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의자의 주인.

세태(世態)라는 말이있다.
세상 돌아가는 형편이라는 뜻이며 그 시대의 시대상이기도 하다.
예를들어 나이어린 중학교 여학생들이 어른들의 흉내를 내어 빨간립스틱을 바르고
초미니스커트를 입고 향수냄새를 풍기면서 나 다닌다.
그 나이에는 있을 수 없는,
해서는 안되는 짓거리를 하고있는데도 학교는 이를 통제하지 못한다.
제도교육의 붕괴가 어느정도 인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세태의 한가지다.
한 시대의 세태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중에 유행가-대중가요 가사가있다.
자칫 유치하기까지한 이 노래말을 잘 들여다보면 정말 세상돌아가는 작태를
족집게처럼 집어내고 있다.
노래의 멜로디도 중요하지만 이 가사가 듣는이들의 공감을 크게 얻기 때문에
그 노래가 히트하고 유행하는 것이다.
그 안에 카타르시스의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신봉승작사, 하기송곡, 그리고 원로가수 김용만이 구성지게 불러 크게 유행한
노래가 있다.
‘회전의자’ 가 그것이다.
이제 그 가사의 첫머리를 읽어보자.
‘빙글빙글 도는의자 회전의자에
임자가 따로있나 앉으면 주인이지‘
앉기만 하면 ‘임자’ 가 된다는 것이다.
꿩잡는게 매라는 얘기다.
돈이라는 목표를 향해 수단과 방법을 안가리는, 막가는 세상을 절묘하게 표현
했으며 사람들은 이 노래를 부르며 자기의 처지에 대해 카타르시스를 할 수 있다.
여기서 회전의자는 물론 출세한 사람들의 높은 자리를 의미한다.
그래서 이 노래의 1,2절 후렴은,
(억울하면) 출세하라고 말한다.
회전의자는 아주 냉엄한 현실이다.
절대로 아무나 앉을수가 없는 높은의자다.
그 의자에 앉기위해서는,
앉은다음 의자의 값을 제대로 하기위해서는 사실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많은 사람들중에 ‘빙글빙글도는 회전의자’ 에 앉는 사람이 극소수인 이유가
그것이다.

구멍가게로 시작한 사업이 거대하게 커지면 주인-오너의 힘으로는 경영을못한다.
그래서 전문경영인- CEO를 청빙한다.
지금은 오너의 시대가 아니라 각분야의 전문경영인인 CEO의 시대다.
한분야에서 전문경영인이 되어 회사의 가장 큰 회전의자에 앉는다는 것은
무슨뜻인가.
기업경영을 잘 해서 이익을 크게내야 하고 오너들인 주주에게 큰 배당이 돌아가게
해야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
따라서 CEO의 연봉은 수십억에서 수백억이 된다.
그렇게 큰돈을 줘도 될만큼 큰 이익을 내고있기 때문이다.
사실 재벌-주주에게 그 정도는 푼돈이다.
반면 CEO들의 평균재임기간은 상대적으로 짧은편이다.
그 자리가 요구하는 전문성과 책임감의 무게를 오래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간적 소모가 커서 건강을 잃는수도 있다.
그래서 빨리 은퇴해서 편히 지내려고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면 가장 큰 회전의자에 앉을 수 있는 CEO는 어떤 과정을 거쳐 그 조건을
갖출수 있을까.
우선은 고도의 전문교육이다.
대학교육은 기본이고 자기분야-대개는 경제, 경영분야의 대학원 과정을 거치고,
거의, 반드시 외국에 가서 더 깊이공부하고 학위도 가지는게 일반적이다.
다음은 해당분야에서 바닥부터 위까지 체험해야한다.
대개는 외국기업에서 근무를 시작, 바닥에서 그 세계의 형편과 룰을 깊이 체험하게
된다.
CEO를 청빙할 때 오너-주주들이 가장 눈여겨보는 부분이 이 ‘경력’ 이다.
큰 기업은 세계기업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기업에서 단계를 밟아올라가면서
‘안목’을 키운 CEO를 더 선호한다.
그건 그 안목이 곧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학력과 경력에서 CEO들은 이미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적 수준에 가 있는
사람들이다.
이때까지의 모든 것은 그래서 적극적인 투자가 된다.

일단 한 기업을맡아 CEO가 되면,
빙글빙글 돌아가는 커다란 회전의자게 앉으면 가장 큰 압박이 ‘책임경영’ 이다.
주주들은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
단기순익이 높아야 다음 주총에서 재신임될수 있다.
이 책임감의 무게는 ‘앉으면 임자’ 가 되는 사람들은 절대 감당못한다.
정신이상이 될수도 있다.
기업은 CEO혼자서 일하는 곳이 아니다.
엄청난인원, 다양한 조직으로 움직이는 생물같은 곳이다.
따라서 인간적인 ‘지도력’ 이 필수다.
그래서 바닥을 제대로 모르면 실패할수도 있다.
바닥은 다른말로 현장이다.
현장경력이 다양한 CEO는 그 바닥-현장을 알기 때문에 조직을 장악하고 경영을
잘 할 수 있다.
문제의 해답은 언제나 현장에 있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현장에 바삭한 CEO를 무시하지 못하고 복종한다.
아니, 복종할 수밖에 없다.
그게 ‘권위’ 인 것이다.

현대경영의 핵심은,
자본력, 인력, 판매망 만으로는 안된다.
거기에 ‘창의력’ 이 더해지지 않으면 국내는 물론 세계적 경쟁에서 탈락할수 있다.
CEO의 창의력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그게 ‘안목’ 이다.
세상을 제대로 읽어내는 눈이 없으면 창의력은 생기지 않는다.
외국에서 근무하며 그 바닥에서 세계여러나라를 순환근무한 경력이야 말로
창의력의 큰 밑천이 된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 는 우리의 이 격언은 절묘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CEO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별명이 ‘독서대통령’ 이다.
IT업계의 이 거물이 전자책이 아닌 종이책만 읽는것도 뜻밖이다.
책을 읽으면서 여백등에 메모를 해야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공부 안하는 CEO는 곧 도태된다.
회전의자-지도자의 자리는 그런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제일큰, 빙글빙글 돌아가는 회전의자들은 어디에 가장 많이 모여있을까.
그게 권부인 청와대다.
지금 그 의자들엔 모두 온전한 자격을 갖춘 ‘임자들’ 이 앉아있을까.
그렇다고 자신있게 말할수 있을까,
청와대는 한 나라를 경영해야하는 최고의 학력과 경력, 창의력과 책임감을
요구하는 곳이다.
국가의 명운이 걸려있는 곳이다.
정치는 정치하는 사람이 가장 잘 안다.
여자는 여자가 가장 잘 아는것과같다.
그래서 이 심각한 질문의 대답은 김용태의원의 말로 대신해 본다.
그는 지금의 청와대에 대해 나름대로 올바른 진단을 하고있는 현역정치인이다.
이제 그의 진단을 주의깊게 경청해보자.

‘과거 80년대 운동권은 조직의 중앙이 기층(대중)을 지도해야 한다는 사고를
가졌다.
바로 이들이 권력의 핵심에 포진했고 문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하고 있다.
현정권의 시대착오적인 경제정책은 이들 집단의 가치와 신념이다.
이들은 국가기구와 권력, 국가 자원등을 동원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고 집행
하려고 한다.
이런상황이 정권초반에 국한되지 않을것이라는 예감이다.
이들은 스스로를 옳고 선하다고 생각하기에 말도안되는 정책들이 현실적 한계에
부딪혀도 방향전환을 하지않고 끝까지 밀어붙일 것이다.
그 과정에서 지지대중을 동원할 것이다.
집권내내 이럴것으로 확신한다.
왜냐하면 이들 정책은 80년대 운동권의 집단신념이기 때문이다.
지금 정권의 생각근저(根抵)에는 이런 고색창연한 마르크시즘이 있는 것이다.
국민에게 지금의 열기가 식으면 어떤 결과를 맞을지를 알려줘야 한다.
야권의 무기력과 지리멸멸로 아무런 대응을 못하는데, 현정권은 자신의
정책을 끝까지 관철하기 위해 틈만나면 대중동원을 할 것이다.
이들은 대중동원을 가능하게하는 문화권력까지 쥐고 있다. 이게 무서운거다.
정말 회한이 되는 것은 문재인의 포퓰리즘독재를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하는
상황이 됐다는 점이다.
보수의 실패로 끝나는게 아니라 나라의 실패로 갈것같은 위기를 느끼고 있다.‘

지금 이 정권은,
통신비를 어디까지 내리고 프라이드 치킨의 공급원가를 밝히라고 욱박지르고 있다.
국유화(國有化)의 한가지 방법이 그것이다.
권력이 시장에 직접, 힘으로 개입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국유화과정이다.
권력이 가격에 개입하는 것은 이미 사유재산권의 심각한 침해이며 가격은
시장이 결정하고 품질은 소비자가 판단하면된다.
지금 이들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시장경제의 시스템을 허물기시작,
사회주의로 가는 첫걸음을 떼고있는 중이다.
정말 이대로 가도 괜찮을까.
특히 문재인을 지지하고 있는분들이 깊이 생각해 봐야할 대목이다.
적화통일이 이미 우리의 내부인 권부에서 시작되었다면 이 사태를 어떻게 할것인가.
아무리 고색이 창연해도 마르크시즘은 역시 마르크시즘임을 잊으면 크게 당하고,
죽는수도 있다.

이런일을 감히 할 위인이라면
어떤 일인들 못하겠는가.
(是可忍也 孰不可忍也) – 공자의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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