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그녀와의 추억 그리고 이별…
그리고이별

그날저녁꿈에그리던그녀의목소리를수화기로들었다.

울먹이는듯한그러나반가워하는그녀의목소리…

한시바삐그녀를보겠다는일념으로세차게쏟아지는초겨울비속을뚫고약속장소인

맥심다방으로택시를타고달려갔다.

그리고그렇게그리던그녀와드디어만났다.

무슨말이필요할까?

보고싶었노라고,

갑자기사라져서미안했노라고,

연락할모든방법을다동원했노라고,

그녀또한두번째로면회를와보니전출했다는통지를받고하늘이깜깜했다고,

오빠의진실이이것이었는가며,

그동안몇번을병원앞길에서서성거렸다는것이며.

트럭을타고가던사람이오빠였을거라고,

그런데도중에내리지않은것을보면아니었을거라는거,

잊을까?잊어야할사람일까?하고고민했다는것,

이런저런이야기를하며

그동안못다한이야기들을

엉킨실풀드시풀어나갔다.

(1969,11월작)

그녀와의두번째데이트는비오는그날오후11;30까지였고그녀가사는곳집근처까지택시로

가서네려준후

01:30경에부대로돌아와잠을청했다.

아니청하지않았는데도잠이소로로찾아와아주엄청맛있는단잠을잤다.

그렇게재회의기쁨을나누었던나는그해겨울눈이많이쌓인어느날

그녀의벙어리장갑에내손도같이넣어꼭잡은손을내야전파카주머니에넣고

밀고끌고당기며그렇게즐겁게겨울밤거리를걸으며데이트를즐겼었다.

한동안말없이걷던그녀가절망의한숨을쉬며

"오빠미안해서어떻게해요?"

"인제보고싶어도볼수없는곳으로가야돼요"

하는그녀의말을들었을때까지….

이말을하기까지얼마나힘이들었었을까?

생각하며하염없이눈물을흘리며돌아서는그녀를

그녀의행복을위하여보내야만했다.

그녀가가족과함께멀리떠난다며살며시다가와

나의어깨를잡고입마춤하며

그녀의눈에고인눈물을보는순간

나는

억장이무너지고숨이막히는아픔을참으면서도

그녀를가지말라고잡지를못했다.

그러나다시한번그녀의손을꼭잡고내가해준말은

"내가사랑하지만사랑하는가족과같이떠나야한다니잡지않을께,

하지만부디나보다더행복해야돼…"

이말뿐이었다.

그리고그녀를택시를잡아춘천까지같이가서내려주고사나이우는마음,

그녀몰래아린가슴을쥐어박으며

어둠속으로사라져가는그녀의뒷모습을오래동안서서보면서…

가슴에그쓰라림을기억하며….

그렇게헤어졌다.

그날밤그녀가입마춤할때의보드러운향기와감촉을간직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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