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의 父子

(2014,3,23막터질것같은매실꽃망울)

토요일복지관목욕탕.

마을공동목욕탕이다,

입욕료가싸고좀작고오래된시설이다.

노당은

경로우대로2,500원입욕료를내고

매주시몬스와이용하고있는곳.

(대곶면복지관시설)

오늘도냉,온탕을드나들며피로를풀고

탕에서나와한곳에자리를잡고앉아

때(?)를씻고있었다.

몇분전부터인지탕안엔60대초반정도로보이는아담한체구의남자가

자는듯이부동자세로앉아있고

또다른두명이샤워기앞에서목욕중이었다.

갑자기목욕탕문을열고한젊은애(20대정도)가

황급히들어오며주변시선도아랑곳않고

온탕으로

"아버지"

하고뛰어들어간다.

목욕탕이작다고불편하다는말이아니다

겨우성인4명이들어앉으면탕속의물이모두넘쳐밖으로흘러나가고

남는물이얼마없을정도로작고좁다.

이젊은애가탕문을열고들어오자마자

머리는물론몸어느한곳도물에씻지않고서

아버지라는사람앞으로첨범뛰어들어간것이다.

허~얼!!!

공동목욕탕메너가손톱만큼도없는몰지각한놈이다…

사고가났나?

하고유심히살펴봐도그런것같지는않다.

아버지라고불리운사람이혹여맹인으로

가족의부축도없이혼자목욕을왔거나아니면

혹시치매인가?

여러상황을추측하며가끔씩좁은탕안을주시하며

온갖잡생각을해보지만참오랫동안답을찾지못했다.

5분전에들어간싸우나에서나올때까지도

아직도탕에앉아있는아버지라는사람은게속눈을감고있고

앞에다솟이마주앉아

아버지어깨에양손을얹고물끄럼히보고있는

아들(사위인지도모르지만)이

딱한마디한말이있다.

"괜찮으세요?"

"……"

또상상해본다.

아들과싸움을하고화난아버지가목욕탕으로숨어들어왔기에

그러길래아들이라는청년이아버질달래어데리고가려고황급히쫒차온것일까?

요즘얼마나근친상해사건이많은가?

괜한걱정을하는것이길바라지만..

그렇게한동안침묵하며시간이흘러갔다.

약10분?

지금앉은자리에서뒤를돌아보니

천천히

아주천천히아들이양손으로한팔과허리를부축하고

아버지와탕밖으로조심스레한걸음한걸음걸어나오는모습이보인다.

아버지라는사람이전혀독자적으로움직이질않고

몸동작하나하나가매우조심스럽다.

절은이는아주천천히스로우모션으로

세신상에아버지를눕게하고

말없이타올로아버지의온몸구석구석을때를밀어주는데.

나는이때까지도참메너가없는몰지각한놈이다

쪽으로점수를더주고있었다.

(노당3부자)

때를밀고더운물을뿌려주고비누칠을하고

또물을뿌려줘도그저침묵으로만몸을가만히몸을맏기고있을뿐

아무대응없는그사람…(도대체무슨이유일까?)

그러나젊은애의표정이나그진지함은

어느누구도자식이부모에대하여저리자상하고효성스러울수가없을정도다.

세상에저런착한모습의아들이또있을까?

…….

얼마후그는

세신상에편히누워있고아들은이제사워를하며몸을씻는다.

나는

열탕을2분냉탕을1분씩번갈아반복하며몸을식히고

목욕을끝내고

라커로나가몸을말린다.

아직도궁굼한것,이친구를어떻게생각해야할가?

효자?

아니면양자?

아니면사위?에이혹시패륜아일까?

집에서용돈이나아니면재산상속,또는사업자금문제로

다툰뒤에

화가나서목욕탕으로피한아버지를달래주러쫒차온걸가?

그러나탕안에서아버지에대한그의진지한행동을보면

아마도패륜아는아닐것같다…

몸을다말리고

옷을입을때마침젊은애가나온다.

때빼고광을낸아이를자세히보니아까씻지도않고황급히

탕으로들어가던아이가아니고제법준수한모습의비교적잘생긴용모다.

헐!!

라커로나온젊은이가몸을말리며가족과통화를한다,

"아버지여기목욕탕에계셔내가잘씻어드렸어,

지금주무셔,잠시후내가모시고갈께,

응집으로와그럼뵐수있을거야"

(선친과25세때나)

어라?저친구

오늘집안에가족들과좋은일이있었었나?

너무궁굼해서참지못하고물어보았다.

아버지가많이아프시냐고…

젊은이가나를보며미소지으며답한다.

"아예아버님이반주를드시고많이취하셨는데목욕을오신거에요"

"그럼왜혼자나왔어요?"

"아버지가괜찮다고먼저나가있으래요,잠시후에나오신대요"

"아~네~그렇군요"

(거실의야생수선화,향기가은은하다)

노당오늘

목욕탕의아버지와아들을보고

작금에우리세대의가족관계에많은생각이나

이글을올린다.

種豆得豆種瓜得瓜

孝子也不生之育成

콩심은데콩나고오이심은데오이나듯

효자는낳는것이아니고효자가되도록키우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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