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시각.

우리모두는 각자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시각으로 최순실게이트를 바라보고 있다.
아무리 뛰어난 판단력을 가지고 있다 해도 개인적인 시각은 사태의 전모를 모두
보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부분적으로만 알게된다.
때문에 또 다른 시각이 필요하며 특히 객관적 입장을 가질 수 있는 외부인의 시각이
요청된다.
이럴 경우 생기게되는 ‘시각의 차이’ 는 그 다름으로인해 사태의 전체를 볼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외부인의 시각은 주관적이기 보다는 객관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가 미처
보지못하고 생각하지 못하는 여러측면들에 대해 설명할수 있고 그것은 우리들에게
보완적인 방편이 될 수 있다.
또 하나의 다른시각이 가지는 긍정적인 기능이 그것이다.
내용을 제대로 알아야 공정한 판단을 할 수 있기에 이런 기능이 필요한 것이다.
편견을 극복하는 길이 그것이다.

유명한 다국적기업의 한국지사에서 오래 근무한 외국인의 시각을 통해 우리가 미처
보지못했던 측면들을 살펴보고,
최순실게이트는 물론, 거기에서 파생된 여러 가지 사태에대해 그 내용을 더넓게
살펴보는 기회를 가져보자.

-당신은 최근의 촛불집회를 보면서 어떤생각을 했는가.
-그렇게 큰 대규모의 군중집회가 큰 불상사나 폭력적충돌없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
놀랬다.
그건 내게 아주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걱정도 했다.
한국은 1948년에 독립한 나라다.
아직 100년의 역사도 안된 신생국가다.
건국한지는 69년이 됐지만 국민들이 직접민주주의에 참여한 것이 1990년대 후반이다.
말하자면 민주주의의 역사가 일천하다는 뜻이다.
한국에서는 이런 대규모의집회를 ‘민심’ 이라고 하는데 이런 강력한 군중집회는 그
막강한 힘으로 아직 제대로 뿌리도 내리지못한 허약한 민주주의를 붕괴시킬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촛불집회가 법치보다 우위에 있을수 있다는말인가.
-촛불집회 자체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민심이 커질 때 아직은 허약한 한국의 민주주의나 법치가 밀릴수도 있다는 우려를
가지는 것이다.
사실 이런 사태는 다른 민주국가에서는 보기어려운 경우다.

-그렇다면 민심이 법이나 제도보다 우위에 있으면 위험하다는 뜻인가.
-법이 공정하고 민주적 이라면 민심은 아무리 크다해도 법과제도의 통제하에
있어야 정상이다.
한국에서는 오래동안 법이나 제도가 권력자에 의해 악용됐기 때문에 이를 불신하는
풍조가 있는 것 같으며 따라서 민심이 법위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 선진국에서는 군중집회는 끝까지 ‘소통의 수단’ 이지 법과 제도를 지배
하려는 수준까지는 가지않는다.
또 허용되지도 않는다.

-이번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을
외쳤다.
-민주주의가 오래전 정착된 민주국가에서 국민은 헌법안에 상징적으로 존재할뿐
국가를 직접 운영하는 실체는 아니다.
국가는 국민이 선출한 대표자와 임명된 공직자들, 그리고 공정한 법의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촛불과같은 광장민주주의는 국민의 의사가 적극적으로 반영된다는 의미에서
민주주의의 본질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현대처럼 복잡하고 각 분야가 전문화된 사회에서는 민심으로 무엇인가를 결정
하는 것은 반드시 정당하지도 않고 또 한계가 있다.
공정한 원칙과 법제도가 민심에 따라 흔들릴수는 없다.
따라서 국민에 의해 선출된 지도자라 해도 국가의 원만한 운영을 위해 민심과는
다른 결정도 내릴수 있다.
상당수의 민주국가들은 이런 사실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받다들인다.
현실이 그렇기 때문이다.

-주권자인 국민은 다수의 뜻에 반하고 법을 지키지 않는 지도자에 대해 물러나게
할수도 있지않은가.
-박근혜대통령이 정말 법을 어긴 나쁜지도자라면 책임을 묻고 지도자를 교체하는게
민주주의임은 사실이다.
다만 그 절차는 법이 정한바에 따라야 한다.
만약의 경우 그가 사법적으로 무죄라면 그때는 어떻게 할것인가.
유독 한국에서는 법과 제도가 민심에 지배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는 역사적인 이유가 있을 것 같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대규모의 군중집회로 쟁취된 경우가 많았다.
그런 전통이 있기 때문에 지금도 무엇인가 정치적인 것을 원할때는 대규모
집회방식을 택하는 것 같다.
집회에 참가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큰것같고,
군중동원 능력도 뛰어나며 조직력도 큰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서로의 공감대가 크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탄핵요구는 정당한 것이 아닌가,
또 국회의 탄핵소추도 검찰의 수사발표가 있은뒤에 이루어졌다.
-닉슨대통령의 사임을 불러온 워터게이트사건의 경우 조사기간이 2년 걸렸다.
박대통령의 경우 국회에서의 탄핵안소추까지 아주 빠르게 진행되었는데 이는
국회가 민심의 압박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시간적으로 볼 때 검찰발표에만 의존해 탄핵소추한 것은 공정했다고 보기어렵다.
수사발표는 어디까지나 검찰의 의견일뿐 법원에서 범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박대통령 으로서는 충분한 방어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의 지지율이 5%로 떨어지면서 민심이 돌아섰다고 판단한 결과일 것이다.
한편 박대통령도 검찰조사에 응해 국민의 궁금증에 대해 답할 의무가 있다.
청와대 안에서 언론인터뷰만 해서는 안된다.
검찰의 조사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세월호 7시간의 의혹도 중요한 탄핵사유가 되고 있다.
-지금과 같은 복잡한 사회에서 세월호사고는 전문적인 구조시스템에 맡겨야
한다.
노란자켓을 입은 대통령을 필요로 하지않는다.
그는 구조에서는 아마추어일 뿐이다.
며칠전 서울종로의 공사장붕괴에서 인부 두명이 숨졌다.
그때 박원순서울시장은 지방에 가 있었다.
박시장이 현장에 있었다해도 그들을 살려내지는 못한다.

-탄핵심판의 결과를 어떻게 예측하는가.
-지지율이 낮은것과 민심 때문에 헌재의 결정이 영향을 받을수 있다.
인용되어도, 기각되어도 날마다 군중들이 광화문광장으로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 어느쪽이든 헌재의 결정에 승복하지 않는 민심-군중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얘기했던 민심이 법치의 통제를 벗어나는 사태가 그것이다.
그것이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득이될까, 해가될까, 한국인 스스로가 판단할
문제이기도 하다.

-한국에 오래 근무했는데 한국인들에 대한 인상은.
-한국인들에게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부분은 감정에 너무 지배되는 것 같다.
부서가 다르거나 조직이 서로다른 사람들이 모이면 소통과 협력이 잘 되지않는다.
대신 자기에게는 특별한 운명이 주어졌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보다나은 삶을위해 분투하고 있다.

지금 우리모두는 대단히 어려운 기로에 서 있는게 사실이다.
국회에서의 탄핵안이 가결되어 헌재로 넘어갔고,
특검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모두가 스스로를 자제하고 이제는 그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데 대규모
주말집회는 계속되고 있으며 찬,반 양쪽의 세가 늘어나면서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따라서 가장 우려되는 것이 헌재의결정이 몰고올 파괴적인 후폭풍이다.
자칫 나라가 둘로 쪼개질수도 있다.

지금처럼 국론이 분열되고 그것이 오래가면 대한민국은 그 정체성과 존립에서
위험해 질 수밖에 없다.
지금은 글자그대로 구심력이 없는 시기다.
그래서 사악한 원심력에 의해 산산조각이 날수도 있다.
외국인이 가지고있는 또 하나의 시각은 우리들로 하여금 사태의 전모를 볼 수 있는
안목을 주고 있다.
이제는 종합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법치가 지배하는,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나라를 세워야 할때다.
자고로 백성이 간절히 원하면 하늘이 사람을 내는게 역사다.
그래서 지금의 위기는 국민이 그 지혜의 힘을 모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그게 어떤 집단이든 분열하고 있을때가 가장 취약하며 적의 공격을 받는것도 바로
이런때다.
이는 우리가 하루속히 통합해야하는 생존차원의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정서란 정체도없고 책임도 없는 존재다.-yor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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