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제대로 알기.

한국경제연구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90%가 지금의 경제상황을
‘위기’ 라고 응답했다.
기업인들은 ‘이대로가면 망한다’ 는 말까지 하고 있다.
엄살이라고 볼수만은 없는 절박함이 묻어있는 얘기이기도 하다.
금년 3분기 국내총생산 GDP 성장률이 전분기보다 0.7%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지난해 4분기부터 네분기 연속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년 4분기 성장률도 낙관하기는 어렵다.
한국경제연구원은 4분기의 경제가 -0.4% 역성장 할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경제가 압축성장을 계속할때인 70-90년대 연평균 GDP성장율은 7-9%대
였다.
이제 이런 고도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이 ‘경제위기’ 인 것은 사실이다.
세계 연평균성장율인 3%대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도 2017년도 성장률을 2.7%로 전망하는 정도다.
지금의 우리경제 사정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우리경제가 위기를 맞고있는데는 구조적인 요인들이 많다.
따라서 경제에서의 당사자들인 우리모두는 지금의 경제위기가 가지고있는 속성에
대해 제대로 알고있어야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다.
경제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서 대처하기가 아주 어렵다.
또 하나는 지금은 경제가 정치를 앞서는 시대이며 자본주의도 금융자본주의로 그
모습을 달리하고 있는 특이한 시대이기도 하다.
1960년대 아프리카 가나수준의 최빈국 이었던 우리는 불과 두 세대사이에 경제대국이 됐다.
한번 높아진 생활수준은 끌어내리기가 아주 어렵다.
고통이 수반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것이 구조적인 요인으로 압박할 때 고통도 그만큼 크다.
이를 극복하는 첩경은 우선 ‘경제위기’ 의 본질을 제대로 아는 일이다.
본질과 속성을 알고, 공부하고, 이해하면 거기에 맞추어 살 수 있는 ‘균형감각’ 이
생기게 된다.
지금 우리에게 결정적으로 필요한 것이 그것이다.

구조적인 요인의 첫째가
우리에게는 부존자원이 없다는 점이다.
석탄과 광물은 북한지역에 있고 남쪽에는 없다.
남쪽에 있는 것은 풍부한 인적자원 뿐이다.
우리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 가 된 것이 그 때문이다.
외국에서 원료를 수입, 여러 가지 제품으로 가공, 다시 여러나라에 수출하는 방법
으로 살아가고 있다.
지금의 경제위기의 한가지는 우리가 수출하는 나라들, 세계의 경제가 나빠졌기
때문에 수출물량이 줄어든 것이다.
국제시장에서의 전체 거래물량이 줄어든 만큼 우리의 경제도 나빠지는 구조다.
예를들어 우리가 가공하는 중간재 수출이 활발하던 중국의 경우, 중국경제가 나빠
지자 수출물량이 급감했으며, 중간재도 이제는 중국이 자체생산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물건을 사 가던 세계 여러나라가 똑같이 경제가 어려워 지면서
우리가 직격탄을 맞는 것이다.
특히 우리의 큰 시장중 하나인 미국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서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되면 사정은 그만큼 더 어려워진다.
이런 구조적 취약점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이점을 명심하고 살아야 한다.

수출물량이 줄어 경제가 어려워지는 경우
내수시장을 활성화해서 살아가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실험으로는 내수시장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최소인구가 1억
이상이 돼야 한다.
5,000만으로는 어렵다는 얘기다.
게다가 서비스산업이 경우 이제겨우 걸음마 단계다.
팁을 계산서에 봉사료로 기제하는 수준이다.
아직은 서비스산업의 핵심인 ‘서비스’ 에 대한 개념정립이 안돼있다.
예약문화가 없어 평균50%의 부도율이 생기는게 같은 이유에서다.
수출물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고,
내수시장의 규모 때문에 경제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면 경제적인
전망은 생각보다 어둡고 심각한 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수시장을 살리는 노력을 계속해야 하며 수출에만
의존하는 취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모든 정부경제정책이 큰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이런 구조적 요인들이
개선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점도 우리모두는 제대로 알고있어야 한다.

1970-90년대 압축성장시대의 우리경제는 ‘5개년계획’ 이 그 중심이었다.
포항제철과 경부고속도로가 깔린이후 우리는 계속 중화학공업을 주축으로 수출을
늘려갔고 장치산업-굴뚝산업이 중심이었다.
중화학공업-장치산업은 생산시설비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분야이며 일단
불경기가 되면 그만큼 데미지도 크다.
지금의 조선산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가 중화학공업으로 출발했을 때 대만은 중소기업위주로 판을 잤었다.
양쪽모두 일장일단이 있는게 사실이지만 지금 대만은 우리같은 큰 데미지는 받지
않고 있다.
세계적으로 물동량이 줄어들어 큰 타격을 받는게 조선업과 해운업이다.
대우조선과 한진해운 케이스가 바로 그것이다.
주문이 줄어든 조선업이나 물량이 줄어든 해운업 모두가 자구책이 없는, 세계경제가
살아나기를 기다려야 하는 약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몸집을 줄여야하는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다.

세계모든 나라가 마찬가지지만
어떤 나라도 자기돈 만으로 경제를 끌고가지는 못한다.
그 해결방법의 하나가 외국인 투자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외국인투자가 부진한편에 속한다.
주식시장에 투입되는 외국투기자본과 생산시설에 투입되는 외국자본은 다르다.
기업-생산시설에 대한 외국자본이 부진한 가장큰 이유중 하나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의 강성노조’ 때문이다.
전체근로자의 10%밖에 안되는 조직노조가 온갖 불법파업과 강성투쟁으로 외국인
투자를 막고있는게 현실이다.
상당수 국내기업들이 그 공장을 외국에 짓고있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이 강성노조
때문이다.
그만큼 돈과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런 불법강성노조를 손보지 못하고 키운 것은 정부, 기업 모두의 책임이다.
우리나라 강성노조의 본거지는 현대자동차이며 여기에는 돈버는 재미에 노조에
끌려다닌 정몽구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할 수 있다.
평균연봉 9000만원이 넘는 ‘귀족노조’가 계속 불법파업을 벌이는 ‘나쁜습관’ 이
그래서 생긴 것이다.
다른 금속노조계열이 모두 현대차의 투쟁방법을 따르게 된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규제(規制)는 어떤일을 법이나 규정으로 제한하거나 금하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규제에는 양면성이 있다.
일찍이 법정께서는 ‘광고에 저항하라’ 고 했다.
광고에 조심하거나 속지말라고 하지않고 저항하라고 한 것은 그분께서 이미
상업주의의 무서움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돈을 벌기위해서는 못하는 짓이 없으며 대표적인 것이 불량식품이다.
그건 사실 간접살인인 셈이다.
규제가 없다면 이 악을 막을길이 없다.
그러나 규제는 또다른 사악한 면이있다.
규제를 악용하면 돈-뇌물이 생긴다.
결재칸 하나하나가 돈이 되는게 또 규제이기도 하다.
대통령이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도 규제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이 먹이사슬때문
이다.
규제의 부정적역할은 기업의 목줄을 조여 그 성장을 막는경우도 허다하다.
그래서 규제의 합리적이고 합목적적인 일대 개혁이 있어야 경제가 숨을 쉴 수 있다.

대두박(大豆粕) 이라는게 있다.
우리말로 콩깻묵이며 콩기름을 짜고 남는 찌꺼기로 사료나 비료로 쓴다.
이 대두박으로 밥을 지으면 그맛이 어떨까.
그건 사람이 먹을수 없는 음식이다.
그런데, 광복이후 상당기간 쌀이 귀해져 이 대두박으로 밥을지어 먹은때가 있었다.
나는 지금도 그 대두박으로 지은 악식의 슬픈기억을 가지고 있다.
내 생애에 대두박에서 쌀밥까지 경험한 셈이다.
지금 우리들은 세계가 놀랄만큼 잘 살고 있다.
우리만 모르고 있을뿐이다.
쌀밥에 고깃국은 기본이고 차없는 집도 거의없다.
나는 최빈국에서 살아봤고 경제대국에서 살고 있다.
우리가 지금의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제위기의 본질을 제대로 아는 것은
물론, 상당한 지혜와 절약정신이 있어야 한다.
무엇을 얼마만큼 줄일것인가를 가늠해 봐야한다.
수입과 지출의 균형이 그 핵심이다.
현대인에게 경제마인드가 있어야 하는 이유다.

우리부부는 한식뷔페식당에 자주 가는편이다.
항상 불안하고 두렵게 느껴지는 것은 상당수 사람들이 남겨놓아, 버려지는 음식을
보는 마음이다.
먹을만큼만 담아오면 될 일인데 그렇지가 않다.
허영심과 자기과시, 그리고 절약을 모르는 낭비가 그것이다.
‘음식을 버리면 반드시 큰 대가를 치른다.’
일찍이 법정이 경고한 말씀이다.
낭비는 경제를 무너뜨리는 한 축임을 알아야 한다.
내가 자주나가 걷기운동을 하는 중학교 교정,
운동장 스텐드에는 멀쩡한 물건들이 버려저 있다.
며칠이 지나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한 중학생에게 왜 물건들을 찾아가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 대답이 놀라웠다.
‘새거 사면 돼요.’
위기의 본질과 핵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게 해 주는 현장이었다.
이렇게 자란 애들이 커서 어떻게 살까.
정말 모골이 송연해지는 얘기다.
그 부모에 그 자식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경제위기를 현정부-집권세력에게 그 책임을 돌리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 더 그렇다.
냉정히 생각하고 판단해 보자.
정권이 바뀌면, 예를들어 지금의 야당이 집권하면 이 위기가 가라앉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
오히려 반자본주의, 반시장적인 정서가 강한 야당이 집권하면 구조개혁을 시도할
것이고 경제는 다시한번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다시한번 성장동력이 상실되는 것이다.
보수세력을 두둔하는게 아니라 현실이 그렇다는 얘기다.
‘우리것’ 만 있는 체제와,
‘우리것’ 과 ‘내것’이 함께있는 체제의 차이를 분명히 알고있어야 한다.
정권은 바뀔수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는 바뀔수가 없고 바뀌어서도 안된다.
사회주의의 계획경제는 이미 그 실험이 끝나 용도폐기된점을 명심해야 한다.
경제는 언제나 경제일 뿐이다.
그리고 경제에서의 영원한 덕목은 ‘절약’ 뿐이다.

우리 할아버지는 걸어다니셨고,
우리 아버지는 낙타를 타고 다니셨다.
나는지금 자가용 승요차를 타고 있으며
우리 아들은 자가용 제트기를 타고 있다.
그러나 우리손자는 다시 낙타를 탈것이다.-아랍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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