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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과 보호무역주의, 한국에 끼칠 영향은?

2016년 11월 8일 제45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11월 9일 개표가 완료되어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되었습니다. 트럼프는 평소 미국과 한국 사이의 국방, 외교, 경제 문제 등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기에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만연한 지금보다 불확실성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선 결과가 초래할 파급효과가 도대체 어떤 것이기에 이렇게 떠들썩한 것일까요?

트럼프 당선(블룸버그)
맨해튼 힐튼 호텔에서 당선자 소감을 전하는 트럼프./블룸버그 제공

그 이유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공약들입니다. 트럼프가 주장하는 보호무역주의는 타국과 무역 시 관세장벽 등, 제한 혹은 제재를 가해 자국 제품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신보호무역주의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는 자국 상품과 경쟁하는 수입품에 대해 보다 높은 세금을 부과하여 가격을 비싸게 만드는 ‘보호 관세’ 정책이 있습니다. 또한 정부가 자국에 수입될 상품의 수량을 미리 정해 놓고 수입을 허락하는 ‘수입 할당제’ 도 있습니다. 보호무역주의는 정부 주도 하 특정 산업에 집중되는 경제구조를 해소하고, 산업 간 균형적인 발전을 이룩할 수 있지만,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저지하여 경제적인 비효율성을 불러 일으키기도 합니다. 또한 앞서 언급한 관세장벽 제도는 국가 간 정치, 외교 문제로까지 이어져 혼란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조선일보 제공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회의에서도 신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IMF, OECD 등은 최근 국제 자유무역 둔화로 세계 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보이는 가운데 신보호무역주의가 장기적으로 기술개발 및 투자를 저하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다수의 경제전문가들은 이 영향으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발(發) 보호무역주의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 것들이기에 우려의 목소리가 가득한 것일까요?

항저우 2016 G20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지도자들./신화통신 제공

우선, 한국 산업의 높은 수출의존도에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84.8%로 전 세계 평균인 57.7%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입니다. 즉 신보호무역주의로 인한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 둔화는 우리나라의 성장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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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제공

또한 수입 제한 조치와 반덤핑 과세 등의 정책으로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품목 비중이 약 30%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이처럼 신보호무역주의 정책의 확대는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 번째로 철강, 화학, 자동차 등의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들의 수출장벽이 더욱 높아져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데 큰 걸림돌이 된다는 점입니다. 높은 수출 장벽으로 인해 수출 감소, 신규 계약 포기 등으로 이어져 미국을 포함한 다양한 국가로의 진출에 큰 제약이 생길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반덤핑 제소, 지적 재산권 등 국제소송과 분쟁이 빈번히 일어날 수 있으며 수출 시 인증, 환경 규제 등의 제도적 조치에 대응해야 하므로 수출 기업의 비용이 전반적으로 크게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2016) 상반기 국내 자동차 생산은 219만5843대로 전년 동기(232만1841대)보다 5.4% 감소했다./현대차그룹 제공

신보호무역주의 기조는 예상치 못 했던 트럼프의 대선 승리와 세계 경제 회복의 불확실성이 더해져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G20 국가의 무역제한조치 및 한국산 제품에 대한 나라별, 전 세계 무역제한 조치 / 세계무역기구, 한국무역협회 제공

예를 들어 미국의 ‘슈퍼 301조’는 종합무역법 등과 더불어 미국 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신보호무역주의의 하나입니다. 불공정무역관행이나 시장 개방 등 통상마찰의 경우 미국 경쟁업체들의 피해청원을 중간조정과정에서 객관적으로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미국 기업들의 청원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여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종합무역법에 따른 슈퍼 301조는 1990년 공식 만료되었으나 차기 대통령이 이를 부활할 권한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고 있는 트럼프에 의해 악용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국내 수출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반덤핑 제소는 물론 patent troll로 인한 지적 재산권 국제소송 분쟁도 빈번히 일어날 수 있으며, 수출 시 인증 및 환경규제 등 무역 장벽도 넘어야 하는 등 갈 길이 태산입니다.

/ 사진 The Wall Street Journal 제공

하지만 이러한 보호무역 기조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정책안은 아직 미비한 수준입니다. 신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될 경우 수출 기업의 비용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정부 차원에서 향후 대책을 마련하는 노력이 더욱 필요해지는 시점입니다.

조선일보를 읽는 전경련 EIC의 선택, 초익스

글 =  강신오(아주대), 임진희(이화여대), 엄상훈(인하대), 임수진(명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