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馬山 명소 -외교구락부

문화예술인드나들던스탠드바겸찻집…전시회도자주열려

신마산중심가의대표적문화공간외교구락부는마산의올드보이들에겐향수가깊은곳이다.찻집이면서도고급스런스탠드바를겸비한멋과낭만.그리고때로는수준높은전시회도열렸다.찻집2층에는정치경제사회언론문화인들의모임등이자주열려신마산정치문화1번지역할을담당했다.

6·25피란시절에는문화예술인뿐만아니라마산항을드나들던외국선박의선장.UN군장병들도출입했던곳이다.어쩌다이곳에서마시는한잔의위스키는흡사이국적풍치를자아내기도했다.

‘외교구락부’의옥호나풍치에걸맞게운영자인‘샹하이박’(박치덕)의명성도대단했다.훤칠한키에카이젤수염.나비넥타이에교양있는맵시는미모의부인등고객들의관심을끌었다.

‘샹하이박’과더불어당시마산문화예술계에서활동했던또다른멋쟁이는‘위헨리’였다.검은외투에검은베레모를눌러쓴그는샹하이박과함께일제시대상해에머물면서일본의귀부인들핸드백을뺏아독립군군자금으로지원했다는얘기를들었다.

백치문학동인시낭송의밤행사에는빠짐없이참여했고뒷날‘마산동인수필’회원으로가입.몇차례작품을발표하기도했다.특히샹하이박은마산문인들의모임이있던콜럼비아찻집까지직접방문.위스키한병을들고와한잔씩권하기도했다.이제샹하이박도위헨리도모두작고했다.위헨리는가족도친지도없는마산에서지병으로쓸쓸히운명했다.

얼마전‘마산외교구락부’간판도사라진그자리에주점간판이걸렸다.외교구락부를사랑했던올드보이들에겐세월의무상함을느끼게한다.찻집유리벽면에그려진전혁림화백의그림은어디에있을까.(이광석;시인·경남언론문화연구소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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