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보병 사단 사령부

군대생활을계속하려면중이염을치료해야만한다,

이대로후송을못가면치료가요원할뿐이다.

계곡물소리를흘려보내며그렇게앉아있기를몇분정도나되었을까?

수많은갈등과번뇌를씹으며내가치루어야할오늘사건이후의일들을정리해본다.

중이염환자를영창에넣지는않을것이고

또한나를영창에넣으려면적어도위관장교두명과선임하사두명그리고

내무반고참도두세명정도는징계를받아야한다,

부하대원들의고충을무관심하게넘겨왔고중증의환자를보살피지않고근무를서게

한사실등그들의책임이환자인나보다는더클것이므로

그래서나는자신있게후송을가야겠다는일념에희망을걸었다.

그러나실천에옮기지않으면소용이없으므로이를악물고눈은지긋이감았다.

목에대었던칼빈총구를앞으로빼고,그리고앉은자리에서밤하늘을향하여

조용히방아쇠를당겼다.아주부드럽게그리고거리낌없이…

약실에있던한발의탄환은발사되었고..

밤에적막으로물든화학산줄기에땅~!하는단발의총성이울려퍼져나갔다..

5초정도흘렀을까?

중대당직사관실문이쾅하고열리고당직사관의놀란목소리가울려나간다.

"후문~후문보초~이거무슨소리야?어데서난소리야?"

"네모르겠어요산위에서난것같습니다"

웃긴다,80m밑에서난총소리를보초가어서난줄도모르다니..누가잠자랬냐?

하기야계곡에서울린한밤에총성은방향을찾기힘들긴하지..

심야의총소리한방으로중대전체가비상이걸린시간은1분도안됐다.

그리고몇분후이사람들은내가총을들고터벅터벅걸어서

중대본부까지가는동안냇가쪽에서

총소리가났다고생각하는사람은아무도없었다.

당직사관이나를발견하고는상황을묻는데고맙게도내눈에선또두줄기눈물이

흘러내리고있었다.당직사관이볼때처절하리만치실감나게보여야했기에…

"박일병너냐?네가쐈냐?"

"네제가그렜습니다,한발만더주십시요이번엔꼭~.."

하고말문을닫았다…..

그리고본부중대의당직사관과많은고참들은그밤을내가어찌할까봐

통증으로신음하며자는나만바라보고(監視하며)시간을보낸후아침을맞았다.

모두들근무나가고텅빈내무반에서나혼자늘어지게정말오랜만에단잠을잔후

08;30경쯤눈을떳다.

어제의일이이제곧반응이올것을편안한마음으로기다리고있었다.

아마사단장까지보고가되었는지는알수없으나워낙사안이큰사건임으로

어느누가나서서이래라저래라할사건은아니였다

항상착하고다정했던인사참모부선임상사가내무반문을들어온다

아마인사참모의지시에의하여특명을갖고오는것이리라.

"박문규이자식어디있어?이리와이놈새끼영창에보낼테니~!"

하며옷을입고있던나를그따듯한손바닥으로내볼을탁하고때린다이것이바로

사랑의매가아닌가?맞아도분하지않고행복한그런매

"이놈아아픈걸예기하면않되냐?말도안하고혼자앓고있어?"

(상사님참답답하슈,예기했다간고참들한테더죽는답니다…)

"아침은먹었냐?관물챙겨,너영창갈거후송보내는거야~!"

인사참모찝차였던것같다,

선임상사의픽업을받으며사단의무중대로후송되었고

이상한것은사단의무중대에서무슨이유인지나에게만극진한대우를하며치료를헤준다.

불침번도열외점호도열외그저인원파악만하면되었다.

몇일후다시육군101후송병원으로입원발령이나고입원하게되었다.

보병제xx사단사령부

의무중인명병제xx호196x,xx,x,

수신제2군단장

참조101후송병원장

제목사병병후송

인적사항.

군번118xxxxx일병박문규111후송병원입원196x,xx,xx,부전출.

196x,xx,x

보병xx사단장소장XXX(인)代

부관참모소령홍길동(인)(서명생략)

지금인사명령은어떤지모르지만대략이런인사명령이었다…

인간사요지경이요.새옹지마요.또어떤땐호사다마라고도한다.

오로지작은주먹하나에,딸랑알두개달고,쥐뿔도없이몸뚱이하나로3년을버티겠노라고

이악물고입영열차를탔던그날부터~오늘이시간까지인간박문규는삶의애환과처세술,

그리고뱃짱,그리고불타는정의감(?)을키우고사나이중사나이로태어나기위한

혹독한담금질을해온것이였다면맞는말이다.

101후송병원행정과에입원신고를마치고이비인후과병실에입원되어동시에민간인인

여간호사에게내피를뽑아받치며신상신고서를써서제출하였고잠시후중위계급장을단

군의관앞에불려가상담및진찰을받았다.

"언제부터그랬읍니까?"

"한달전산악벙커작업시작때부터몸살이나며귀가간지럽더니고름이나오기시작했습니다"

"쉽게안났고오래걸릴겁니다,꾸준히치료해봅시다"

아직까지사회에서20여년을앓아왔던중이염을군대에서치료해서완치를해보고싶은희망이샘솟는다.

박문규의고질병이던귀아픔,양쪽고막도썩어녹아버린만성중이염이낫는다는,

그래서군대의의학이나과학기술이사회보다실력이월등히좋다는소문에희망을갖고

군대에서귀를완치하겠다는생각으로두번째이며마지막인육군병원생활을시작하게되었다.

ENT(이비인후과)병실환자들은사지는멀쩡하다그래서나이롱환자로보인다.

이비인후과과장과간호장교들이나를신상기록과함께관심있게살피며또살핀다.

군의관의면담과초진을받은후CP인젝션한대포동탱탱한히프에맞고내복약으로

항생제인다이아찐정을처방받아복용하기시작했다.

간호사의안내를받아이비인후과병실로가서내무반장(병원기간병상병)에게

신고하고환자복과침대를배정받았다,

그리고현관입구왼쪽에파티션으로구분된한평정도의방에있는책상이

내것이라고하며주는데

거기엔40명환자들의병상일지와알콜스펀지,혈압측정기등신입환자들이오면

신상신고서기록하고

간호조무사를도와채혈하고,혈압재고챠트를써서군의관에게주는일을

하는것이다.

웬일인지의아해하자벌써군의관과간호장교들이나를병실실장겸공급계를

시키자고했단다.

하하하또감투다,어찌이런일이^^*………

여기서도감투복이터진것이다.ㅎㅎㅎㅎ

그렇지않아도병원에신규로입원하면전입고참이신입환자에게신고를시키고

병실의귀찮은일과힘든사역을우선하여시키고심지어는조금씩지참하고있는돈을

검색하고이상한명목으로지출하게하는것으로알고약간겁먹고있었는데나보고

병실의장을하란다.ㅋㅋㅋ

두말하면입만아프지이런것을사양하면고문관이아니겠는가?

무조건오케이다.

(1969년작111후송병원에서자화상)

병원에서의하루일과는

07:00까지침상정리정돈및세면,

08:00까지조식종료

08:30~12:00오전진료

12:00~13;00중식

13;00~17;00오후진료

17:00~18:00석식

18:00~21:30정훈교육및

자유시간,점호

21:30~자유시간및취침

내가하는일은

신입환자신상기록작성및

고충상담과

사제약수거처리

혈압측정

병실물자공급및보급품

수령분배

병실환경관리

군의관과간호장교의지시사항

이행및전달등이었다.

그렇게병실실장이되고입원,퇴원환자들의서류정리와보급품의지급등

환자들의복지생활에불편함이없도록앞장서서많은노력을해나갔다.

당구장도시간별로이용하게하고,매점도교대로가고,독서실,탁구장등을이용하도록

주선하였고심지어는구내이발소에가서이발도구를사용하기로

협조를받아내가직접환자들의두발관리를해나갔다.

물론나는신입환자는일주일정도는당번을시키지않는전통도만들었다.

역대병실실장이동료환자들의복지를위하여이렇게해준사람이없었다한다.

저녁일과시간이후에우리병실에선매일웃음소리와우렁찬합창(군가)소리가병원

전체에울려나갔고이비인후과병동의박문규는병원에서알아주는인사가되었다.

그리고신입환자와둘이,어떤땐기간병과동행하여가끔병원밖의포장마차로나가

막걸리를마실수있는여유도갖게되었다.

신입환자가나에게신상신고할때에그가어느정도의자금이있는지파악을하고

그후에그에게술좋아하냐고물으며한잔먹자고제의하면

100이면100모두가자발적으로반가운표정으로자기가산다고하며호응하고

따라나서막걸리한주전자정도즐기다가들어오기도했다,

지금생각하면술이좋아서벌린조금미안했던나의행동이었다.ㅠ,ㅠ

그렇게생활하던어느날신입환자가한명이들어왔고

나는항상하는방법으로그가쫄지

않도록마음을풀어주고혈압재고채혈하고신상신고서도받고입원차트를기록해나갔다.

그친구의이름은"이X선이었고서울의명문XX대학을나온아주잘생긴동갑내기환자였다.

그에게특별히잘해준것도없는데그가대뜸던진한마디가

"공급계님필적좋으시네요,혹시차트좀쓰시나요?

하는물음이었다.

"아니뭐극장간판좀몇번그려봤지요,왜요?"

"아말씀낯추세요실장님이신데…저기,내친구가춘천에근무하다이번10월에

제대를하는데아직후임을못구해서…"

하며말끝을흐리며잘부탁하다고인사한다.

차트를쓰고춘천에근무한다?그러면뭐하는곳일까?잠시동안생각하다가잊어버리고

그에게도다른환자와다름없이편안하게해주었다.

이친구모든환자들과마찬가지로입원신고를되게엄하고무섭게당할것으로생각하고

엄청쫄아있었는데전혀다른인간적인대우를받았다고생각했었는지도모른다.

그러나내가누구인가?중딩때도매맞기싫어서학교를안가고퇴학당할번했던

사람이다,그런내가아무이유없이누구에게겁을주고위해를가하겠는가?

군인은전쟁시피를나눌동료로서서로를위하고보살펴야하는것이도리아닌가?

몇일전1969,7,20에아폴로11호가달에도착하여미국인

닐암스트롱이발자국을달에찍은우주시대다.

집에서든학교에서든사회에서든우리젊은이들이이나라를지키고이끌고갈인재라고했다.

그들모두가하나.하나고귀한개성을갖고있는인격체다,

그러므로남에게피해를주지않는한우리모두는그인격을존중받아야함이맞다.

나,박문규는그런마음으로이세상을사는마지막날까지최선을다하여살아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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