍼(가게)가있었다.
동네사람들은불만스러웠지만다른가게는너무멀리있기때문에할수없이그수퍼를
이용할수밖에없었다.
그러던어느날,비슷한가게하나가새로생겼고,친절한것은물론물건값도상대적
으로저렴했다.
손님을빼았기게된그오만한수퍼는하루아침에변신하기시작했다.
새가게보다더친절해졌고,물건값도많이내렸다.
왜이런일이생겼을까.
그대답이시장경제의기본원리인’경쟁’때문이다.
수요와공급,그리고값을조절하는그경쟁을경제학자들은’보이지않는손’이라고
말한다.
경쟁의힘은엄청난것이며가장우수하고값싼제품을생산해내게하는결정적인
요인이기도하다.
모든사회주의국가들이재기불능의붕괴를당한것은잘못된이념과제도적으로
왜곡된평등을부르짖고’경쟁’을막았기때문에생산성과효율이사라졌기때문이다.
그결과가무서운가난이다.
오늘의북한이살아있는증거다.
경쟁이없는곳에는침체만있을뿐발전은존재하지않는다.
길게볼때북한이붕괴될수밖에없는결정적인요인도그것이다.

자본주의시장경제체제는반드시서로다른경제적계층을만들어낸다.
열심히일하고,기회를잘선용해큰돈을버는사람들이있는가하면가난을세습하는,
없는계층도나타난다.
이를전문용어로’양극화현상’이라고부른다.
우리가분명하게알아야하는사실은,
양극화는자본주의시장경제체제에서는자연스럽게나타나는사회적현상이라는점이다.
흡사그것이계급투쟁의대상인양호도하는것은시장경제를거부하는,평등을왜곡해서
사람들을선동하는좌익의잘못된주장일뿐이다.
문제는가진자의재산이정당하고합법적으로번것인가를검증하는절차가엄격해야
한다.
국민-유권자들로부터권력을수임한집권세력이반드시해야하는책무가그것이다.
정당하게벌었다면존경받아마땅하고,
부정한방법으로큰돈을벌었다면책임을물어법에따라처벌하고그재산을국고에
환수하면된다.
근자대기업삼성이특검팀의조사를받는게그런것이다.
상속세를절세했는가아니면탈세했는가를조사하는것이며그게국가공권력의힘이다.
상속과정에서편법으로탈세한사실이드러난다면아무리삼성이라도깨져야한다.
그게사회정의다.
반대로합법적이었다면존경받아마땅하다.
가진자는악이고가난은선이라는단순논리는가장반자본주의적슬로건이다.
시장은사람을차별하지않는다.
열심히일한사람은부자가될수있고게으른사람은가난해지는게시장의원리다.
누구때문에,무엇때문에는통하지않는다.
심는대로거두는게바로시장의공평성이다.

우리나라가정말명실상부하게선진국이되기위해서는우리모두가자본주의시장경제
에걸맞는경제마인드(mind)를가져야한다.
지구촌시대의기본경제시스템은자본주의시장경제다.
우리의의식구조와사고방식이거기에촛점을맞춰야더불어함께살수있다.
특히수출로먹고사는우리들에게이경제마인드는필수불가결한것이다.
개인도,가정도,사회공동체의모든이익집단도,그리고교육까지도경쟁원리를적용
받아야한다.
지구촌시대의모든국가들이피나는경쟁을하는시대에어찌우리만예외일수있겠
는가.
그건탈락을의미할뿐이다.
그동안우리나라를방문했던모든세계적인석학들은똑같은주문을했다.
‘한국이정말선진국이되고발전하고성장하는나라가되려면’교육’을쇄신하고
거기에투자해야한다.’
모두가교육보다더중요한것은없다고했다.
사실그들의말은진실이다.
교육이키포인트인것이다.

일부지역의학교석차가간접적으로발표된사실에반발하는수준으로는요원한얘기다.
이제는’학교’도교육시장의교육상품이돼야한다.
교육소비자가더좋은학교-교육상품을선택할수있도록그서열이투명하게나타나야
마땅하다.
그래서선생도,학교도피나는경쟁을하게해야한다.
결국그동안의줄기찬평준화정책도일류대학을없애지는못했다.
사회적인수요가그대로살아있기때문이다.
따라서이제는그수요에따르는적절한공급을해야한다.
그게시장원리다.
경쟁은그속성상비인간적이다.
국가가’복지정책’을가지는이유가그것이다.
어떤경우에도인간이인간으로서존엄성을위협받아서는안된다.
그러나복지는복지일뿐,그이상도이하도아니다.
그것은국가가사회적약자들을지키는인도주의적마지노선이다.
수요와공급,그리고값을조절하는보이지않는손은지금도시장에서그기능을다하고
있다.
그래서그손을이해하고그손을활용할줄알아야한다.
경제마인드가바로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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