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클럽/금란지교

한손에책을들고조으다선뜻깨니

드는볕비껴가고서늘바람일어오고

난초는두어봉오리바야흐로벌어라

중략

나도저를못잊거니저도나를따르는지

외로돌아앉은책을앞에놓아두고

장장이넘길때마다향을또한일어라

아라클럽301호에넣어두었던난초화분에꽃이피었습니다.

손님이없는객실에그귀한향을흘리는게안타까워불루카페로가져왔더니

아침에향이카페안을진동하는군요.

샤넬넘버5의향같기도하고,요즘아라클럽에서

제공하는불가리욕조세트에서나는향같기도합니다.

난초꽃은친구를생각하게합니다.

많지는않지만마음을나누는친구가곁에있어참좋습니다.

조용한아침가람이병기님의난초시조를찾아읽습니다.

그리고난에관한고사들을생각해봅니다.

二人同心基利斷金이인동심기리단금

同心之言基臭如蘭동심지언기취여란

<역경>에나오는문장인데,

"두사람이마음을같이하면그날카로움이쇠를끊을수있고,

마음을같이하는말은그향기가난초와같다."

금란지교(金蘭之交),단금지교(斷金之交)라는사자성어는이문장에서나온말입니다.

단단하기가황금과같고아름답기가난초향기와같은사귐이라는뜻으로,

두사람간에서로마음이맞고교분이두터워서아무리어려운일이라도해나갈만큼

우정이깊은사귐을이르는말입니다.

예전에는진정한벗의조건이오직사람에게국한돼있었습니다.

진실로교류하고싶은대상을만나면나이도따지지않았습니다.

단원김홍도는스승강세황보다서른세살이나어렸지만

두사람은둘도없는동료이자친구로지냈다고합니다.

정신세계를풍요롭게만들고,

세상을넉넉하고여유롭게살아가려면좋은벗을만나야합니다.

벗을사귐에있어진정한기준이되는것은

진심을나눌수있는성품일것입니다.

브이브이아이피손님이크리스탈와인잔을하나깨뜨리고갔습니다.

흔히있을수있는일입니다.사람의사귐또한크리스탈잔과같습니다.

그냥잘지낼때는아름답고영롱하고맑은것이우정이지요.

금란지교.

그러나그런아름다움도혹여깨뜨려지는날도있을수있습니다.

바람이통하지않아,또는부주의해서그게깨어진다면

옛날의아름다움은

다시찾기어렵습니다.상처는남아있기마련이니까요.

난초꽃이피니친구가그리워집니다.

가까이있어도자신들의일상을벗어나기힘들어오래만나지못했다는깨달음.

오늘은전화라도한통화해보아야할것입니다.

<소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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