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를 보면 절망한다.

지금 세계에는 200개가 넘는 나라들이 있으며 극소수를 제외한 거의모든 나라들이
의회민주주의를 정치시스템으로 채택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절대적으로 우수하다기 보다는 지금까지 인간이 고안해낸 정치제도중
상대적으로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사회주의는 뿌리가 깊은 이상적인 ‘이념’ 이다.
그러나 그 이념이 비현실적임이 역사적으로 검증되었고,
그래서 탄생한 것이 사민주의다.
사회주의 이념에 의회민주주의의 방법을 접목, 기대하는 효과를 얻으려는 바램때문
이다.
유럽의 상당수 국가가 채택하고있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사회주의의 이상적인 이념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똑같이 그것이 비현실적이라는 사실도 그대로 남는다.
‘우리것’ 만 있는 사회와 ‘우리것’ 과 ‘내것’ 이 같이있는 사회의 차이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주의는 검증이 끝난 정치시스템으로 그 자리를 지킬 것이다.
극소수의 전체주의국가나 1인독재국가가 남는다 해도 그것이 민주주의를 훼손하지는
못한다.

우리의 정치체제는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대로 ‘민주공화국’ 이다.
국민이 권력을 가짐과 동시에 스스로 그 권리를 행사하는 정치형태다.
대의제도(代議制度)는 국민이 자기의 의사를 반영하는 대표를 선출, 그 대표들에게
정치의 운영을 맡기는 제도로서 지역구 유권자들이 국회의원을 선거로 선출하는 것이
그것이다.
의회민주주의는 의회를 중심으로 하여 민주주의를 달성하려는 정치방식이며,
이때 의회는 국민의 의사를 대표하는자로서, 선거에 의해 선출된 대의원으로 구성,
주로 입법에 참여하는 합의제의 기관이며 국회, 시의회, 도의회등이 있다.
국회는 삼권분립에 의한 국가 통치기구의 하나이며 국민-지역유권자가 선출한
대의원으로 조직된 입법기관으로 헌법이 정하는 국가의 유일한 입법기관이다.
삼권분립은 국가권력을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으로 분리하여 서로 견제케 함으로서
권력의 남용을 막고 국민의 권리,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국가조직상의 원리다.
이상은 민주시민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의회민주주의의 핵심내용들 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들은 국회(國會)를 국해(國害)라고 부르며 조롱하고 있다.
나라를 해롭게 하고 좀먹는 해충이라는 뜻이다.
정상적인 민주시민이라면 그게 누구든 지금의 국회꼴을 보면 절망할 수밖에 없다.
절망은 모든 희망이 끊어지고 사라져서 체념하는 상태다.
19대의 식물국회에 이어 구성된 20대 국회를 보면 이미 초장에 그 추한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수준이 그것밖에 되지않기 때문이다.
내일이면 나아질 것이라는 조짐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국가의 가장 중요한 중추기관이 깊이 병 들었고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어찌 이게 보통일인가.
특히 북한핵이라는 구체적 위험이 증대되고 있는이때 가장 치졸한 방법으로 땅
뺏기를 하고있는 그들을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은 민족적비극이 아닐수 없다.
과연 우리의 내일을 어떻게 될것인가.
생각하면 비탄이 절로 나오고 절망이 앞선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일천한 이유도 있겠지만,
선거로 선출된 대표-대의원과 국민-유권자의 관계는 ‘정치적유대’ 가 거의없다.
선거기간동안의 온갖 공약은 당선되면 휴지가 되고 일단 국회에 입성하면
정치판에 휩쓸려 대의원의 신분자체를 망각한다.
똑같이 이런 폐해에 둔감한 유권자들도 아직은 민주시민으로서의 자격이 미달이다.
국회에 대한 견제, 감시가 없다.
선거구, 유권자, 선거, 대의원 선출이라는 민주적 절차가 가지는 이념적 내용과
방법에 대해 우리는 아직 미숙한게 사실이다.
지역구 의원으로서 시민-유권자의 대표성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때의 책임소재에
대해 패널티를 줄 수 있는 시스탬도 없다.
입신양명을 위해 온갖 비리와 부정에 연루된 인간이 계속 지역구의원으로 당선,
10선 이상의 관록을 쌓는것도 결국은 유권자들-민주시민의 정치적 판단력이 미숙
하기 때문이다.
정치 이무기를 길러낸 셈이며 그들은 국회를 망치는 장본인들이기도 하다.
이 틈새를 파고드는 악이 지연, 혈연, 학연같은 녹쓴 고리들이다.

20대 국회가 개원한 2016년 5월 30일을 기준할 때,
국회의원 한 사람에게 연간소요되는 총경비는,
연봉 1억3800만원,
의정활동경비 9300만원,
보좌진보수 4억4500만원
계 6억7600만원이다.
국회가 개원하지 않아도 매일 의원 300명에게 5억5500만원의 혈세를 쏟아붓고 있다.
서민들이 먹는 설렁탕, 냉면 한그릇에도 10%의 부가세가 붙는다.
이 피나는돈, 세금이 막대한 세비로 해충들에게 쓰인다는 것은 사실 통탄할 일이다.
인구5000만의 좁은땅에 국회의원 300명은 지나치게 많은 숫자다.
100명정도로 줄이고 임기도 제한, 재선까지만 허락해야 계속 물갈이가 되고 부패와
타락도 막을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회가 전문성을 가지고있는 각계의 인사들이 봉사정신으로
참여하는 ‘국민의국회’ 가돼야 한다.
지금의 썪은정치판 으로서는 나라의 앞날이 보이지 않는다.
국회를 개혁하지 않고서는 해결될수 없는 국민적 숙제다.

지금의 20대 국회가 이꼴이 된 것은 ‘어제’를 그대로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어제는 19대 국회이며 2015년 5월을 기준,
29일의 임기종료로 그간 계류돼왔던 1만96건의 법안이 자동폐기됐다.
진흙탕에서 패거리 싸움하느라 입법부서로서의 국회기능이 죽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똑바로 한가지 알아야 할점은 20대 국회가 19대 국회의 재판이라는 점이다.
4.13총선을 통해 물갈이가 된 것은 3분의 1정도이며 국회의 실권을 쥐고있는
기성세력은 여전히 3분의2로 국회를 장악하고 있다.
개원하자마자 벌어진 ‘수준미달의 쇼’는 그들이 전혀 바뀌지 않았음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사실은 바뀔수가 없는구조다.
다른 한가지는 새로 국회에 입성한 신진들도 얼마지나지 않아 그 흙탕물에 빠진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계속 그래왔다.

지역구유권자-민주시민의 선출로 대의원-국회의원이 된 대표들이 그 소임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극소수의 예외는 있겠지만 대다수는 비슷한 이유로 부패하고 타락하는게 그동안의
현실이다.
우선 개인적으로 정치적이념-신념이 부족하고,
직업정치인 으로서의 프로정신이 나올수 없는 빈약한 인간적 바탕이 문제다.
다음은 유권자-민주시민을 곧 잊어버린다.
지역구의 대소사에 얼굴을 내 미는것과 민의를 파악, 대의원 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은 다른문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애국심이 없다.
큰 틀에서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우선 애국심이 있어야
하는데 그들에게는 이게없다.
다음이 개인의 입신양명과 치부를 우선하는 썪은정신이다.
개인의 잇속을 챙기다 보면 부패하고 타락할 수밖에 없다.
악과 타협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정감사는 삼권분립의 주요기준이며 국회가 가지고있는 막강한 힘 이기도 하다.
국정감사가 전문성을 가지고 제대로 진행된다면 구조적인 나라의 악과 부패는
상당부분 예방할 수 있다.
이제 국감에 임하는 고위공무원의 얘기를 들어보자.
‘의원들이 요청한 자료목록을 보면
과연, 이 의원이 문제의 본질을 알고 요청한것인지 의심스럽다.
공무원의 입장에서 가장 무서운건 해당 이슈를 잘 파악해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자료를 달라는 것인데 그런일은 거의없다.‘
또다른 공무원은,
‘자료로만 설명하기에는 사안이 복잡해서 직접만나 충분한 설명을 드리고 싶다고
의원실에 수차 연락했는데 필요없다고 했다.
국감에 가면 저 의원이 자료를 한번이라도 봤나싶을 정도로 엉뚱한 질문을 하는
의원들이 많다.‘
상임위 배정이 나눠먹기식이다 보니 전문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는것이고,
결국 국감은 수박 겉 핥기식이 되고만다.
국회도서관이 텅비어있는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는게 없으니 피감자를 욱박지르고 소리치다 끝나는게 지금의 국감이다.
이점 청문회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국회에는 크게봐서 세가지의 구조적인 악습이 있다.
그 하나가 특정법안 처리에서 다른법안을 연계하는 악이다.
당연히 통과돼야 하는법안에 단독으로는 통과될 수 없는 법안을 묶어 처리하려는
이 악습은 나라를 좀먹는 부패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이 의사일정의 무시다.
12월1일이면 자동상정되는 국가예산안이 그 처리에서 법정기일을 넘기는 것은
다반사다.
정당간, 정파간, 패거리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의사일정이 무시되는 것은 나라를
위해 아주 무서운 악이다.
유권자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오만과 방자라 할 수 있다.
마지막이 텅빈의석이다.
본회의 진행중의 결석은 대의원의 기본임무를 망각한 범죄로 볼 수 있다.
지역구 유권자의 대표로서는 있을수 없는일이다.
이 세가지 악습은 대물림되고 있으며 오래되다보니 이제는 모두가 무감각해
졌다.
조만간 개선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정치에서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절망할 수밖에 없는 비극이다.

‘한 나라의 정치수준은 곧 국민의 수준이다’ 라는 경구가있다.
우리는 대단히 정치적인 국민이다.
정치적인 사안들에 대해 아주 민감하다.
그런데 정작 ‘의회민주주의’ 라는 정치제도에 대한 이해에서는 거의 바닥이다.
문제의 핵심이 바로 거기에있다.
지금같은 썪은국회를 만든것도 일차적인 책임은 민주시민-유권자인 우리들에게
있다.
대의원을 직접선거로 선출한 장본인이 우리들이기 때문이다.
건국, 산업화, 민주화 다음은 선진화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가 강해야 한다.
지금 우리들에게 크게부족한게 바로 그것이다.
이제는 밖이아니라 안을 다져야 한다.
껍데기만의 민주주의가 아니라 내용으로서의 민주주의를 위해 그 생각을 바꿔야
한다.
그 첫걸음이 대의원-국회의원을 제대로 뽑는일이다.
우선은 국회안의 온갖 구조악을 만들어낸 다선의원들을 배제해야 한다.
그게 국회개조의 시작이다.

좋은열매를 얻으려면 뿌리를 바꿔야 한다.- 서양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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