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못한 노년.
이글은사실을바탕으로쓴것이며

하나의살아있는사례를분석함으로서준비안된노년이부딪히는문제가얼마나심각한것인지를알아보자는것이다.

이미은퇴가시작된‘베이비붐세대’에비해그전세대는은퇴에대해‘막연했던것’이사실이며준비안된노년이어떤것인지를알지못했다.

시기적으로자식이나이많은부모를당연히부양하던시대와부모스스로가자기의노년을준비해야하는‘사회적과도기’에서희생된세대라고도할수있으며세태변화에적응하지못한실패한세대이기도하다.

평균수명이길어지고

경제적으로독립하지않으면길고긴제2의인생을어떻게살아야하는지를전혀모른채늙어버린세대가그들이다.

자기것을챙기기전에가족과자식들에게모든것을쏟아부은것이그들이며현역에서물러나은퇴한후비로서자기에게아무것도남은것이없다는것을발견한비극적인세대이기도하다.

따라서‘준비안되노년’은은퇴를앞둔모든이들에게가장구체적인반면교사가되는점을명심할필요가있다.

최근집계에의하면국내의독거노인은120만명을넘어섰으며그중90%는자녀가있는노인들이다.

일산에있는서울내과의의사김금미씨는자기가체험한독거노인들의한탄을이렇게기록하고있다.

‘혼자서죽는것보다혼자서아픈게더두렵다.’

전문직에종사,한창수입이좋은젊은남녀의‘독거’와가진것이없는‘독거노인’의경우는전혀다르다.

혼자서아픈것이더두렵다는한탄은누구에게나닥칠수있는아픈현실이다.

비교적은퇴준비가성실한베이비붐세대도독거노인이될수있으며경제적형편은나을수있지만심리적으로느끼는불안과두려움은크게다르지않을것이다.

노인이그가족과단절된채혼자산다는것은우리의전통적인풍습과문화에서는생소한일이기때문이다.

따라서120만에이르는독거노인들은당황하고불안하고두려워하고있다.

전례가없는일에부딪혔기때문이다.

다른하나는아직은국가의‘노인들에대한안전망’이허술하다는점이다.

빈곤계층에치중돼있는사회안전망을정상적인독거노인전체를위한시스템으로바꿔야하는이유가거기에있다.

게다가독거노인들은기하급수로늘어나고있음을간과하면안된다.

최순기씨는나이70의독거노인이다.

대개의경우남자쪽이먼저가고아내쪽이더오래사는것이보통인데최순기씨는아내가먼저세상을떠났다.

나이많은남자가혼자산다는것은그자체가궁상스러운일이다.

초라하고가난해보이는것은물론,불쌍해보이기까지하다.

그는아주작고낡은임대주택에서살고있다.

사람이나이들어제집이없다는것은뿌리가없는것과마찬가지다.

판자집이라도자기공간이있어야정신적으로도자유스럽고안정적으로살수있다.

임대주택에산다는것은그만큼경제적으로도어렵다는얘기다.

최순기씨는라면을가장많이먹을정도로궁핍하다.

언제다른곳으로옮겨야할지알수없는불안한생활속에서살고있는것이다.

냉정한얘기같지만나이70이되도록제집한칸마련하지못한것은전적으로자기의책임이다.

무능했거나,가족과자식들을위해모든것을희생한후지금의딱한처지가되었을것이다.

그들세대는그렇게하는것이당연하다고생각한사람들이다.

그러나결과는좁고낡은임대주택에서처량한신세로혼자사는처지로전락하고말았다.

최순기씨에게도아들이있다.

그런데그아들네식구들은거의그를찾아오지않고있다.

아들을대학까지졸업시키기위해그들부부가겪은고생은하늘만이아는일이다.

다행히아들은머리가명석했고좋은대학을나와원하던직장에들어갔다.

그들내외는총명한며느리를얻은일에대해늘자랑했고대견해했다.

그러나고생스럽게키운아들을,

결국은며느리에게헌납했다는사실을알게된것은긴시간이필요없었다.

시댁을찾는빈도가줄어들더니급기야거의발을끊다시피했고문안전화도없다.

그들이그이유가‘없이사는시댁’임을안것은한참후였다.

돈이없으면부모라해도사람대접을못받는세상이된것이다.

세상이그렇게극악스럽게변했다.

지금최순기씨는,

자식에게모든것을쏟아붓고있는어리석을부모들을보면서혀를차고있다.

‘곧닥칠테니당해봐라.’

독거노인의90%가자녀가있다는사실은최순기씨의경우가증명하고있다.

지금자식에게올인하고있는어리석은부모들에게최순기씨는좋은거울이될것이다.

최순기씨에게있어가장고통스러운것은,

하루종일혼자있어야하는‘외로움’이다.

노인정에나가심심풀이화토도치고,

공원벤치에나가다른노인들과얘기도나누고,

전철을타고여기저기헤메도보고,

무료급식소에서끼니도해결해보지만결국은아무도없는좁고낡은임대주택에돌아와우두커니혼자않아있는자기를발견하는일이가장고통스럽고두렵다.

이게바로노년의가장큰적인‘무료’다.

무료(無聊)는재미있는일이없이심심하고지루한것이다.

하루이틀도아니고매일을그렇게지낸다는것은차라리‘고문’이다.

감옥이달리있는게아닌것이다.

나이든후,혼자서할수있는‘일’을준비하지않았기때문이다.

어떤일,자기가잘하고좋아하는‘일’을미리준비했다면오히려시간이모자랐을것이다.

바빠서였다는핑계는,은퇴후에는통하지않는다.

나이들어하는일이있는것과없는것은근본적인‘삶의질’에서큰차이가난다.

자기일이없으면더빨리늙고병이든다.

자기일이있으면늙을짬이없고건강하게살수있다.

이원칙은모든사람들에게공평하다.

최순기씨는집에찾아오고,찾아갈마땅한친구가없다.

성격이내성적이어서늘외톨이였다.

나이들어친구가없다는것은무인도에서혼자사는것과다를게없다.

사람이나이들면,많은친구는필요없다.

속내를얘기할수있는막역한사이의친구한둘이면충분하다.

안락의자에깊숙이앉아유선전화로진지하게나누는육성의대화는노후생활의샘물같은것이다.

한달에한번정도정장을차려입고고급식당에서만나느긋하게식사를즐기고차를마시면서담소하는시간은삶의윤활유와같은것이다.

그래서용돈이넉넉해야한다.

그용돈을챙겨주는게아들이아니라딸들이다.

그래서딸이여럿인친구가가장부럽다.

그친구의지갑은언제나두둑하기때문이다.

친구도,우정도관리를잘해야유지된다.

현역일때부터통하는친구들을선정,꾸준히관리를유지해서노년까지끌고가야한다.

상대적으로서로가그렇다.

노년의가까운친구는멀어진가족보다더소중한존재다.

그게죽마고우라면금상첨화다.

근자최순기씨는스스로생각해도무서운상상을하는버릇이생겼다.

‘이렇게외롭고고통스럽게살바에야차라리죽는게낫지않을까’하는악마의유혹이그것이다.

지금은죽은지몇달에서몇년후에발견되는외로운주검들이보통인세상이다.

우리나라의노인자살율은OECD국가중최고다.

가난,질병,외로움이대표적인이유들이다.

‘기초수급생활자’는국가가최저생활을책임져주는빈곤계층이다.

노인들도일부가그혜택을받지만전부는아니다.

7월부터‘기초연금’이지급된다해도그액수는한달용돈도안되는금액이다.

생각해보자,

70대와80대의노인들이누군가.

월차,연차는말할것도없고휴가도모른채별을보고출근해서별을보고퇴근한

‘산업화’의살이있는일꾼들이다.

오늘우리들이‘경제대국’이되어잘살고있는것도전적으로그들이기초를쌓았기때문이다.

이제는국가가그들을돌봐야할차례다.

그건‘복지’가아닌‘보상’의차원이어야옳다.

최소한‘혼자서아파야하는처지’는막아야한다.

국가가노인들을돌보면사회가전체적으로‘안정’을찾는다.

카나다가미국보다살기좋고안정적인사회인게그때문이다.

카나다국민들은노후에대한불안이없다.

제도가그렇게마련돼있기때문이다.

최순기씨의무료한생활에변화를가져온것은이웃집의할머니였다.

어느날그할머니는자가기기르고있는화분몇개를가지고최순기씨를방문했으며화분을두고갈테니제때물주면서길러보라고했다.

내성적인그에게그할머니의돌발적인행동과제안은큰부담이되었다.

그대로두면말라죽을게뻔해한두번물을주다보니자꾸화분들에눈이가게되고

새싹이돋아나서자라나는것을보니관심이가기시작했다.

지금최순기씨는아마추어원예전문가가다됐다.

내성적인그의성격에원예는딱들어맞는일이었으며지금은몇배로늘어난화분들을관리하기에시간이모자랄정도다.

식물을기른다는것,

그것들이잘자라서꽃을피워보답하는재미,그하나하나가새롭고신비하고감사한일이되었다.

그에게화분들은새자식들이고자기가돌봐야하는살아있는식구들이다.

최순기씨는젊은이처럼부지런해졌고원예관계책도열심히읽고있다.

이웃할머니의작은화분몇개가한인생을바꾼것이다.

아마도그할머니도같은체험을했을것이다.

우리모두는이실화를통해기본적으로몇가지를배워야한다.

사람은누구든지결국은혼자가된다는사실이다.

그래서마음준비를하고살아야하며

혼자가되었을때의생활에대해계획을가지고있어야된다.

자식들은,특히아들네는부모가없이살면문안전화도하지않는다는악한세태를

한탄하지말고인정해야한다.

아무리아들을욕하고며느리를욕해봐야바뀌는것은하나도없다.

우리가몸담고사는이세상이돈에미쳐있기때문이다.

대신늙은부모를챙겨주는딸들에게집중투자할필요가있다.

성격에맞고안맞고를떠나끝까지같이갈친구하나둘은반드시만들어야한다.

늙마에그들보다귀한존재는달리없다.

마음에맞는친구는멀어진식구보다가깝다.

무료한시간앞에서한탄하지말고미리미리잘하고좋아하는‘일’을준비해야된다.

잘살펴보면반드시자기의‘일’이있는법이다.

그리고,

이모든것이가능하기위해서는판자집이라도자기집이있어야한다.

그게자유의기본이다.

지금은자식들때문에자기의‘노후준비’를소홀히해도되는시대가아니다.

자식은자식의길을가도록하고자기는자기의길을가야하는게새로운세태다.

그누가도도한시대의그흐름을거역할수있겠는가.

모든노년은준비한만큼만살게된다.-yor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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