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펜션아라클럽/커플이란 ?

지금저는아라클럽을잠시떠나와있습니다.

상황문학이란동인지발간이벌써10년을맞이하게되어서

편집회의차상경했습니다.

비가추적추적내리고있었지요.

신림역에서내릴걸신도림까지갈번하는실수.

상황문학이생기고처음으로제일많이모였던..

고아한품성을갖춘분들

요즘세상에보기드문분들의모임입니다.

모두한마디씩돌아가며이야기를합니다.

어느여행지에갔을때

무비카메라의밧데리를한꺼번에많이썼다가

조금밖에안남은걸알고아껴쓰느라중요한장면만찍었더니

나중엔공간이많이남았더라고

우리의인생도그렇지않겠냐고,

너무허비하며살아도안되고

어무아끼다많이남기는일이있어어도안되고..

그런일은바람직한일이아니니선택과집중이필요할거라고…

오랫만에뵙게된이완주그린음악박사님의수필가적인말씀이었습니다.

서울온김에시조시인노을재님의집에서산나물을얻어먹으며

잠시쉬고있습니다.

그런데도저히아라클럽에서떠나와있지못하고있습니다.

우수히오는전화에

문자에메일에아무것도아라클럽을떠나게할수있는환경이아닙니다.

사람은인연따라오고가는것이라그러려니하면서삽니다.

함께일하는사람을,그것도믿고함께일할사람을찾는일이참쉽지가않군요.

어차피다버리고가야할이세상일을

매일끌어안고산다는일

그래서절대로감사하며살아도절대로완전히행복하지않는것은

버리지못하는때문이기도합니다.

아라클럽의비치에우리가이사오고난후정치망그물이하얗게처져있었어요

고기가있어서매일건지러오는배가있었지요

야트막하지만수초가제법자라고그수초속에고기가숨어들어서

아저씨한분이그곳에서고기를건져올렸었지요.

오래전부터고기잡이로제법재산도모은부자였답니다.

이젠그만고기를잡아도살수있을정도여서

사람들이말렸답니다.

물일은힘드니이젠좀쉬시라고…

그런데그분이갑자기행방불명이되었습니다.

어쩐지아저씨의배가고기를건지는모습을안본지꽤된것같았어요.

어떻게되었는지시체도건지지못하고부서진빈배만바닷가에떠있었답니다.

그러니지금은빈그물만아라비치에쳐져서하얗게흔들거리고있습니다.

아저씨는고기를더잡으려고바람이부는데도먼바다로나갔었나보다고합니다.

사실얕은바다지만삼천포창선대교아래의바다는물살이너무세어서

다리가놓이지않았을땐물살이폭풍우쏟아지는소리를하면서지나갔답니다.

조그만배로삼천포에서창선을건너오자면밤엔무서워

귀를막고지나가야했다고합니다.

그러니왜선들도범접하지못하고이순신장군이쳐둔

꼬임의굴항으로빠져들곤했다지요.

모든일이다그렇겠지만물일을하는건혼자만은어려운일입니다.

작은배엔부부가함께타고고기를잡거나해조류를건지거나

함께일을합니다.

백짓장도맞들어야쉽듯이남해사람들은부부가함께일을해야편합니다.

그아저씨는늘혼자서일을했으니

사고가나도어떻게된연유인지알수가없었습니다.

그런사연이있지만바다는다사연들을집어먹고하루에두번들어갔다나왔다

흐름을반복합니다.

우리들의마음이비워졌다채워졌다하는것처럼…

이야기를하다말고전화를받고메일을확인하고

그러면서밤새사는이야기를나누었다고

일찍잠이들었더니어중간하게깨어

갑자기그아저씨생각이왜났었는지…

바다생각은왜났는지…

절대로완전히더나지못하는한,모든것에서자유로울수없다는것

노을재님이제게하는충고입니다.

그러니그냥주어진대로최선을다해살아갈일이라고..

뻔한결론을두고안달복달하지말라고,,

커플이란서로가서로를아파해야만하는거라고…

온통복잡한머리속을덜어버리려하면서

바다로숨어버린그어저씨생각을합니다.

누구나떠나면그만인것을,

사는동안만은다시최선을다하기로…

내속에변화의씨앗을꼭꼭심어봅니다.

노을재님이주시는봄나물모종을얻어키우듯

저의마음밭에도새로운희망의기운을삼어자라게할작정입니다.

몇은싱싱하게자라줄것이고몇은시들시들죽게될것이지만

싱싱하게자란것으로새로운씨앗을얻게될것입니다.

녹시회장님에게어떤이가중국에서가져온

목화씨.그걸윤성호박사님이키워다시씨앗을얻었습니다.

현대판문익점.

저는그씨앗과솜을얻었습니다.

그걸아라비치의어느땅에심을생각입니다.

게다가새로심은녹차,씨앗으로심은녹차언덕

아라의언덕을기대고살아가는모든생명들에사랑을쏟아볼생각입니다.

기왕벌여놓은춤판이니까…

춤을추는일을열심히해야한다고다짐하면서…

좀쉰다고온노을재님의집에서온통아라생각만가득한것

어떻게비울수가있겠는지요?

참으로한심한인간이아닙니까?

<소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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