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논산훈련소

오른주먹한방

주먹한방으로술렁이던내무반을평정했던일이있었다.

배출대대기생활중4일차인가?저녁급식시간전17:00집합명령을사전에공지한바있었다.

그런데나처럼병원에서같이퇴원했는지는기억이안나지만군복을입은중간고참몇명이나와

같은소대에배치되어부내무반장인나의보호아래열외특권을어느정도보장받았던동료3명이

집합시간까지내무반에들어오질않는다.

기다리기를1분,또1분,..시간이흘러5분정도가되어가는데도내무반에나타나질않고

이렇게되니다른대기자들35~6여명의불만이웅성웅성하고숙덕숙덕내귀에들리기시작한다.

안그래도청소사역기타병력동원시모두열외를시키는것에불만이많은내무반분위기인데..

그래서나또한불안했다.

이친구들이빨리안나타나고늦으면단체기압이뻔한데…

그뿐이아니다군복을입고있는선배가이제막군번을받은솜털들앞에서늦장을부리고

개판을친다면저들이선배들을잘따르겠는가?하는걱정도앞서고….

한동안내무반전원이마음을조리며극도로흥분하고불만표출직전에야세친구가들어온다

나는무조건그들앞으로가그들을막고버티고서서

"너희들세명그자리에섯~!"

그들이멈칫하고서며분위기파악을하고는사태의심각성을이해하는것같았다.

"너희들세명오늘집합있다는것몰랐어?집합이왜늦었어!"

역시그중제일활달하고등치좋은친구가앞으로나서며말문을연다

"야니가뭐야?좀늦었기로뭐?얼라들앞에서창피하게..한번좀봐주라"

하는소리가끝나자마자내오른손이그의왼쪽광대뼈밑을정확히훅으로돌려쳤다.

딱한방이었는데이친구몸둥이가붕하고1m는날라가내무반밖의화단에뒤로떨어진다.

나도놀랐다ㅎㅎㅎ이게바로카운터펀치?아무튼내생전에

내주먹이이런신통방통한능력이있는줄은꿈에도몰랐었다….

그러고나자내무반의웅성대던소음이쥐죽은듯조용해지고모두가부동자세가되고있었다

그야말로눈동자돌아가는소리마저도자그락자그락자갈굴르는소리가나는것같이

심각하고조용했해젔다.

그리고나는다시복도의중간지점에서서소리쳤다.

"일어나엄살부리지말고이리와내앞에바로서~!"

아직도비몽사몽인이친구와두명이나에게사죄해온다,큰펀치력에모두가기겁을한것같다.

"박형미안합니다,여러분미안합니다"

이야기는간단하다공공에게피해를주었으니잘못을인정하고용서를빌면군대는그것으로

깨끝이넘어간다,

"나도본의아니게내무반통솔을위해서지만손이나갔으니나도미안해~이해하지?"

하고되물었더니그친구

"아냐당연한일이야내잘못이야앞으로주의할께"

아마이친구생전에이런펀치의맛을처음봤으리라,

그래서맛장이라도한번떠보겠다는전의마저도완전히상실한것같다.

주먹을날린나도의외의펀치력에,그친구는그렇게간단하게나가떨어질줄을몰랐던거다.

이일이있은직후나의대기소대에선어느누구도나에게시비걸거나내명령에

토를다는친구가없었다내가배출되는그날까지…

그리고그날저녁행사가끝난후이친구에게미안한마음에불러내어P.X를데리고가서

이예기저예기하며내미안한마음과내무반분위기를이해시키고깐포도두개와빵두개로

30원을지출했다.쓴돈이아깝지만쓸땐쓴다…

(당시에이돈두장이면시내버스를탈수있었다)

1968,4,88일인지9일인지잘기억이안나지만배출대대에서23연대16중대로전속

명령을받고나혼자만이21/2ton차량화물칸에혼자W빽을들고올라탔다.

얼마간을달리다도착한16중대본부,그런데낯이설다내가훈련받던그중대가아니었다

먼저의16중대가시설을바꾸어이사를왔던것이다.

중대본부엘들어가니이등병계급장(나는훈병기간이라이병도아니었슴)을단병사가일어나

반가히맞으며박선배님하고환영한다,

"선배님말씀많이들었습니다,반갑습니다.

중대장님께서박선배님원하시는소대로배치하라고하셨습니다"

"그래요그럼전처럼1소대로갈께요그런데오늘이무슨훈련입니까?"

(나?내가원하는소대?그야또1소대지)

"아오늘교육이칼빈기록사격입니다내일부터는각개전투구요"

ㅎㅎㅎ참으로절묘하고신통방통하다.칼빈교육을마치고후송갔는데1기훈련끝내고

중대를옮기며(이사)다시온2기교육일정에딱맞게배치된것이다.

이곳16중대에서훈련병박문규는영웅으로이름이등록되어있었다.

"전번기에훈련받았던여러분의선배가있었다.그사람은운동(?)도잘했지만,

특히사격잘하고,매사에모범이되었는데얼굴까지잘(?)생긴사나이중에사나이다"

"그가몇일후우리중대로배치되어나머지못받은훈련을받기를본인이원했고

특별히그사람이오므로해서우리중대의교육성과가좋을것으로판단하고우리도

수락하여오게된것이다,그러므로우리중대전원은1기선배인박문규훈병을본받아

모든훈련에열중하고소기의성과를달성하기바란다"

이상과같이소문을내신분이바로얼마전멋있다고소개했던중대장백옥인대위님이시다.

나는그때못받은교육일정을모두소화하고자했으나선배겸전임자로서다른많은것을하다보니

몇가지교육은훈련장에가보지도못하고빈내무반생활을하며일정에마추어6주간의전과정을

영웅대접을받으며아주편하게교육을마쳤다.

훈련이끝나고중대전원에게작대기가두개씩지급이되었다,무슨작대기인고하니

노란이등병깡통계급장이다.하나는작업모에하나는상의에달면된다.

이계급장을달기위하여육군장병들은6주간의쉼없는고된훈련을받아야했다.

다시배출대대로이동하여동기들과함께하루,하루,전방으로팔려나가기위하여

대기하다가어느날강원도춘천의103보충대로전출되었고,

그곳에서각종얄궂(?)은신체검사를마치고

특기자를뽑는데(여기서반은최전방인제원통지역으로충원된다)그림을잘그린다고

특기소개를하고103보에서1박을한후보병제27사단사령부로발령을받았다.

다음날27사단에서신병인도를위한21/2tonGMC가

여러대도착하여그차에분승하고,춘천땜을지나38선을넘어흙먼지자욱한신포리를

통과하여우리나라지방냉장고인사창리로들어갔다.

(신포리가는길,붉은흙먼지뒤집어쓰며약100여명이비포장38선을넘었다)

(그림,1969년작)

사창리에도착한나는수십명의동기들과보병제27사단보충중대운동장에집합하여

우선특기자를뽑을때손을들고그림이야기를했고그래서보충중대에서약일주일을

내무반에그림을그리며생활하고저녁엔기간병들과울타리밖의주막집으로찾아가

분냄새풍기는꽃처럼부드러운아가씨들과총각선생님노래를젖가락장단마춰부르며

라면과통닭(100원~150원)과막걸리를시켜먹는재미도몇일즐겼다.

며칠후사단사령부부관참모부병사계담당으로인사명령이떨어졌다.

주간엔각참모부에서병사계행정근무하고일과후엔인사,정보,작전,군수,부관,참모부

선배사병들과고된내무반졸병생활을해야했다.

무장공비김신조일당이전멸당한후국군의근무태세가장난이아니었던그때는무장공비를

능가하는훈련과근무자세가도입되어양종아리에1,5kg이상의모래주머니를차고다니게되었고,

본의아니게전역특명을받고도1~2개월을귀가치못한군번1150****

이후의고참들의신경이한참날카로웠다,공연히잘못기분상하게했다간반은죽는다…

나도잘못하여신고식한다고겸사겸사내무반에서30분을울며양눈이붓도록뒤지게

맞기도했다.그때나를그렇게겁나게패던그친구민XX상병지금이글을보면

조금미안한생각이들겠지..ㅎㅎ

5월의사창리.눈이쌓인앞산에는하얗게대머리를내밀고있고벙커작업을위하여

훈련화를벗고건너야하는냇물은살을에이는듯차디찬얼음물이었다.

250~300고지로시멘트와모래자갈등을오전에한포,오후에한포씩어깨에메고올라가는작업에

사단장특명으로직할본부중대행정요원이몇일간차출되었던것이다

그곳에서는공병대병력들이LMG벙커를축조하고있었다.산으로처들어오는적을막을벙커다.

우리신병들은오전에도고참것을한포추가하여운반하고

오후에도고참것한포더추가로운반해야했다.

차라리매를맞는것이편했을정도였다…

얼마나이벙커작업지원노가다가얼마나힘들었는지…

몇일간벙커작업지원활동을끝내고얻은몸살감기가들더니마침내양족귀가터져

노란고름이흘러나오고…드디어올것이온것이다,

그야말로고되고힘들었던사단사령부의몇달이었다………….

후송아니면영창을…

숱한우여곡절과고된벙커작업그리고틈을안주는1150군번들의화풀이가겹쳐서

우리졸병들의몸뚱이를만신창이를만들긴했어도그곳에존재하는규칙과전우애,

그리고주변의상황들이하루하루를버틸수있게했다.

5월이지만추위를견디고자베치카용화목도채집하러다니고또예하부대서들어온

양조장막걸리원액(진땡이)을들고취사장에서두부와된장과김치를얻어산속의계곡에서

특식나온풍년라면도끓여먹으며천렵도하고추억거리를만들기도했었다.

(화목작업땐내가가끔칼빈소총과탄약을갖고갔다)

어느날나의그림솜씨를알아본인사참모가부관부에서인사참모부로명령을냈고

그때부터매주열리는사단장브리핑때회의자료를만드는일을맡아했다

O.H.P필름에회의내용을먹물펜과칼라로그려서매주월요일08:00사단장회의시

영사실에서스크린에쏘아주고사회자(인사참모)의진행에따라포인팅을찍는일이었다.

지금의파워포인트하는것과비슷하다고보면될것같다.

이작업이사단장의마음에들었고이후부터는O.H.P슬라이드가붐을타고각참모부서마다

신병을받을때챠트,혹은그림쟁이를우선먼저충원시키고자혈안이되었다.

주간에는참모부에서종일일하고저녁엔내무반에서다른참모부의고참들과내무생활을

해나가는데내무반청소,식기세척,베치카불때는것,본부중대사역집합등이런것들을앞장서서

하나도빼지않고해야하는데그렇게못하니매일고참에게눈치만보이게되고급기야는

그들사이에서빤질이,꾀병,군기빠진놈으로낙인되고말았다…

그렇게계속생활하면서하루하루를버티던어느날LMG벙커작업을끝내고귀대하여양쪽귀의

통증때문에저녁도제대로못먹고내무반으로들어와일석점호준비하면서고참에게귀에고름도

나오고몸이아프니오늘야간근무(비밀문서창고보초)를빼달라고부탁을해보았으나허사.

겉보기엔멀쩡하다고엄살피며빠질생각말란다.

그러니어이하랴…참는데까지참는수밖에이런사실들을

인사참모(중령)나사단장(소장)에게고하여치료받겠다고말할수도없고말했다간뒤돌아

내무반으로돌아온순간부터내무생활이더욱더괴로울테니벙어리냉가슴만앓다가말았다.

내근무시간은한참깊은밤01:00~03:00까지다수시로전해지는통증에몸부림치며뒤척이는데

근무교대시간이라고불침번이깨운다.

옷챙겨입고소총을들고터벅터벅산으로올라가전근무자와교대,20발들이탄창을

인수받아1발장전하고비문서창고앞에우뚝섰다하늘을한번올려다보았다.

별도몇개안보이고축축한밤공기가찝찝하다.

6월인데도얼마나추운곳인지풀벌래소리도들리지않는다.

저아래군수참모부콘셑막사가보인다,군수참모(중령)가오늘사단당직사령이다.

보초근무를하면서추우면총검술로몸을풀며2시간을버티고자안간힘을써본다.

다시또밤하늘을올려본다몇개보이는별을헤아리며저별은나에별(ㅎㅎ웃겨무슨내별)

저별은너의별(뭐야장난치나)웃기지도않는다…유난히반짝이는별이있어그별에다

아버지의얼굴을포개연상해본다,또다른별하나에는엄마의얼굴을그려넣고나머지별들에겐

6명의동생들얼굴을새겨본다…하나같이나를조롱하듯이가물가물깜빡거린다

이렇게..

"약해빠진놈,못난놈,등신,밥탱이….그정도갖고빌빌해?그게무슨형이야?"

귀가아린통증을참지못하고고개를떨구어땅을내려보나별빛만비치는밤에바닥이보일리없지

그러나분명이한가지는보였다.내눈에서떨어지는두줄기눈물방울이…

어느새내발길이30m정도아래에있는당직사령실로향하여걷고있었다보초를교대해달라고

호소하려고가고있었다,그리고문을열고들어가자마자외쳤다.

"당직사령님~!일병박문규보초근무중신상문제로부탁이있어서왔습니다~!"

거수경례한후오른손검지손가락으로귀에서흐르는고름을묻혀서뚝뚝흐르는광경을보여주며

"근무를끝까지서려고하나도저히아파서버틸수가없습니다교대시켜주십시요~!"

군수참모가내몰골을보니기가막혔던모양이다수화기를들더니분부중대당직장교에게일갈한다.

"야~누구야?김중사야?너희들지금정신있는넘들이야?이런중환자를근무내보내고

그게당직이할일이냐?빨리교대자올려보내교대해줘"

하고수화기를내려놓으며

"조금만기다려교대자곧올라온다그런데귀가언제부터그랬는가?"

하고물어와감자기몸살감기가와서그렇다고약만먹으면나을거라고하고그곳에서인사하고

나와비문서창고로돌아간잠시후나보다일주일정도늦게전입한동료가올라왔다.

많이아프냐며내려가서잘쉬라고하는그에게칼빈탄창을그대로빼서주었다.

내총약실엔한발의탄알이장전되어있는것을그는모르고그냥받아자기총에삽탄하고

장전은안한다.

바보녀석,나같으면약실검사를하고총알을세어서받았을텐데…

이런사소한실수하나가예기치못할사고로이어지는것이한두번이아닐진데…

그러나나는의도적으로그렇게했고그가알아차리고총알을달라고하면줄마음도있었다..

"최일병이따가무슨소리나더라도놀라지말고움직이지마~!"

이렇게말하는데도이친구는무슨뜻인지도모르고그냥졸린듯아무생각없이

허공만주시하고있었다.

한참을걸어내려오며많은생각이옛날흙백영화돌아가듯이교차한다

내무반으로가지않고중대본부앞약80여m떨어진계곡으로내려가한밤에거세게흐르는

계곡물소리를들으며바위위에걸터앉아버렸다.

그리고그렇게밤하늘을보며가족들생각을하다가갈빈소총총구를아래턱에대었더니

싸이즈가딱맞는다,오른손검지는방아쇠에살짝들어가있고…

이제잠시후면중대본부가비상이걸릴테고당직사령관은전사단에비상을걸며

왁자지껄하게서로가책임공방을하며잘못이없내있내하며핏대를올리고따질것이며

몇사람은군복을벗을지도모른다.

그동안사단에배치되어몇달동안내가수립한기록들이많았다

직할중대대항단독군장20km90~110분주파시합때마다1등,

사단직할중대칼빈소총사격대표선수.

매일아침구보5km16~17분선두주파했고

모든면에서허약체질이아니었었다.

그런데오늘이시간나는대한민국의남자로서내인생의아주중요한결정을

하지않으면감히이름석자를내놓고살수없을거라는생각에이제양갈래길중

하나를선택을해야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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