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배에 타고있다.
1910년8월29일을‘경술국치-庚戌國恥’라고부른다.
경술년인그해8월29일에나라가일본의식민지가된것이다.
그래서국치(國恥-나라의수치,굴욕)인것이다.
금년은대한제국이일본제국의식민지가된지100년이되는해다.
그이후,36년동안한국인은나라가없는국민이었고자기의글자는물론,
조상대대로물려받은이름까지일본식으로바꿔야했다.
100주년이되는금년의8월에는,
그동안금기(禁忌)였던‘자성론-自省論’이조금씩고개를들기시작했다.
이런현상은사실대단한변화라고할수있다.
광복후두세대가지나는동안‘일본은악하다’는외침만있었지왜우리가
식민지가되었는지는말하지않고살아왔다.
아무도말할수없었으며식민지가된원인에대한접근자체가터부-taboo
였던게사실이다.
이제생각이있는사람들이입을열기시작했고객관적사실에근거한‘이유’에
대해말하기시작한것이다.

지금까지간헐적으로,단편적으로말해진이유들을정리,요약하면아주간단한
문장으로압축할수있다.
그하나는‘지배계층의극심한분열’이다.
특히대원군과명성황후간의치열한권력다툼은조선이기울어지는데불을지른격
이었으며그것은나라보다는자기가문,자기세력만지키려는국가의식부재(國家意識
不在)로이어졌다.
그리고다른하나는,
국왕을비롯한지배계층의‘국제정세’에대한놀라운무지(無知)였다.
그들은자기들끼리갑론을박하는동안세상이어떻게돌아가는지를전혀모르고
있었던것이다.
황실은황실의안위만을,
문벌양반들은가문의안위만을생각하고‘나라’를생각할줄몰랐던한심한행태에
대해민영환은자결로서항의한것이다.
‘분열’과‘무지’는그때도,지금도우리앞에있는가장큰악덕임에틀림이없다.
이두가지결점을깨닫고버리지못하면앞으로또어떤일을당할지모른다.
지금의한반도주변정세는100년전의경술국치를다시생각해야할정도로아주
흡사하다.
생각해보면식은땀이흐르는일이다.

이스라엘은우리와똑같이1948년에독립했다.
우리나라경상북도정도의국토에712만명이살고있으며,
유대인은80.1%,비유대인은19.9%의비율이다.
유대교인이76.5%,무슬림이15.9%.
평균수명은80.6세이며,
2009년기준1인당GDP는26.796달러의선진국이다.
이이스라엘이독립한바로그달에아랍의공격으로전쟁을치르게된다.
1948년5월의제1차중동전에이어,
1956년10월,1967년4월,그리고1973년10월까지네차례의중동전을
치렀고전부승리했다.
이스라엘과네번의전쟁을치른아랍은22개국의아랍연맹으로인구가1억이
넘는다.
중동전이끝난후이전쟁을상징적으로설명하는일화가있다.
‘아랍전투기는50대가격추됐고,이스라엘은단한대의전투기만잃었을뿐이다.’
비행기는같지만,조종사는달랐기때문이다.
오늘날까지도아랍이이스라엘을지중해로쓸어넣지못하는이유를알게해주는
얘기다.

빠리에서이스라엘의국영항공인‘엘알’을타고텔아비브로간다면
유대인들의무례함을참을수있는각오를해야한다.
비행기중간좌석에서서뒷자리에있는사람과큰소리로대화하는정도는약과다.
스튜어디스들은기본서비스가끝나면완전비키니차림으로뒷좌석에서쉰다.
아무리덥다해도다른항공사에는없는일이다.
이스라엘에도정당이여럿있고그들간정책을놓고싸우는것을보면한국국회가
무색할정도다.
미국에도유대인은많다.
그러나전체국민에비하면미미한숫자이며여러개의유대인단체들이서로싸우는
것을보면기질적으로잘싸우는사람들같다.
그런데,
사분오열되어싸우고있는이들모두가‘이스라엘의안보문제’앞에서는완전히
똘똘뭉쳐하나가된다.
전혀,어떻게해볼수없는철옹성이되는것이다.
아랍이라는거대한바다에떠있는작은섬이스라엘이지중해로밀려들어가지않고
생존하는이유가바로그힘,단결력에있는것이다.
안보문제에관한한그들은한치의양보도하지않는다.

천안함사건이후,
유엔의장성명으로북한을규탄했지만그건그냥회원국에대한‘립서비스’일뿐이다.
더큰문제는,
이사건으로중국과북한,미국과한국이라는‘정치적대결구도’가형성되고있는
점이다.
이건우리모두가반드시피해야하는불길한조짐이다.
이러한냉전적구도가굳어지면한반도는남북에관계없이위험한국면으로들어가게
된다.
고래싸움에새우등터지는게바로그것이다.
우리의긴역사에서중국의그늘을벗어난것은광복후지금까지의일천한기간뿐이다.
한.미동맹이없었다면이미남쪽도중국의관할권에들어갔을것이다.
한반도를둘러싼열강의복잡한국제정치적관계에서우리가경술국치같은치명상을
입지않기위해서는‘말발’을세울수있어야한다.
힘이실리는‘발언권’이없다면또무슨일을당할지모른다.
그‘말발-발언권’은어디에서오는가.
밖을향해하나로똘똘뭉쳐있는단단한대한민국을보여줄수있어야한다.
분열과무지는지나간시대의유물임을똑바로알게해야한다.

최근에있었던천안함사건은,
그래서우리사회의수준을점검해볼수있는‘시금석-試金石-평가의기준’이
될만하다.
46명의군인이군함의폭침과함께전사한끔찍한사건앞에서지금까지도‘국민적
합의‘가이루어지지않고있다.
원인규명은나중일이고,
우선은그러한‘침략행위-전쟁’이라는국가안보차원의국민적대응에서실패했다.
경술년국치때와크게다르지않은현상이다.
크게당할수록우선은하나로뭉쳐야살수있다.
원인규명에대한방법과과정,그결론에서도서로다를수가있다.
결국은‘과학적사실’만이진실을말하는것이다.
서로다른의견이부딪히고싸우는것은어디까지나‘안’에서끝내야한다.
‘밖’을향해서는뭉쳐있는하나의모습을보여야자기를지킬수있다.
천안함사건에대해아직도내홍을겪고있는것을보면‘국가안보’라는문제앞에서
우리사회가아직도크게미숙하다는생각을안할수가없다.
민주주의에서자유는책임이따르는판단이지‘방종’은아니다.

‘참여연대’는한국의대표적인비정부기구의하나다.
이들은지난6월11일,
천안함문제를다루고있는유엔안보리의장국인멕시코를포함,이사국대표들에게
‘많은의혹이남아있기때문에추가조사가필요하다’는이메일을보냈다.
‘천안함사건에대한이명박정부의대응은심각한정치외교적분쟁을일으킬수있다.
안보리가공정하고합리적판단을하기바란다.‘
사실-fact에대한이념적접근은지금우리사회가앍고있는큰병폐의하나다.
참여연대의행태는우리가입은‘물리적피해’를이념화의무기로쓴것이다.
이념은스스로의내용으로설득력을가져야한다.
내용이빈약하면‘사건’에업히게되고그걸기화로증폭되는재앙을만든다.
참여연대는시민단체이기이전에대한민국의국민이다.
국가가만난재난앞에서‘분열’을보이는것은반국가적배신인것이다.
어찌참여연대뿐이겠는가.
지금까지의합동조사단의결론에반대하는‘이념’들은그대로있다.
분열이무섭다는것을깨달았을땐이미깨지고난다음이다.
그걸알아야한다.

천안함사건을겪으면서,
가장뼈아픈일은우리군대의허술한모습이그대로드러난점이다.
책임회피에급급했고,그러다보니거짓말이이어졌고,엄청난규모의국방예산이
철밥통이었다는사실을알게된일이다.
명색이군인이라는게‘엄마무서워’하고있으니그군대가정말싸울수있을까.
군대의형식화,부패,사치는내가군복무를할때부터지금까지하나도개선되지
않았다는것을알수있었다.더심화됐을뿐이다.
60만군대에별을달고있는장성이육군324,해군73,공군64명등461명이된다.
정말놀라운숫자가아닐수없다.
이게상식적인숫자일까.
그게어떤군대이든오래동안전투가없으면부패하고못쓰게되는게역사적사실이다.
우리군대의전투능력은어느정도일까.
사실은아무도그걸모른다는게불안의요인이다.
천안함사건을겪으면서보여준군대의모습은예산과효율에서는낙제점수다.
앞으로이문제는‘사실’에입각한근거들을가지고개선해나가야할크낙한숙제가
아닐수없다.
우리에게는조국을위해싸울수있는군대가필요하기때문이다.

유엔안보리가‘의장성명’을발표할때까지도당사국국회는입을다물고있었다.
북쪽의책임이아니기를‘예단’하는발언들이이어졌고,‘규탄결의안’은당파적,
이기적입장때문에초안도잡지못하고있었다.
대한민국국회가썪었다는것은천하가다아는일이지만‘국가안보’의중차대한
문제앞에서‘이념’을앞세운다면‘적’과다를게없다.
이시점에서우리가분명히하고넘어가야할사안은진보와종북진보는다르다는
사실이다.
민주주의의두기둥은보수와진보다.
그러나그진보는체제안에서의진보다.
종북진보는북한을찬양하고그지령에따라움직이는반국가적이적행위임을
알아야한다.
그들을척결하지못하고있는게우리정치와법의맹점이기도하다.
천안함과같은사안에대해계속해서이념적으로접근한다면대한민국은그
국가적정체성을잃게된다.
북한정권의‘남반부적화통일’은그저단순한구호가아님을알아야한다.

100년전조선의지배세력이이기적분열에빠지고,
국제정세에대해무지했을때대한제국의운명은‘열강’에의해결정됐다.
광복과국가의남북분단도우리의의지가아니라열강에의해결정됐다.
국가공동체를‘배’에비유하는경우가많다.
‘같은배를탔다.’가그것이다.
그배가,
국제정세에어두우면방향을잃게되고제각기자기것이라고널조각을뜯어내면
물이들어와침몰한다.
그리고모두가같이죽는것이다.
심하게말하면지금의우리꼴이꼭그렇다.
미국,중국,러시아,일본은한반도에대한입장이서로다르지만자기나라에이익이
된다면우리모르게자기들끼리의‘거래-약속’을만들수있다.
세계역사에는그런은밀한약속이수도없이많다.
1945년7월에있었던‘포츠담선언’이최근의모델이다.
우리의의지와관계없이나라의운명이결정되는‘경술국치’가다시없으리란보장은
없다.
국제정치는여전히약육강식의세계다.
때문에대한제국의비극은대한민국에서도다시생길수있다.

작금의한반도주변정세는아주미묘한뉘앙스로발전하고있다.
그핵심에불량집단북한이있다.
우리의입지(立地),발언권,영향력은똘똘뭉쳐야비로서생기는‘힘’이다.
주변국가에대해‘보다중요한파트너’가되지않으면안된다.
미국도,중국도,그리고일본과러시아도북한이아니라한국을선택하도록만들어야
한다.
다시는‘분열’과‘무지’를되풀이하면안된다.
안에서는머리가터지게싸워도밖을향해서는차돌같이뭉쳐하나가돼야한다.
그래야무시당하지않는다.
참여연대의‘배신과비열’은역사가기록하고심판할것이다.
22개나라의아랍연맹도이스라엘을당해내지못한다.
전혀틈을보이지않기때문이다.
그리고아랍은‘네게브’에무엇이있는지를알고있다.
‘뭉치면살고,흩어지면죽는다’는오래된격언은그래서지금도진실이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