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人計와 ‘삼십육계 줄행랑’
병법삼십육계중맨마지막계략은‘走爲上’이다.상황봐서안될것같으면도망가는게상책이란뜻이다.

흔히말하는‘삼십육계줄행랑’이여기서비롯된말이다.

삼십육계가운데또하나,꾸준히입에오르내리는계책이있다.제31계의‘美人計’가그것이다.

1계에서36계까지의병법을주의깊게들여다보면분명한사실하나를발견할수있다.

숫자가클수록‘꽁수’를쓰고있다는점이다.

31계에서36계까지를묶은‘敗戰計’는,지극히불리한상태에놓였을때쓰는계책으로그야말로‘꽁수’의집합이라할수있다.

‘敗戰計’는31계인‘美人計’를시작으로속임수내지는잔꾀로일관되어있음을엿볼수있다.

그중미인계는시공을초월하여그유명세가오늘날까지톡톡히발휘되고있는계책중하나이다.

‘절세가인의요염한자태와눈빛으로적장의판단을흐리게한뒤적진을공략,승전을도모한다’는게미인계이다.

당시엔통했을지모르나이정도로는씨알도안먹히는세상이되어버린지오래다.

고전이되어버린‘美人計’는수세기를거치는동안심하게굴절되어오늘날,전혀다른모습으로변이하여요소요소에뿌리를내리고있다.

‘대한민국쭉쭉빵빵미녀들은룸싸롱에다모여있다’라는말이나돌만큼이땅의밤문화는요지경속을치닫고있다.

빼어난미모와늘씬한몸매로무장한미인군단들은접대전선최일선에서일사불란하게움직인다.

이들의현란한몸짓과야릇한미소에녹아내린무리들은일상의스트레스를한방에날려버리기라도하듯가무와함께폭탄주가쉼없이오간다.이쯤되면다음행차를위해접대제공자는큐사인을넣는다.

폭탄주에‘필름’이끊어진채피날레를장식하는술접대문화의온상지인룸살롱접대는곧변이된‘미인계’에기초한다.

접대상대는공무원일수도,정치인일수도,거래회사담당자일수도있다.

일단접대자리에나왔다는사실은접대제공자입장에서볼때절반의성공이다.‘2차’공략까지감행했다면작전은대성공인셈이다.

이는곧‘미인계’라는말로포장된오늘날‘성상납’의한단면이기도하다.

얼마전엔직위를이용해빈주머니로룸싸롱을제집처럼드나들며온갖향응을꿀꺽한나리들이쇠고랑을찼다.

모경찰서형사를비롯,시청환경위생과직원,세무서직원,교도관등이그들인데모두들한군데룸싸롱에서고급양주접대는물론‘2차’까지행차한공무원나리도있다.

또한모패션모델의양심선언으로정치인들의성상납의혹이불거지더니,이번엔유흥업소종업원들이경찰등에게성상납을강요당했다며업주의부동산을대상으로낸가압류신청을법원이받아들였다는뉴스도있다.

그만큼미인계에녹아나는남성들이많다는것,즉수요가있다는얘기다.

공생관계인악어와악어새처럼이른바‘성상납’이횡행하는이면에는청탁과대가가반드시따른다.

결국이들의末路는부패중독자로,알콜중독자로이어져건전한사회로부터냉대를받게된다.

흥청망청하는밤접대문화가개선되지않는한,나라망신은물론나라꼴이제대로될리가만무하다.

접대의사전적의미는‘마땅한예로써대함’이다.‘서로에대한배려,예로써대한다’는뜻의아름다운의미이다.

하지만우리사회의접대문화는이러한좋은의미의접대와는상관없이남성중심의왜곡된술접대문화로자릴잡았다.

그렇다고마냥이러한접대문화를나무랄수만은없는게현실이다.

낮시간에사무적으로만나풀기어려운문제를비공식적인자리에서마주앉아긴장을풀고서로의진의를확인해가면서대화를이어가다보면의외로쉽게실마리를찾게되는경우가종종있다.

또한이러한저녁접대의자리가오히려끈끈한유대관계형성과정보교류의장이될수도있다.

물론여기서전제되어야할것은넘치지않는접대와함께,청탁과대가는분명히배제되어야한다.

미국의GM이나포드같은기업은불가피하게접대를해야할경우,회사의엄격한접대규정을따라야한다.

이규정에는회사비용으로1인당30달러가넘는식사대접은아예금지하고있으며술은회사비용으로청구하지못하도록못박고있다고한다.

우리도미인계를앞세운왜곡된접대문화부터발본색원해야한다

썩은냄새가진동하는非理民國의환부를찾아주저없이도려내야한다.

또한건전한접대문화가정착되기위해서는‘룸싸롱접대면만사형통’이라는한국적비즈니스풍토에서도하루빨리벗어나야한다.

만천하에얼굴다팔고감옥으로‘삼십육계줄행랑’을놓는그들의모습들은이제더이상보고싶지않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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