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성장시키고,성숙케하는것은쾌락’이아니라’고통’이라는점이다.
쾌락의끝은타락이자만,고통의끝은’자기발전’이다.
고통은자기를성찰(省察)하는기회를주고,
당면문제를통해인간,인생에대해더깊이있는생각을하게한다.
‘눈물의빵’을먹어보지않고인생을논하지말라는얘기가그뜻일것이다.
차이가있다면고통을고통으로만겪는사람이있고고통을통해성숙해지는사람이
있는점이다.
고통의의미를깨닫고그고통속에서더앞으로나아가는계기를마련하는것은어려운
일이기도하다.
그러나슬기로운사람이라면반드시고통을통해한단계비약하는발전을시도할것이다.
고통속에는그렇게할수있는’힘’이있다.
그래서위기는오히려기회가될수있는것이다.
미국에서시작된작금의금융위기는이미전세계적으로확산되었으며실물경제에
영향을주는단계에와있다.
선,후진국구분없이이금융위기를겪고있는것은’금융’이이미세계적인네트워크를
통해국경을초월,통합돼있기때문이다.
런던-뉴욕-싱가폴-도꾜-푸랑크프르트를잇는핫라인은24시간가동,잠을자지않는다.
상상을초월하는규모의돈(펀드)이전산망을타고이익이있는곳이면그게어디든
단몇초안에도착한다.
이소용돌이속에서우리라고예외일리가없다.
이미’경제한파’는구체적으로그모습을드러내고있으며이추위가어느정도까지
매서울지는지금으로서는가늠도되지않는다.
소비위축은제조업의감산,재고의누적으로자금압박을가져오고감원의칼바람이
불게된다.
이미서민들의가계는현실적인압박을받고있으며모두가예측할수없는불안한
마음을가지고있다.
2009년이지금보다더나빠질것이라는점은분명해보인다.
금융위기가실물경제로옮기면서그폭이넓어졌기때문이다.
이번의세계적인금융위기는IMF때와는그규모와성격에서크게다르다.
그만큼지구촌의경제환경도많이달라질수밖에없다.
아마도많은,새로운룰들이생겨날것이다.
미국의’연반준비제도이사회-FRB’는1914년창립이후처음으로중앙은행의기준
금리를0-0.25%로낮췄다.
제로금리시대가개막되는,참으로역사적인사건이다.
일부외국의시중은행은인터넷뱅킹이나폰뱅킹이아닌,직원의수작업을요구하는
고객에대해서는이자가아니라예금을받으면서도인건비를부담케하는제도도있다.
예금에대해금리를지불하는것이은행의기본인데이제그금리가제로가된것이다.
비록시작에불과하지만이는금융시장의기본이바뀌는경제사적사건이다.
앞으로또어떤충격적인조치들이잇따를지는예측하기어렵지만지구촌의경제환경과
제도,룰들이일대개편에들어간것은분명하다.
참으로놀라운시대에우리가살고있는것이다.
이미우리도지구촌이겪고있는경제한파의기류속으로들어가고있다.
소비가위축되기시작했고제조업체들의감산과함께신규채용이줄었으며감원,
해고의바람이불기시작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우리가살아오면서겪었던모든고통은반드시끝이있었다.
정말IMF의악몽은끝이없을것같았다.
더구나처음으로겪은국제금융위기였기때문에심리적인타격이더컸었다.
그래도,그위기도결국은지나갔고,
10여년동안경제의호황을누리지않았는가.
금년의우리수출은이미4000억달러를넘었다.
1964년1억달러를수출한이후불과44년만의쾌거다.
그마큼우리경제규모가커졌다는뜻이며11년전IMF때와는’실력’에서도차이가
있다는얘기다.
분명이번의위기도끝이있을것이며우리에게는이를극복할수있는힘-저력도
탄탄한편이다.
때문에우리모두는이위기를’새로운기회’로전환시켜야하는책무가있다.
이번의고통을통해반드시더성숙해지고성장해야한다.
그래야그고통이값진것이될수있다.
모든나라의경우,
선진화로진입하는초기단계는’경제적요소’가그핵심이되지만경제가일정한수준에
이르면그다음으로는정치와사회의제도적기반이필요하게되며이것이정착,확립돼
야지속적인국가발전을도모할수있다.
말하자면’발전’이’시스템’에의해진행된다는뜻이다.
대부분의선진국이이러한패턴을가졌던게그증거다.
우리의경우,경제는이미세계10위권안팎에와있지만,
특히정치와사회적기반에서그대로취약점을드러내고있는게사실이다.
지금과같은경제한파의고통을겪으면서이런취약점들이오히려밝히드러나개선되고
보완될수있다면글자그대로전화위복이되는것이다.
우리나라의정치는아무리점수를후하게줘도삼류다.
그것도요지음은사류로내려앉고있다.
예산안과각종법안을가지고표결이아닌,치고받기로일관하는국회의목불인견의추태
를보면탄식이절로나온다.
의회민주주의전당에서몸싸움과폭력,완력으로의사일정을방해하는미개한작태를
보면나오느니한숨과분노뿐이다.
도대체어쩌다가국회가이지경이된것인가.
왜우리나라정치는계속해서’개판’인가.
깊이생각해보면그근본원인은국회에나가있는’국회의원’들보다는그들을선택한
유권자들에게있다.
유권자들의수준이지금국회의수준이다.
반세기가넘게선거-투표를했으면서도사람하나제대로뽑지못하는게지금의유권자-
국민수준이다.
사람을알아보는안목이없다는얘기다.
여기에혈연,지연,학연까지겹치면일은잘못될수밖에없다.
이악순환의고리를끊지않는한정치판의개선,개혁은불가능하다.
이제는유권자혁명이일어나야한다.
국회에제대로된인간을보내야한다.
그이념과교육수준,전문성에서입법부에몸담을수있는인물을고를줄알아야한다.
선택이잘못되었는데어찌결과가좋을수있겠는가.
지금의국회모습은한국정치의현주소가어디에있는지를가장분명하게보여주고있다.
그런정치판으로는결코선진국이될수없다.
서울에거주하는외국인중각분야에서전문직에종사하는사람들은약25만명이다.
그런데,그들중아무도서울에서는자가운전을하지않는다.
사실은못하는것이다.
우리부부는외국여행에서렌트카를가지고육로여행을하면서비로서서울에와있는
선진국사람들이왜자가운전을기피하는지그이유를알수있었다.
‘법-기초질서’지키기의차이때문이었다.
그들이,그들기준으로볼때서울은’정글’이다.
똑같이서울에서운전잘하는사람도인도에가면꼼짝못한다.
거긴한술더뜨기때문이다.
선진국사람들의법정신으로는서울에서의운전은불가능하다.
한사회를평가하는기준은다양하겠지만’법과기초질서’는기본중기본이다.
그건’상식과원칙’에대한문제다.
법과기초질서를우습게아는지금의사고방식과행동양식으로는선진사회는단연코
불가능하다.
이번기회에이악습을고쳐야한다.
모두가법과기초질서를잘지키면사실은,놀랄만큼살기가편해진다.
선진국을여행하면서느낀게바로그점이었다.
렌트카로여행하는외국인에게그나라는모두가생소한곳이고모르는길들이다.
그러나육로여행이끝날때까지어떤불편도없었다.
소상한안내,친절,기초질서가그대로안내자였다.
사실우리라고못할것은하나도없다.
안하고있을뿐이다.
지금대한민국의’문화’는,
대중오락이쥐고있다.
연예계가그렇고TV가그렇다.
나쁘다는게아니라그것밖에없다는게큰문제다.
한참공부해야할아이들손에는책대신게임기와휴대폰뿐이다.
오락과전자기기는모두가표피적-表皮的인것들이다.
내용이없는것이다.
문화는형식과함께내용이있어야하는데지금우리의문화는형식-껍데기뿐,
그속에쓸만한알맹이가하나도없다.
보이는것과보이지않는것의균형이없기때문이다.
보이는형식만가지고는진정한발전은없다.
안으로가지는것의다른이름이지식이다.
국가지식총량에서우리는미국의17분의1,그리고일본의7분의1수준이다.
‘입시과목’은’도구과목’이지학문은아니다.
문화의페러다임이바뀌지않는다면정신적후진성은면하기어렵다.
진정한의미에서의선진사회는될수없는것이다.
TV를끄고책을읽을수있을까.
성패는거기에달렸다.
48세의프랑스인’레이나르-Reynard’씨는,
세계적인개인요리사다.
세계최고급식당의주방을두루섭렵한그는지명도높은개인명사들의주문만받는
‘요리전문가’이기도하다.
자기의음식을선보이기위해서울에온그에게기자가질문했다.
-한식을세계화할수있는방법은무엇인가.
-한국문화에대한동경(憧憬-마음에두고애틋하게생각하며그리워함)이없는게
문제다,외국에선한국을모른다.
한식은둘째고우선한국부터알려야한다.
세계를향한우리의국가’이미지’가없는게현실이다.
이미지는철저히문화적인코드다.
해외여행을해보면한국,한국의지리적위치에대해아는사람이거의없다.
일본옆에있다고해야겨우알아듣는다.
경제분야에서한국에투자를고려하고있는외국인들은,
과격,폭력시위,노사분규가코리아의이미지라고대답한다.
서울에서만도한해약6000건의집회,시위가열리고있다.
한국은,아직도정치적으로문화적으로불안한나라인것이다.
이점은반드시우리가풀어야할큰숙제가아닐수없다.
이번의경제한파는결코피할수없는지구촌현상이기도하다.
정부가아무리여러가지대응처방을내놔도그게근본문제의해결책은아니다.
결국겪을만큼겪고지나가야끝이날것이다.
때문에이과정을슬기롭게선용할필요가생긴다.
개인,가정,사회,국가모두가줄일수있는것은다줄이려고혼신의힘을다하고있다.
온갖거품들이저절로빠질수밖에없다.
그것이아무리타율적인것이라해도긍정적인일임에는틀림이없다.
그래서기회가되는것이기도하다.
그리고남아있는것,
그게’정상적인상태,수준’이다.
그걸지켜나가야한다.
그남아있는필요불가결한,최소한의것이’기본적’인것들이다.
온갖부풀려있던허상들이빠져나간자리에남아있는그것들이우리에게필요한것들
이다.
그수준을겸손하게받아들여야한다.
고통을고통으로만겪는다면아무의미도없다.
그러나그고통을통해성장하고,성숙하고,진일보할수있다면그건기회가되고
전화위복이되는것이다.
한해에4000억달러를수출하는경제대국의국민이이일을못해낼리가없다.
그래서우리에게위기는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