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클럽/세월이 흘러서 가네

아라클럽의아침

동쪽하늘이발갛다.

오늘은일출을제대로볼수있으려나?

객실의손님들은일찍일어나셔서이숭고하고도거룩한빛의향연을보실수있으려나?

시시각각으로변하는아라클럽의일출모습은참으로변화무쌍하다.

그러나늦잠때문에일출을못보시더라도실컷바다는보고가시겠지.

광주에서오신손님은아들이새벽에출근을해야하고

아침은반드시먹어야한다고,

그래서국과밥을아침일곱시에해드려야했다.

네사람아침상

그리고다른객실의두명은퇴실시간에조식을드신단다.

8시반부터9시반까지

아침식사시간을정해두었지만손님들의특별한사정을무시할수없는

내마인드가문제인가?

하여간에이런날은아주드문일이니..

그러나원칙은정해두어야겠다고결심한다.

우선계란을풀어찜통에넣어두고새벽시장에가서요즈음몸에좋다는장어를샀다.

장어구이를해드릴참이다.

장어라면할말이많다.

장어는내가남해의아라클럽에와서사는이유가된다.

기운차리려고장어먹으러남해로왔다가

순간의선택을잘못한죄로다가평생을아라클럽에붙들려살게된셈이다.

시원한복어국은누가푸짐하게선물했기때문에손님들과나눌수가있다.

건장한두아들과부모네사람,그들을만나는순간내아들생각이났다.

자랑하고싶어서유모차에끌고촉석루언덕길을오르며

가고오는사람이한번씩

“아,그애기참예쁘다.”

그소리를듣는것이좋았었다.

그분의두아들도훤칠하게잘생긴멋진두아들이었다.

장가가면내아들이아니라고하던데…

손님들은두아들이장가가기전에자주기회를만들어함께하는

시간을만들어야겠다고..

아침시간에그런이야기를나누며그들에게마늘튀김,장어구이,

그리고누룽지돌솥하나를만들어드렸다.

출근때문에서둘러떠나는그분의큰아들.

텃밭에서강낭콩을땄는데작은비닐봉투에한봉지나될까?

옥수수100그루를심었던게제법달렸다.

수염이노릇노릇하게말라야따먹을수있다.

그때에맞춰오시는손님은복권을타시는거다.

비가올듯하기에밭에서딴풋고추를갈아서

모든객실손님들에게부침개를몇점씩해드렸다.

브이브이앞손님들은편백나무데크에앉아오순도순긴이야기를나누고

이틀밤을잠을설친다.

언제이한려해상국립공원의숨막히는풍광을내것처럼볼것인가.

그들이떠날때,안강교수님께처럼국화화분하나를들려보냈다.

지금빨간소국이뽀족뽀족꽃을피우고있는….

<소리울>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