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5월의일이였다.
논산훈련소의정규훈련이끝나고이병박문규가드디어전방으로배정되었다.
사실그근처부대로배치되기를은근히바랬는데그것은내마음뿐이었다.
배출대에서통보받은103보충대.
전방부대에병사들의경유지춘천103보로이동하기위하여춘천행열차를
인솔자와함께올라타자리를잡았고춘천으로이동하는다른병력들을
기다리며얼마간의여유시간이있었기벼라별생각을다해본다.
내가남처럼빽만있었어도전방으론안팔려갈터인데…
내가재수만더좋았어도논산훈련소나충청도나경기도에있는부대로팔리지않았을까?
아니야103보에서도잘하면카튜사나춘천지방의특과(편하고안전한)부대로갈수있을거야..
등등의온갖잡생각을다하며나자신을위로하며시간이흘렀다.
"구론산~!"구론산디럭스~!"
십이삼세쯤되어보이는사내아이가지금의박X스와같은음료를한박스를들고열차안에서
행상을하며지나간다.
주머니에아껴쓰고남은돈최후의500원이딱한장있다.
목도마르고구론산디럭스하고생각만해도
달고세콤하고노란약물인데비타민이풍부하다고들었다.또단숨에마시지않고
두번,세번에한모금씩입속에서우물우물하며이맛저맛느끼면입안에가득히퍼지는그맛,
비타민향기와새콤달콤한그맛에군침이돈다.
잠시후에돌아오는아이를불렀다.
"꼬마야얼마냐?한병다오"
"20원요한병줘요?"
"그래한병줘근런데잔돈있냐?"
하며달랑남은500원을내밀었더니바꿔다준다며구룬산박스를나에게갖고있으라하고
돌아나간다.
(당시사용되던최고고액권)
그런데이친구가잔돈바꾸러가서는다시는내앞에오질않았다.
기차가출발할때까지도내애간장을태우며나타나질않는다.
안절부절하며꼬마가나간쪽을
아무리처다봐도꼬마는나타나지않았다11개남은그론산박스를나에게맡겨놓고….
아~~어처구니가없다…
참으로당돌하다,
열차안에있는군인들이만에하나라도저를잡으려고따라내리지못할거라는과감한생각을
하고있었던것이다.
서울은눈감으면코베어간다고했는데,
논산은꼬마아이들도눈뜬군인의코를잘라간다.
참고로당시500원의가치가얼마나되었을까?며칠뒤내이병한달봉급을받았는데거금
120원(?)이었다.
나는그사건이후로돈갖고벌어지는모든거래엔먼저받고그다음에주는습관을갖게되었고
지금도그때그렇게어이없게노략질당한5백원을못잊고있고
지금도살아있다면오십세중반이되어있을그꼬마를
무덤에가는그날까지도잊지못할것이다.
논산훈련소를갖수료한병사들의사기를꺽어놓는논산의군인열차안에서군인을
상대로자행하는삥바리꾼들,
그당시엔어린아이가고액에눈이뒤집혀본의아니게저질렀던일은아니고
그를조종하는두목급의어른이잔돈바꾸러온아이에게500원을빼앗고숨어있으라고
가르쳤을것으로생각된다.
이제는그런일이발생하지않을거라고믿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