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케이스.
레온유리스(LeonUris1924-2003)는,
책한권을쓰기위해여러해동안지구를몇번돌만큼의거리를여행하며자료들을
모았다.
미국계유대인인그에게그작업은흡사사명과도같은것이기도했을것이다.
그책이출간되자마자전세계50여개국에서번역되어선풍을일으켰으며그는
명실상부한세계적인베스트셀러작가가되었다.
‘엑소더스-Exodus’가바로그책이다.
그게1958년의일이다.
나는대학에다니면서내가속한독서클럽에서이책을소개받았으며그해에만세번
계속해서읽었다.
그후대학을졸업하고직장에다니면서다시한번읽었다.
솔제니친의’이반데니소비치의하루’와함께나로서는잊을수없는책이었다.
1967년레온유리스는스파이스릴러인’토파즈’를발표했으며이책역시대단한
인기를누렸다.

아카바만의오른쪽은트랜스욜단이지만,
왼쪽의누에바에는이집트와이스라엘의국경초소들이있다.
이집트의관할지역을지나이스라엘땅에들어서면같은셈(Sem)족의서로다른형편이
일목요연하게들어온다.
그건세기를달리하는공존의모습이다.
이집트의낙후와남루,게으르고거만한관리들,손질이안된,더러운막사들을지나
완충지대인공간의흙길을걸어서이스라엘초소에들어서면문화,문명,청결,효율,
단정함이한꺼번에몰려온다.
그리고깨끗하고현대적인막사주변엔아름다운꽃들이심겨져있다.
이스라엘관리들은,특히여자들은날카로운발톱을감춘매들이다.
미소를짓는얼굴과입국자의모든것을살피는눈은전혀별개의것이다.
아랍에둘러싸여있는이스라엘의생존은이미국경에서그처절함이느껴진다.

취리히에서이스라엘국영항공인’엘알’을타려면비행기탑승전두번의이잡듯하는
검색을견디어내야한다.
치약의튜브까지손끝으로눌러보는이스라엘의보안경찰은세계최고의에이전트들이다.
그대부분이20대여자들이다.
그들은,텔아비브(봄의언덕이라는뜻)의벤구리온공항에도포진하고있다.
최고의프로가아닌한그들의눈을속인다는것은거의불가능하다.

벤야후다는사어(死語)가된히브리어를다시살려낸학자다.
예루살렘의다운타운의이름이벤야후다거리다.
특히밤에는뜨거운열기와함께활력이넘치는거리다.
안식일이끝나는밤은더그렇다.
내가정말이스라엘의’현실’을처음본것이그곳에서였다.
사복을입은채M16을꺼꾸로등에메고앉아카페에서친구들과맥주를마시고있는,
채20이안된여군을그때처음봤다.
내게는정말놀라운광경이었다.
나중에안일이지만,
이스라엘군인들은부대로출퇴근한다.
그리고개인화기는실탄을장전한채개인이가지고다닌다.
모든테러현장에서그들은바로대테러작전의전사가되는것이다.

히브리대학강의실을구경하러갔을때,
그강의실에도역시군복을입고M16을등에꺼꾸로멘군인이책상에앉아강의를
듣고있었다.
그건정말너무나생소한장면이었다.
부대장의승인과대학의허락으로그는특정과목에대해군복무중에도계속강의를
듣고있는것이다.
군인과학생의신분을동시에유지해야하는이스라엘의긴박한현실,형편이피부로
느껴졌다.
우리들의일상과이스라엘의일상은그근본에서아주달랐다.
그리고그들의특수한현실이조금씩이해되기시작했다.
강의실과강의실사이의벽윗부분공간에는전투시에필요한무기,실탄,비상식량등이
들어있다고했다.
학교건물자체가요새로쓸수있게설계돼있었다.

네게브사막에서돌아오는길의휴계소.
나는그곳에서남자죄수(군인)두명을혼자자동차로호송하고있는이스라엘군의여자
헌병을봤다.
정말놀라운광경이었다.
우지기관단총으로무장하고있는그여자헌병은너무나당차게보여기가찼다.
남자와여자를차별할겨를이없는게이스라엘의현실이다.
남여불문,고등학교졸업후모두가군대에입대한다.
군복무를마치기전에는어떤사회활동도할수가없다.

세계최고의싸움꾼이이스라엘군대다.
갈릴리지역에서마침탱크전훈련을하고있는예비군부대를만났다.
나이가50대인그들은현역과하나도다르지않았다.
진짜터프가이들이었다.
백전노장의모습그대로였다.
이스라엘예비군은우리와는그개념부터가다르다.
사실은또하나의전투부대인것이다.
그만큼강력한전투력을가지고있는병력이예비군들이다.

에일랏에서예루살렘으로올라오는길의휴계소,
마침이스라엘군부대가가까운곳에서휴식을취하고있었다.
나는작심하고그들에게다가갔고아주가까이에서그부대를살펴봤다.
제일먼저눈에들어온것이기능적이고평범한군복이었다.
장교와사병의차이를알수없을정도로군복에는견장이없었다.
기본적인개인화기는M16.
허리에는탄창과수류탄을차고있었고,군화는사막의먼지를뿌옇게뒤집어쓰고
있었다.
그런데이상한것은,
그들을가까이에서보는순간,이군대를이긴다는것은어렵겠다는생각이든점이다.
그건오합지졸이아니었다.
눈빛과행동에서교육이묻어났으며,군복안에감추어진훈련의냄새가났다.
4번의중동전에서아랍이연패할수밖에없는’힘’이느껴졌다.
정말세계최고의싸움꾼들이거기있었다.

1948,1956,1967,1973년이렇게4번이스라엘과아랍이싸웠다.
특히1967년전쟁은’6일전쟁’으로유명하다.
하나의상징적통계는50대1이다.
아랍측전투기50대가격추되는동안이스라엘전투기는1대만격추됐다.
공군력의차이는전투기가아니라조종사와조종술이다.
50대1은,
오늘의아랍과이스라엘을설명할수있는상징적인숫자가된다.
지금대로라면아랍은이스라엘을따라잡을수가없다.
그리고네게브사막깊숙한곳에,
주변아랍국가의심장부를겨냥한수백기의핵미사일이있는한,아랍은그들의
희망처럼이스라엘을지중해에쓸어넣을수가없다.
이스라엘의724만명에대해그들을에워싼22개아랍국은3억4천만의인구를가지고
있어도그렇다.

나는이스라엘을여러번여행했고,
카이로는그보다더많이드나들었다.
지금도제일먼저다시가보고싶은곳은모로코다.
중동은그렇게매력적인땅이다.
오래전,처음이스라엘에갔을때이상할정도로그곳이친숙하게느껴진것은전적으로
‘엑소더스’때문이었다.
이스라엘이라는나라가어떻게,어떤과정을거쳐독립했는지를그책을통해암기할
정도로알았기때문에그만큼쉽게다가갈수있었던것이다.
전혀생소하지가않았다.

이스라엘은우리와마찬가지로1948년8월에건국했다.
그후그들은해외에있는유대인들을귀국시키기위해노력했다.
수천년동안아프리카의한오지에는유대인의한부족이살고있었다.
그게잃어버린’단지파’였다.
이미흑인이다된그들을발견한이스라엘정부는비행기로그들을본국으로송환했다.
수송도중,비행기안이춥다고바닥에모닥불을피우는그들을’현대인’으로만드는
작업은결코쉽지않았다.
교육에교육을거듭한끝에우체국에서편지에스템프를찍는단순업무에겨우투입할수
있었다.

그렇다면같은셈족이면서아랍을완전히압도하는이스라엘의힘은어디에서나오는
것일까.
2007년말현재이스라엘의인구는724만명이며,
이중이스라엘국적의아랍계팔레스타인인이144만명,전체인구의약20%가된다.
아랍계를제외한580만명중280만명이아쉬케나지들이다.
나머지300만이’사브라-선인장’
이스라엘에서태어난2세들이다.
아쉬케나지Ashekenarzi는,유럽계유대인들이다.
여기에대해스페인(포루투갈)계를세파르딤Sephardim이라고부른다.
같은셈족으로,
똑같이팔레스타인에살고있지만이스라엘이아랍을압도하는힘은아쉬케나지에게서
나오는문명,문화,과학의힘인것이다.
이스라엘은사실상팔레스타인에있는유럽이다.
이스라엘을여행해보면그점을피부로느낄수있다.

나는이스라엘을여행하는동안호텔에투숙하는일이거의없다.
일부러집단농장인기브츠나모샤브에묵는다.
그척박한땅,광야-사막에식물을기르는일은첨단의과학기술과피나는노력뿐이다.
유럽에서제일비싼과일이이스라엘의오랜지다.
매년히브리대학에서오랜지제배법의개량논문이수십개나오는정도다.
기브츠나모샤브에가보면아쉬케나지의문명,문화,과학이그척박한땅과접목하는
현장을볼수있다.
그들의과학적기계영농은정말놀라운수준이다.
이스라엘이농업국으로분류되는이유를알것같았다.
순수한유대인으로지금까지각종노벨상을수상한사람은평화상을제외하고도
150명이넘는다.
노벨상수상자의3분의1에달하는숫자다.
그아쉬케나지들의문명,문화,과학이지금의이스라엘을떠받치고있는기초다.
그래서이스라엘은선진국인것이다.

1967년6일전쟁때,
서울에사무소를가지고있던유대인고철상(전세계적으로고철시장은유대인들이
장악하고있다.)은즉시문을닫고귀국했다.
거기엔이런메모가붙어있었다.
‘전쟁이끝나면돌아오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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