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후그녀를우리집으로데려가아버지에게인사를시켜도될것같았기
퇴근시간에마추어그녀와만나데이트를끝내고집으로같이갔다.
동생들과놀며시간을보내고있던중놀랍게도동생이두는바둑을비록초급이지만
옆에서훈수를할정도였고중학교에다니는동생의교과서한자를또박또박가르칠
정도의지식도있었다.
내가바라던이상의현명함이나를놀라게하였고그것은더욱그녀를더욱존경하고
사랑하게하였다.
그것뿐인가?
이녀도나와같은해에운전면허를따고짧은기간이었지만이미택시도운전했던프로
여기사였던것을나중에결혼하고서알게된다.
밤10시경아버지가퇴근해오셨고아버지와인사를한후
마루와안방을넘나들며동생들과나누는이야기등하나도놓지지않고미소지으며
일거수일투족을관찰하고계시는아버지의눈길을나는느끼고있었다.
다만어머니는무슨일인지갑자기말도없이시골(보은)로여행을가셨기에같이정식인사를
못했고아버지와동생들과만시간을보내고있었다.
어느덧시간이자정에가까워져11시쯤되었다,너무늦었다,
집에까지가게하려면지금나가택시를타게해야한다.
모두에게인사를하고나오는데아버지가대문까지나와그녀가걸어가는모습을보시며
"사람괜찮다네사람으로해라,안들어올거지?..대문건다."
하시고대문을잠그신다..
허허…그..참…우리아버지대단하시네…
하고속으로웃으며앞에가는이녀에게쫓아가이녀의손을잡고쾌재를부르며별이총총한
훈훈한5월의밤길을호젓이걸어나갔다.
…………………………………….
그런데시골에다녀온신어머니가커다란실수를하셨다.
나와아버지에게는한마디도말씀을안하고며느리감을보고오신것이다.
어머니의자식사랑의작은실수하나가아버지와나의실수로연결되는것은
절대있을수없는일어머니의며느리감의설명은키도크고,그레머에살림도잘하고있고
자식도잘낳게생긴팔등신이라고하시지만
나는단호하게거절했다.
"엄마~설령엄마말이맞아도이젠늦었어그러게왜모든일을엄마혼자생각
대로해?
시골가기전에며느리감보러간다고한마디라도했으면이런일없었잔아?
엄마가보신아가씨가많이예쁜아가씨지만이아가씨도나에겐과분해
아버지도좋아서승낙하셨고,그러니아깝지만이제그예기는그만합시다,
이미업지러진물인데큰아들이여자에게몹쓸죄를짖고살면안되잖아?"
어머니는낙담하면서은근히골을많이내고있었다,하지만어찌하랴…..
그녀로부터가게로연락이왔다,
내일장인될분이비번으로쉬는날이라고,그분은포도주를좋아하고,고기는닭고기,
과일은제주밀감을좋아하신다고했다,
다음날송현시장에서나무상자로된천양포도주한상자와제주밀감한상자,그리고
양발을묶은커다랗고시뻘건장닭한마리를사서택시에싣고그녀와같이그녀의집으로
달려갔다.
인천용현동그만그만한집들을새로짖고있는마을의벌판에단독주택한채,
그곳으로밀고들어가짐을풀어놓는데부엌에서사윗감온다고기쁜마음으로요리를하시던
그녀의어머니가미소를띄운얼굴로나오며반갑게맞아주신다.
두번째뵙는장모님께공손히인사하고
"아버님께인사드리겠습니다,어데계시지요?"
"애아버지지금방에서주무시는데.."
장모님의말씀에긴이야기필요없이나는내생각데로마루로올라가며
"술상좀봐주십시요"
하고그녀를보니
"아이모르겠다될대로되라지뭐"
하고무언지모를두려움에대한각오라도하는듯한표정으로아랫방앞에서안절부절
하고있고,
나는방문을열고들어가자마자망설이지않고내의바람에아랬목에서누워있는분을
향하여소리쳤다.
"안녕하십니까?사위감왔습니다~"
아마도연출이였을것이었다,분명사위감이온다고했는데아무리피곤해도대낯에
내복바람에이불속에서자고있는모습을보이는것이….
깜짝놀란듯일어나며이불을대충뭉쳐반다지위에올려놓으며옷을찾아입는모습이그것을
말해주고있었다.
장모께서들어오며이불을정리하면서거들어주신다.
"영희아버지영희신랑감왔어유"
"어?그래아참그랬지"
하며자리에정좌하시는장인께다시큰절을올리며
"장인으로모시겠습니다~"
하고크게읖조아렸다.
한참을나를위아래헤아려보던장인이하시는말씀이조금언짠아져온다.
"나는우리영희아직시집보낼생각없는데.."
‘장인어른저같은사윗감놓지시면후회하십니다,이왕이렇게된인연이니
좋은사윗감이라고생각하시고사위하나삼아주십시요"
하며또다시큰절을올렸다.
"저장모님술상좀봐주시지요,장인장모님께약주한잔씩올리겠습니다"
"어?어느새술상도준비됐어?"
"예이사람이당신좋아하는포도주하고밀감한상자와장닭도갖어왔어요"
장인장모와나의첯대면은이렇게번갯불에콩튀기듯이루어졌고이날장인으로부터
6월중에상견례를하자는제안을받아냈다.ㅎㅎㅎ
6월10일인천인현동삼화고속버스맞은편의모다방에서양가부모님들과상견례가이루어
지고한달뒤7월10일약혼날을잡았다.
나의간판집은점점운영이어려워지고있었고나는수리중인선박들의도색하는일을
도급받아동생과함께뜨내기일을하며꾸려나갈정도로지지부진했다.
간판업이사양길에들어서는지현격히일거리가줄고먹고살기가그야말로공장공원이
훨씬나을것같았다.
아버지가6월말경때맞춰한국기계(전:대우중공업,현두산:인프라코어)에서
도장임시공을뽑는다는말씀과함께이력서를내보라고하시는데도장공이라면출중한
정통기술이있으니다니다가임시공이라고짤리지는아닐거라고생각하면서
기꺼히응시하고자
남들이흔히쓰는문방구에서파는양식이력서가아니라앏은습자지에
붓글씨체로상세한이력서를써서증명사진과함께한국기계총무과로우송했다.
7월초한국기계에서도장공취직실기시험일자를알리는통지가왔고실기시험날
약100여명정도의입사지원자가나와함께실기실력을심사받았다.
100여명의지원자를이력서와함께면접을끝내고나와다른한명(동년배,최명X)은
별도로120cm*240cm크기의화판한장과붓한자루검은페인트한통씩주며
1,자신있는그림한컷그릴것=내가누군가?
극장간판도그렸던사람이었고지금은인천에서내노라하는간판가게사장이다.
네모난내자화상을그려놓았고
2,고딕체로한국기계라는회사명을쓸것=화판에줄이나칸도안그리고점4개를
찍은후그위에큼직하게
시험관인공무과장과면담시내이력서가특이해서골랐는데,그런데자필이력서입니까?
임금은얼마를원하십니까?
"자필입니다,쌀5가마값만주면어떤일이던지하겠습니다.
쌀두가마는먹고,한가마는입고,한가마는아이들교육하고
한가마는저축하려고합니다"
라고딱부러지게대답했다.
그리고모든사람이면담이끝나고퇴근시간까지시험장인공무과작업장밖에서옹기종기
모여담배를피는등수근거리고잡담하며합격자발표를기다리고있었다,
그리고우리2명은별도로불러합격발표와동시일반페인트공보다거의두배의임금으로
당당히합격되었다.일반임시공일당8시간에650원~670원,
나와다른2명은일당1,220원한달만근시36,600원잔업70시간정도추가하면50,000원으로
10년된9급공무원의3배월급이었고쌀7가마값이었다.ㅋㅋ~
야~~~호~~^^이것이나의능력이다ㅎ
7월15일부터출근하기로했다.
1974년7월10일
드디어기다리던약혼식용현동처갓집에서약혼식진행중예물교환의식이끝나고
"누군가새신랑소감과앞으로의각오를들어봅시다"
하는제의에분명하게소감과계획을발표했다.
"저는그동안돈은못벌고술과여자와놀기를잘했습니다,그러나오늘이후로그세가지는
버리고돈을잘벌고아내를사랑하고부모님에게효도를잘하는사람이되겠습니다"
라고큰소리로분명히말했다,
그것은나의다짐이었고이녀에대한나의진실한약속이었다.
그런데박수소리가왜안나오는건지….내참~
내말이믿기지않았나?…..
1974년7월15일한국기계공업주식회사에도장공(임시직)으로출근하여
대한석탄공사와대한석유공사쌍용씨멘트화물수송용화차를생산하는데
이화물차량들을도장공들이도색을끝내면뒤이어내가흰페인트통과붓을들고
하루에4량정도를글표기작업을했다.
선임자이며현재나의사수는하루2량을잔업까지하며처리한일을
나는혼자서4량씩을간단하게작업완료해나갔다.
(나의주업무는화물열차의옆면에아래의숫자와글씨등을표기하는일이었다)
1976년2월1일,창고서무로일을하던중대우그룹의회사인수팀에의하여많은인원이
정리되며5월에발표된자재부인수인원명단에서빠져버린것이다.
졸지에무소속대기발령상태가되었으나월급은계속나왔다.
불명예스러운사태를당하고너무황당하여그날로머리를백구로자르고뒷주머니에는작은
손er를갖고다녔다.
(그때악에받혀삭발을하고한달쯤되었을때모습)
한마디로
"어느넘이나를인수자명단에서뺏는지찾으면가만두지않겠노라고"
이때제일겁먹은사람이나의자재창고계장김XX이었는데그가나를비서실로발령이
날것으로알고명단에서제외했다는것이었다.
그일또한너무잘난나때문이었으니…
어느날김창원사장의비서실에서사장비서실로오는것이어떻겠느냐는제의가있었고
그사실을그에게보고를했으니당연히나는비서실에서끌고갈것이고그러니다른한사람을
한명더살리고나를뺄수밖에없었으리라.
이런것들이부하를거리고있는조직의상사들이해마다또는늘상있는부서이동과조직개편때
부하직원들을모두다품에안고가지못하고누군가는어쩔수없이버려야하는아픔이리라.
그러나나는달랐다,정말달랐다.
내가책임자였을땐죽을힘을다하여그들을다안고다녔다.
지게차와굴삭기생산공장이별도로독립사업본부운영체제로바뀌며대우의인수팀중
주요인사한분이나를자재관리부에서중기사업본부노무관리부서로발령을내었다.
본부장이하400여명의사업부인원의인사발령,급여계산,출퇴근과복지부분까지맡았고
비록직급은5급말단이었지만제반인사,노무관리업무를앞장서서진취적으로수임했다.
이렇게내능력을인정하고알아주는중역간부들의배려에감사하며그보답으로열심히
일을해나갔다.
나는관리직에서27년을6시에기상하여30분에식사하고7시에출근을했다,
남보다한시간을먼저출근못한날이별로없지만그런날은하루종일일손이안잡히고
뭔가큰실수를한것같거나허전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