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가는 길/양키하버 대신 15

2008.1.24양키하버대신

남극여행의마지막육지를밟는날입니다.
아침8시부터양키하버로가기로되어있었습니다.

그런데너무나심한파도,바람때문에4천마리의남극펭귄이산다는,

1Km의모래곶이있고.계단식으로모여서있다는펭귄의서식지,

미국의고래잡이유물이남아있다는양키하버를못본게유감입니다.

그대신폴랜드기지가있고우체국도있다는옥타비스키해변에내리기로합니다.
바다코끼리의상처꼬리가잘려피가흐르고등에길게긁힌자국이나있습니다.
사람들이해변에줄줄이서있길래무얼하는사람들인가했더니

바다코끼리가열마리쯤누워있었어요.

그들은모래에누워햇볕을쪼이고있었습니다.
죽은듯이조용히누워서말입니다.
"좀조용히자려는데뭐가이리도시끄럽고귀찮으냐?"

한번씩꼬리를설레설레흔들기도하고,등을지느러미로득득긁어보기도하며…
저들의등에난상처는사람의짓일까,저들끼리싸운탓일까?

펭귄은무심하게그곁을지나가지만
바다코끼리는상대도해주지않습니다.

그곳은옥타비스키,폴랜드기지.

그나마사람이살수있는기지이긴하지만여전히바랍이드센곳입니다.

바람이약간만부는데도보트를붙잡아주는대원들은힘이많이드는모양입니다.

그래도모처럼남극까지온사람들을위해

어떻든보트가닿는기지에는가보아주려고애쓰는모습이고맙게느껴집니다.

이여행에서정말감명깊었던것은장애인할머니세분들입니다.

언제나밝은미소를잃지않은그분들,그리고어디든장애를마다않고

어쩌면위험하기까지한고무보트를타는일입니다.

휘체어에타고앉아망연히바다를바라보는

그분들의모습에서숭고함까지느껴졌습니다.

부두가의바위언덕에성모마리아상이바다를바라보며서있습니다.

오고가는뱃사람들의안전을위해대신기도하고있는듯
이런대자연앞에만들어진성상들은어쩐지거룩하고눈물겹습니다.
미약한인간이기댈데가단지창조주에게밖에없다는걸..
그분에게의탁하며모든걸순응할수밖에없다는걸
이곳을지나는뱃사람들도알아차렸나봅니다.

우리가여태껏남극의육지에서보아온돌은모두가모가나있었습니다.
그런데이곳은제법동글동글모가닳아있는조약돌이많습니다.
그리고조금북쪽으로올라왔다고이젠펭귄이그리많이보이지않습니다.
헤엄쳐온펭귄몇마리가바닷가를뒤뚱거리며재롱을피우기도합니다.

늘부러져누워있는바다코끼리는죽은듯이누워있다가귀찮다는듯이

눈을뜨고사방을둘러보기도하고꼬리를설레설레흔들어보이기도합니다.
등짝에굵은상처가난놈,꼬리가잘려피가흐르는놈…

이한적한바다에서도피비린내나는혈투가벌어지기도하나봅니다.

아니면지나가는배에게몸을부딪치기라도한걸까요?

기지의작은오막집에는엽서를팔거나우표를팔고스템프를찍어편지를받아보내기도합니다.
우리여권에도폴랜드스탬프가찍힙니다.

펭귄이줄을서있는그림의스탬프입니다.
드디어마지막남극육지의구경을끝내고돌아가야할시간입니다.

기지의오두막집앞에난귀하디귀한이끼를찍으며서있는데얼른가야할시간이라고합니다.

보트있는데로나오니자그락자그락자갈이구르는소리가보트아래에서들립니다.
파도가밀려가면따라내려가다가밀려오면또따라들어오며

도란도란풀어내는바다이야기..

이지구의남쪽끝바다에서도하루에두번채우고비우기를거듭하는바다…

대원들은있는힘을다하여보트를잡아주는데

바람은보트를자꾸만다른데로밀어냅니다.

그바람에보트에오르던사람하나가물에빠져버렸습니다.
우리는마지막팀이라먼저떠난사람들보다바람을더탄다고말했습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