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잊지못할 6.25피난길(3)

논으로숲으로수십여명이순식간에도망가기시작했고

그광경을목격한붉은완장의사내들이일제히쫓아따라간다.

신작로에늘어져있던피난행렬은도망가는남편이나아들이무사히이곳을빠져나가기를

바라며이내탄식을하며남자들이달아난방향을뒤돌아보며또뒤돌아보고

속절없이피난길을재촉해야했다.

어차피죽기아니면살기,

도망가다죽으면죽었지공산당들에게잡혀가공산당이되는것은절대로못한다.

저사람들이누구인가?

해방되고부터남로당이니,노동당이니,공산당이니파를갈라잘난척하며,

부자는무조건부르조아사상에물든파쇼분자로서공개처형해야할

인민의원수이며,지주는가난한농민의피와땀을착취하는공산혁명에

거치장스러운반역악덕지주다.

라고했다.

공장에들어가일을못하게파업하며노동자를해방한다고,맘에안들면끌어다가

자아비판하게하고인민재판하는것을여러번보아왔다.

심지어는사장은종업원을착취하는인민의적,민중의반역자로몰아고발하고

즉석에서재판하고하루아침에공장을뒤엎고공장문을닫게만든사람들이다.

이나라를황폐한나라로만들어놓고단숨에무너트려북한의김일성에게바치려고

가난하고핍박받고힘들게살며부자에게억메어살던노동자농민들에게책임자라고

완장을채워주며말도안되는이상한감투를씌워주었다.

조금모자라고단순했던노동자와농민들은이상하지만감투를쓰고보니

그동안윗전이라고거드름피며부려먹던많은사람들이모두허리를굽히고복종을

하는데어찌좋은세상이아닌가?

그들은마치인민의낙원공산당세계는똑같이일하고똑같이나누어먹는그야말로공평한

세상이라는그거짖에쇠뇌당하고만것이다.

그래서

모든인민이공평하고평등한세상을만들고자앞장서서죽창을들고나와있는자들이다.

그것이인민해방군이었다.

(1948년남로당빨갱이들로부터압수한끝이뾰족한살상용죽창;자료사진)

그러니이렇게끝없이연결된피난행렬이전쟁을피하여피난을가지만사실은저들공산당에게

잡혀가살기싫어서피난을가는것이었다.

나와같이도망가는남자들은이미그런사실들을해방이후많이보아왔기에몸서리치며누가

뭐라안해도도망을갈수밖에없었다.

그러나

쫓고쫓기는추격전도잠시였다.

뛰어봐야벼룩이고부처님손바닥에손오공이었다.

도주로를알고있었던인민해방군(자칭)들은이미요소요소에서우리를기다리고있었다.

반항도,몸부림도몇번못치고그들을따라가야만했다.

몸부림을치는우리들의등과배에죽창을들이대는데어떻게반항을한단말인가?

잘못해서재수없이저죽창에찔리면큰일이라는생각으로순순히그들을따라갔다.

아니우리국방군들은뭐하길래이들이활개치며길을막고피난민들을체포하여끌고가도록

놔둔다는말인가?

우리순경들은다어디로가고저런빨갱이들이백주대낯에의기양양하게인민을해방한다고

붉은깃발을흔들며죽창을휘두르도록놔둔단말인가?

국민과나라가이지경이되도록대통령은뭘하고있었고그잘난애국자정치인들은

뭘하고있었단말인가?

그러나지금그런것을따져뭘할까만

내식구와나의생사가달린이순간만감이교차하는것은

내가이세상에태어날때때를잘못타고태어났는가?하고체념하기엔몸아끼지않고

열심히살아온나의인생이너무억울하고처량하고분했다…

그러면서마음을가다듬고

같이잡혀가는사람들과내생각이같다면우리모두가몇십명않되는빨갱이들때려뉘어

버리고다시도망을갈수없을까?

하며옆사람들을처다보니하나같이샌님이고약골에죽도못먹고산사람처럼

삐쩍마른사람들뿐이었다.

도저히그렇게해서는안될것같았다,생각도말자………

이생각저생각하며얼마를그들에게둘러쌓인체논뚝을따라걸어갔더니멀리바다가보이고

염전이보였다.

멀리앞쪽에서도수십명의남자들이잡혀서개끌리듯우리쪽으로끌려오는것이보인다.

그렇구나염전이다,염전소금창고에우리를가두려고하는구나,

하고생각하니이또한전화위복의기회가올것같았다.저곳에만같히게된다면나는다시

도망가기가수월할것같은생각이났다,

순간나도모르게내입가엔엷은미소가지어졌다가사라진다.

사방을둘러보았다,

천천히아주천천히..우리가잡혀온방향과내가뛰어달아날저쪽방향의염전들

그리고그앞에산하나와그뒤에있을안보이는신작로…

신작로가나오면무조건해가지는반대방향으로만뛰면된다,

하늘을보니해가정오를넘어약간기울어있다한시나두시는되었을것같다.

이제얼마후해가지겠지….

잡혀와창고에모인피난민들이얼추100여명은될것같았다.

필사의도주를하여힘들고더운데뜨거운했빛에힘들게끌려왔더니소금창고안은

컴컴하지만시원해서살것같았다.

한참있으니따발총을든인민군하나가나타났다.

저놈은해방이후이마을어딘가에계속숨어있다가

전쟁이터지자은둔해있던자기세력들을긁어모아50여명정도의병력을확보하고

통솔하고있는것같았다.

그런데총이몇개안된다,그것은나에게아니우리에겐엄청난행운이었다.

대장인듯한저놈과군복을어색하게입고있는또한놈이따발총을들고있고

그리고약5~6명이구구식장총을들고있을뿐이다,인원에비해무장이너무초라했다.

나머지놈들은죽창으로무장을하고책임자의지시에따라대장동무,책임자동무.

이렇게복창하며바쁘게움직이고있었다.

대장인듯한놈이앞에놓인나무상자위로올라가으시대면서일장연설을하는데내귀엔하나도

들리지않는다,들어봐야그소리가그소리열흘삶은호박에이빨도안들어가는소리다.

"애~친애하는남조선인민여러분,어제새벽4시를기하여…이승만독재정권에서…

착취당하고…미제국주의..노동자농민을해방시키고자…어쩌구저쩌구…위대한

지도자동지김일성장군의결단에..등등…"

참으로들리는말마다역겹고가증스러웠다.

해방된지5년이지나이제는나라전체가안정되고

엿새를일하면공일하루를쉴수있고그뿐인가반공일(토요일)은반나절만일하고놀면서도

간조를받아먹고사는데,누가착취당하고누가착취를하고누가인민의적이란말인가?

한참을열변을토한해방군놈이나무상자에서내려오자앞에앉아있던피난민중한명이

"점심때가지났는데밥은안줍니까?배가고픈데해방운동을어떻게합니까?"

하고한마디하니여기저기서

"그래요,맞아요먹을것부터좀주시오"

라며좌중이시끄러워진다,순간해방군이라는놈들가관이아니었다.

"위대한김일성장군의영도아래기아와추위에헐벗은남조선인민을해방시키고자

하는우리해방군들은몇끼굶어도배고고프지않다이겁니다,잠시기다렸다가저녁을

먹도록할테니까불평하지말고기다리십시요"

이놈들아마도우리를잡아다모아만놓았지식량등군수품조달은미처생각못한것이분명했다.

이놈들목적은이렇게라도남한의후방교란을획책하여김일성의남침전략에일조를하는것이

목적이었다.

나는안다,네놈들이100여명이나되는이인원의먹을것을해결하려면인근민가로가서구해야

하는데쉽지않을것이다.아니불가능할것이다…

책임자놈이장총을든세놈을부르더니먹을것을구해오자는작전을짜는것같이보였는데

잠시뒤장총세놈과10여명의죽창부대를더끌고밖으로나갔다.

그리고남아있는놈들은우리가생리적인배출시는1명에2명이붙어밖으로따라다녔다.

나도두놈과함께뒷간을간다며밖으로나와아까돌아본주변정세를다시한번더확인하고

도주계획을굳혔다.

다시들어와태연하게넓게자리잡고잠을청했다.

배가고플땐잠자는것이좋다며정말로눈을감았다,온몸이얼마나나른한지스르르잠이온다.

얼마나되었을까?

아까나갔던죽창든놈이들어와따발총을들고있는놈에게뭐라고귓속말로주고받더니

우리를한번돌아보고는모두가나가더니밖에서문을잠군다.

왜그럴까?먹을것구하기가힘드니까그냥가둬두고감시만하다가나중에오려고하는걸까?

궁굼하지만참았다.그리고밖이어두워지는것을보고는아까보아둔벽으로가서판자를

주먹으로두드려보았다.

조금만힘을주면떨어져나갈것같았다,두장만떼어내면밖으로충분히나갈수있을것같았다.

일행들이내행동을유심히보고는모두들고개를끄덕인다,모두들도주의의향이

있는것이었다.

이제어두워지기만하면된다.

…………………………………….

창고문을두두리며밖의동정을살피고자감시병을불렀다.

"보초동무~보초동무~뒷간(변소)좀갑시다~"

…………

밖에선아무기척이없었다.

이놈들이배가고프니까문을닫아걸고어데론가끼니를해결하러갔을것으로생각되었다.

천하에나쁜놈들~너희배고프면우리도배고프다,

흥~위대한인민해방군이라고?

속으로끊임없이욕을하고이를갈았다.

밤이깊어지기를기다리며지금도또공포에떨고있을내사랑하는식구들생각에

서러움이북받혀온다,

아~지금도걷고있을까?아니면어디서자고있을까?

문규엄마가그힘든구르마를잘끌고가고있을까?

몸이부실한문규녀석잘버티고있을까?

애엄마와어린애둘밖에없다고해꼬지는당하지않았을까?

이제여기서나가면무슨일이있어도다시는절대로잡혀오지않으리라.

나는매순간이렇게다짐하며이를악물고생각을하며또한번밖의동정을살피며옆사람에게

시간이얼마나되었을까?하고물으니자정이되었을거란다.

아~여기로끌려온시간이열두시간이넘었던것이었다.

그긴시간을불안과공포에젖어떨고있으면서두고온가족들을걱정하고있는

여기에갇혀있는100여명의피난민들의얼굴을돌아보았다.

모두가초롱초롱한눈빛으로살고자하는희망을버리지않고가족에게돌아가겠다는의지가

충만해있었다.

"자~나는이벽을뚫고도망갈겁니다.여러분들도각자알아서도망가세요~"

나는그들에게내가도망가는방향을알려주지안았다.

혹시라도잘못되어나는성공했어도실패한사람들이내가간방향을발설이라도하면

안되므로딱그말만하고아까봐두었던송판을발로밀며힘을주었다.

삐거덕~하며송판두장이밀려나갔다,몇장을더밀어내고밖으로상반신을내놓고주변을

살폈는데아무도없는것이확실했다.

여기저기서벽을처내고송판을뜯어내나갈곳을만들고분주하게움직이고있었다.

"자갑시다~"

하고내옆사람의어깨를탁치고튀어나갔다.

그야말로순식간에염전창고벽에수십군대구멍이뚫리고그곳으로100여명이튀어나와

사방으로분산되어도주하기시작했다.

염전을넘어또염전,그리고뚝길,미끄러지며,넘어지며100여명이그야말로아수라장을펴며

삶을위하여땅을박차고또박차고달려나갔다.

얼마동안을뛰었을까?염전에서한200m는떨어진것같았다.

너무순식간에이루어진일이었다.정말빨랐었다.

그래도계속뛰면서뒤를돌아보니창고에는남은사람없이모두빠져나왔고

해방군놈들은아직도소식이없었다.

그런데잠시후갑자기창고가아닌창고근처의숲속에서총소리가들려온다.

"따라라락~딱~콩~"

따발총과구구식장총소리가들린다.

한밤에하늘은깨우는따발총소리였다.바닷가라그런지총소리는그렇게크지는않았으나

살겠다고도주하는우리에겐따발총소리는공포그자체였다.

우리로부터는약100여미터거리였다.

이놈들이저희들만저녁을먹고근처숲에서잠을자다가이런황당한일을당하고놀랐을

것이였다.

나와같은방향으로뛰는몇명에게허리를낮추고뛰라고하고나도앞서나갔다.

총알이어디로날아가는지모르겠으나총소리가커졌다가다시작어졌다한다.

생각해보니우리를향해쏠때는소리가컸고반대방향으로쏠때는소리가작은것같았다.

"딱콩,~딱콩,~,따르르르륵~딱콩~"

헉헉거리며달려나가기를얼마후염전에서빠져나와낯에보아두었던산밑에도착했다.

염전을뒤로하고일행몇명과논뚝에기대어다리를펴고앉아숨을고르며주변을

살펴보았다.

일행들이거의도주에성공한것같았고지금도내가보는앞에서산속으로뛰어가는

사람도보인다.

다리를펴고쉬고있으니피곤하고졸음이밀려온다,

그러나일어나다시뛰어야한다,

나에겐나를기다리는내가책임저야할사랑하는식구가애타게기다릴것이니….

일어서며내옆에서계속나와함께하고있는행동하는옆사람의어깨를건들며

"이제그만갑시다~"

하며그의다리를보니발목부위에서붉은피가흥건히흐르고있었다.

그의발목에서선혈이흘러논으로들어가는보는순간나의몸에는오싹한전율이흘렀다.

"당신총맞았어요?발목안아퍼요?"

"총이요?안맞았어요아까뛸때어디에부디첬는데아무렇지도안..어?피가나네?"

하며자기발목을보더니갑자기숨을못쉬고입을벌리고눈을뒤집어뜬체로나에게로

쓸어졌다.그리고숨이막혀헉헉하며괴로워하더니말한마디못하고그대로숨을거두고

축늘어지고말았다.

다른곳은아무데도다치지안았다.

빨갱이해방군놈들이쏜총알하나가그의왼발복숭아뼈위를뚫고나갔을뿐인데,

아마이런죽음을"살"이꼈다고하는가보다…..

이일을어쩐단말인가?

전쟁이싫어서피난을가던사람이이렇게한순간에아무도모르는곳에서비명도못지르고

불귀에객이되어야한다는말인가?

전쟁을한군인도아니고가족들과전쟁을피하고자하며단지남쪽으로가던길이었는데…

아~어쩌다이런일이생긴단말인가?…

어찌하였던나는이곳에서더지체할수가없었다.

지금뒤에선도주하는우리를잡으려고혈안이되어총을쏘며쫓아오고있는

해방군놈들이있기때문이다.

내앞에서억울하게죽어간그를논뚝밑에반듯이뉘어놓으며미처감지못한눈을쓸어내리고

속으로중얼거렸다.

"나는당신이누군지도모릅니다.당신의가족이누군지도모릅니다.

단지나중에라도이렇게억울하게죽은당신의이야기를누군가에게는꼭전해

드리겠습니다."

라고중얼거리는내눈에서는나도모르게굵은눈물방울이맺혀소리없이떨어지고있었다.

따라락,~~딱콩~~!!!

또무서운따발총소리가또귓전에들려온다.

인민해방군놈들의추격이아직끝나지않았다.뛰어야한다계속뛰고또뛰어야산다……

정신을가다듬고산을향해전력으로달려나갔다.

도대체저놈들의총탄에몇명이나맞고쓸어졌을까?저놈들이어디까지따라올것인가?

별별생각을다하며잠시도쉬지않고산속을뚫고계속달리며이리넘어지고저리딩굴고

엎어지며미끄러지며캄캄한숲속을헤쳐나갔다,얼나마그렇게달렸을까?

이제는총소리도저뒤멀리서만몇발들리더니완전히사라졌다.

어두운숲을두시간정도헤메고다닌후에야멀리보이는길을찾았다.

어둡지만신작로임을알수가있었다.

다시뒤를돌아보니

나와도주했던사람들처럼보이는남자들이힘에겨워하며하나,둘씩뒤에보이기시작했다.

나는그들보다는한참앞에서계속뛰어가고있었고그들도힘들게아주힘겹게뒤에따라오고있다.

여기가어디쯤일까?사방을둘러봐도어디쯤인지도저히감을잡을수가없었다.

신작로를올라탔다,탁트인신작로를따라마라송(마라톤)하듯이계속달려나갔다.

이미앞에가고있는내가족이기다리는곳을향하여앞으로앞으로…

배도고프고입과목이매말라자꾸숨이걸리고혀가딱딱하게느껴진다,

두다리엔감각이없었다,

힘이빠져서달리고있는지걷고있는지,그냥다리가마음대로움직이고있는것같았다.

매말라붙어혓바닥도장작토막처럼뻣뻣하다,

입안을마실물로축여야할텐데그렇다고길옆의도랑에앉아허리를구부리면다시는

못일어날것같아서그렇게할수가없다.

아~무섭다…

이렇게달리다여기서쓸어지면다시는일어서지도못하고그냥죽을것같아무섭다.

아~목말라

하고지꺼려보지만말도안나오고입속엔맛없는모래가가득들어있는것같았고

뻣뻣한혓바닥도매마른입속에서움직이질않는다.

얼마를갔을까?

길옆에검은그림자들이한줄로서서나를오라고손짖하는것같았다.

바람이살짝불어오니까그들은팔도흔들고몸도흔들며나를어서오라고하는것같았다.

도저히더이상못가고쓸어질것같았다.

어느틈엔가나는그들이유혹하며손짖하는곳으로나도모르게한발한발가고있는것을느꼈다……

그냥체념하고가까이가서그들을천천히보았다.

그들은아이들키보다는조금더큰옥수수가나란히서서바람에흔들리고있는옥수수밭이었다.

옥수수라는것을안순간얼른대한줄기를꺽어입으로갖어가한입물고어그적어그적

씹어대었다.

입안에옥수수대의단물이퍼진다.참,달고맛있고시원했다.

한참을서서한줄기를다씹어삼키고한줄기를더꺽어손에들고연거푸씹어먹으며

여명이터오는동쪽을향하여계속뛰었다.

아니사실뛸힘은벌써없어졌기에뛸수가없었다,

그냥천천히걸어서가는것도다행이었다.

어제아침에주먹밥하나먹고거의하루를물한모금도제대로못마시고지옥을넘나들며

전력으로뛰며버텨왔으니내몸어느곳에뛸힘이남아있겠는가?

얼마나왔을까?

여기가어딜까하며계속가는중에앞에천천히가고있는한무리의피난행렬이보인다.

그들에게다가가물어보았더니시흥은지났고곧안산을통과할것이라고한다.

땀과진흙으로범벅이된내몰골을보는그사람들의눈치가사뭇안쓰러워하는듯했다.

그들에게물한대접과요기거리로생감자를하나얻어먹고감사의인사를하고그들의앞을

지나다시뛰기시작했다.

얼마를뛰었을까?

날도밝아지기시작했고뚫린앞길에피난민이한무리두무리줄을지어가는행렬이보인다.

저기어디쯤인가내식구가있을거라는희망에뛰는발길이속도가붙어쭉쭉앞으로나갔다.

여자하나와어린애하나없고또하나는구르마위에타고있거나걷고있는모습만찾으며…

그러나지금은시차가맞질않는다.적어도여기서20리(8km)는더앞에가고있을것같았다.

애엄마는하루를꼬박가다가여닐곱(6~7)시간을쉬었다고하면15시간을앞에나갔을것이고

나는겨우대여섯(5~6)시간달려온거리였다,

앞으로도두시간은더뛰어가야따라잡을것같았다.

(피난행렬;자료사진)

오로지내가족을찿기위하여두시간여를그렇게앞만보고뛰어갔다,

많은피난민들을뒤로한체앞질러앞질러……..

뛰면서이렇게중얼거렸다

무사하기만해다오,아무일만없어다오….

조금만기다려라…내가지금달려간다,

여보~~문규야~~필규야~~

아버지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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