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이 살아나야 미래가 있다.
교육(敎育)이란무엇인가.

사회생활에필요한지식과기술을가르치고사람이가지고있는잠재능력-천부를

일깨워훌륭한자질,원만한인격을갖추도록이끌어주는일이다.

좁은의미로는학교의제도교육을뜻하며넓은의미에서는가정교육,사회교육도

포함된다.

한편이교육을,

‘국가의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하는것은먼뒷날까지내다보고세우는큰계획

이기때문이다.

교육의결과는그자리에서바로나타나지않는다.

따라서먼훗날의결과를기획하는것이교육이며그계획이국가의앞날에결정적인

영향을미치는것을감안하기때문이다.

이세상에존재하는모든일은결국사람에의해운영되고관리된다.

따라서교육이제대로된우수한인재들이있어야국가,사회도유지되고발전할수

있다.

교육의중요성은아무리강조해도지나침이없는이유가그것이다.

특히우리나라와같은민주국가에서는

건전한시민,공민(公民)이많아야국가정체성을유지할수있다.

공민은국가사회의일원으로서독립생활을영위하는자유민(自由民)을뜻한다.

하나의국가가정치적으로상당한수준에있기위해서는건전한민주시민의존재는

필수적이다.

그리고그민주시민-공민을길러내는것이공교육(公敎育)이다.

지금우리나라는중학교까지의무교육을실시하고있다.

민주국가로서기본교육을통해민주시민을양육하기위해서다.

이막중한사명을감당해야하는부문이곧공교육,학교교육이다.

국가나지방공공기관에의해설립되거나운영,관리되는교육이그것이다.

그반대가사교육(私敎育)이다.

건전한민주시민은반드시공교육이그임무를다할때배출될수있다.

공교육의가장큰특징은비영리성이며교육의본질을시행하는능력이다.

따라서공교육의가치와존재는아무리강조해도모자랄정도로막중하다.

‘학교는빠져도되지만,학원은빠지면안된다.’

학생들에게서쉽게들을수있는말이다.

공교육의붕괴와사교육시장-학원의비중이어느정도인지를판가름할수있는얘기다.

모두가아는대로지금우리의공교육은붕괴된지오래다.

붕괴(崩壞)가무엇인가.

허물어지고무너지는것이다.

공교육의‘교실’이붕괴됐다는것은국가교육이허물어지고무너졌다는얘기다.

따라서민주국가로서건전한시민-공민을교육하지못하고있다는뜻이다.

국가사회를구성하는일차적요소인민주시민이감소한다면그조직이건전하게

유지,발전할수는없다.

공교육의붕괴는,내용적으로는민주국가의붕괴임을알아차려야한다.

근자우리사회의혼란은바로이취약점에그뿌리를두고있는것이다.

학원이길러낸,판단력이부족한젊은이들이선과악을제대로분별하지못하고

우리와적을구분하지못하는위기는그렇게만들어진것이다.

사교육시장-학원의특징은,

그철저한영리성(營利性)에있다.

‘돈만벌면되는것이다.’

학원에서는국가관도,인격도,철학과인간성에대해서도가르치지않는다.

오직,고객이요구하는‘입시’문제만다룰뿐이다.

사실거기엔전혀어떤잘못도없다.

학원-사교육시장의목적이그일을통해돈을버는것이기때문이다.

잘못이있다면,

공교육을떠나사교육시장에몰린수요자들과이를방치한정부에있다.

‘입시’를위해기본,기초가되는인간교육을포기하고,민주시민-공민이되는길을

스스로버린것이그들이기때문이다.

똑같이학생들을사교육시장에내준공교육-학교-교사들도그책임을면할수는

없다.

공교육-교실을붕괴시킨일차적이고직접적인책임은그들에게있다.

그들에게는교육에대한사명감도,교육에대한철학도크게부족했다.

그냥밥벌이하는직업인으로서의‘선생’일뿐이다.

우리시대의비극은,

선생은널려있고‘스승’은찾기어렵다는데있다.

선생은,

학생을가르치는일을하는사람으로오늘날의교사,교수등이여기에해당된다.

여기에비해순수우리말인‘스승’은,

인간을(자기를)가르치고이끌어주는사람이다.

선생은가르치는것으로끝나지만스승은인생의바른길로이끌어준다.

인간이교육을통해받는영향에서선생은잠시뿐이지만스승은평생을간다.

근자회자되고있는‘멘토’가스승에가까운개념일것이다.

스승은그인격에서제자-학생에게본(本)이되는사람들이며,

그가르침의심오함과성실함에서절대적인영향력을가진다.

선생만만난학생과스승을만난학생은그사회생활에서전혀다른삶의궤적을

가지게된다.

스승의영향은거의일생을관통하기때문이다.

따라서스승이있는사람은정말행복한사람들이다.

나는노인이된지금의내생활을돌아보면서

내게네분의스승을있었던것을분명히깨닫고있다.

그분들의가르침이은연중내속에깊이자리잡고나를바르게이끌었음을이제는

알고있다.

첫번째가한기복(韓基福)선생님이다.

초등학교6학년때의담임으로

당시6년제중학교의입시는학교안에서그준비를하던때였다.

과외나학원을없었던시절이다.

선생님은6교시가끝난후에도한두시간씩따로시간을내어우리의중학교입시준비를

지도했다.

지금도기억에분명한것은그분의‘성실함’이다.

모르면알때까지설명하고또설명하면서우리들을도와주셨다.

인간이가지는‘성실함’이무엇인지를몸소보여주셨고우리들은그성실함을체감하면서

배웠던것이다.

지금까지나는어디에서도‘불성실한인간’이라는말은듣지않고살아왔다.

그건전적으로내스승이신한기복선생님의가르침때문이다.

인간은,그실력은조금부족해도성실하면반드시인정받고성공할수있다.

내체험으로는그렇다.

따라서성실을체험으로배운다는것은아주중요한교육이된다.

또한분이박달근(朴達根)선생님이다.

중학교1학년때의담임으로한문(漢文)선생님이었다.

사람이가지는인품(人品),인격(人格)이무엇인지를몸소보여주신스승이다.

흑판에백묵으로쓰는한자들은그대로명필이었으며한자공부를통한그분의

동양고전교육은평생동안남아있는재산이됐다.

그분은‘선비’였다.

자세가방정하고그가르침이심오했으며심성은인자하고너그러웠다.

이미초등학교4학년때엄친앞에서붓으로한자한자쓰면서배운천자문덕분에

나는그분의한문시간이더없이즐거웠으며많은것을배울수있었다.

지금의일상에서한문을읽고쓰는데큰불편이없는것은그분의덕이다.

우리들은우리담임박달근선생님을좋아했고존경했고사랑했다.

그분이후그런선비는만나지못했다.

‘조선선비’의가르침을받은마지막세대가우리였을것이다.

그분을향한존경심은지금도변함이없다.

그리고신범식(申範植)선생님.

고3때의담임으로지리(地理)를가르치셨다.

키180에수족이커서그때미군부대에서흘러나온미제농구화를신고다니셨다.

농구선수출신답게스포츠를즐기셨으며우리들에게는아주엄했다.

우리들이이선생님을통해배운것은,

자기일에대한‘놀라운전문성’이었다.

그분은지리시간에

그게어떤나라든돌아서서흑판에똑같이그렸다.

그건정말놀라운,신기한기억력이고실력이었다.

우리들은감탄했다.

어떻게지리부도를보지도않고수많은나라들을똑같이그릴수있을까.

그분은그나라의역사,문화에대해서도백과사전이었다.

지루할수도있는지리시간은정말기다려지는시간이었으며우리들은엄청난것을

배웠다.

지금도내가문화사에집중하는것은그분의영향때문이다.

그분은인간적으로도자기일에성실한사람이었다.

다음이양회수(梁會水)교수님.

그분은대학2년때선택과목으로그강의를들었던사회학(社會學)교수였다.

나는평생을통해마르크시즘과사회주의,공산주의에대한책들을탐독해왔다.

그분은이데올로기의세계에대해눈을뜨게해주셨으며마르크시즘의맹점에대해

학문적으로깊이를가지고접근하는법을강의했다.

정말,대단한,우리모두가열광하는명강의였다.

그리고또하나,

서양고전음악,그중에서도베토벤에대해눈과귀를열어준분이그교수님이다.

그분은베토벤박사였다.

베토벤음악에대한그분의해박한지식은우리들을매료했으며그분의음악의

세계에대한애정과열정은놀라운것이었다.

나는지금도베토벤음악을들으면양회수교수님이떠오른다.

그분은,진정한우리들의스승이었다.

우리의정신세계를열어주고그길로이끌어주신분이다.

네분의스승을생각하면나는행복해진다.

내가겪은수많은선생님들중네분이지금도가슴속에살아계시는것은그분들이

스승이었기때문이다.

똑같이그분들의가르침은지금도살아있다.

우리모두는우리나라의장래를위해반드시공교육을살려내야한다.

그래야우리에게미래가있다.

사교육시장-학원도앞으로는변할것이다.

입시전문에서특정분야의전문학원으로변신할것이다.

대입대상자가줄어들고있기때문이며시장의수요가변하기때문이다.

바로그러한조건과환경이공교육을복원할수있는기회가된다.

공교육을붕괴시킨것도사람이지만,

이를복원시킬수있는것도결국은사람이다.

그래서교사들을격려하고그대우를크게개선해야하며열악한근무환경도개선

해야된다.

그들이자존심과자긍심을가질수있도록전적으로돕고지지해야된다.

그들이일어서면공교육도일어설수있다.

어떤경우에도대한민국의앞날은공교육에달려있다.

공교육이회복되지못하면미래도없다.

그래서공교육은우리들의생명선이다.

공교육을살리기위해정책을짜야하고예산을세워투입해야된다.

이일에는여야도,보수진보도있을수없다.

그만큼공교육의회복은시급하고도중차대한문제다.

이크낙한숙제앞에너와내가다를수없다.

양식장에서는고래를키울수없다.-차범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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