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에 쳐서 내는 글
메리지엔카운터운동을한다고부지런히다닐때의이야기입니다.

부부가늘새롭게살기위해선어떤대화의장치가필요하다는걸

공부하는단체가메리지엔카운터입니다.

쉬운말로부부대화운동이라명명하기도합니다.

가톨릭에서주관하고있고,지금은개신교회에서도

아버지학교라는걸운영하는비슷한목적의운동도있는걸로알고있습니다.

어쨋거나간에저희부부는그단체에서20여년간일해왔습니다.

누군가에게나의전부를드러내보인다는건부끄럽기도하려니와

참자존심상하는일이기도합니다.

그러나수강부부들이공감갈수있게나자신을드러내어야

다른이들을변화시킬수있기때문에

부끄러움을무릅쓰고나의모든걸샅샅이드러내는훈련을합니다.

다른이들에게공감대가이루어져야만교육의효과가극대화되기때문이지요.

나를남에게드러내는일.

더구나한평생부부로사는배우자에게나자신을솔직하게드러내는일은

그리쉬운일이아니지요.

서로가깝다느끼기때문에서로너무나모르는것이많기도합니다.

어느날은이나이에정말한번도들어보지못한배우자의어릴적이야기를

듣기도합니다.

한집에두명이살면서도네사람이사는내재과거아를각자는갖고있다고

전에한번말씀드린적이있지요.

두사람이맞추어살기도어려운판에

네사람이맞추어살기위한안까님이결혼생활이아닌가합니다.

우리는대개하루에도몇번씩갈등상황이오고서로에게환멸을경험합니다.

그상태에서대화를하면싸움밖에할일이없습니다.

진정한대화가될턱이없습니다.

그래서메리지엔카운터에서는특별한대화의장치를마련합니다.

생각할시간이필요한글쓰기.

서로가할이야기는자신을주어로한자신의상태를글로알리는작업입니다.

“당신이왜그렇게해?”

가아니라

“내가이러이러한게필요해.”

일인칭으로시작하여자신의필요를느낌과함께정리하여쓰게하는장치.

글은생각의뜨락에서머물다가체에걸러져정제되어나옵니다.

순간적으로튀어나오는거센말도없어지고

일단행동이글속에숨어들기때문에정서는순화됩니다.

일전에저를보겠다고제블로그를읽는다는분이찾아오셨습니다.

“어쩌면그런삶을사세요?”

저는제글에속지말라고말했습니다.

글은체와같아서한번걸러서정제되어나오기때문에좋아보이기마련이라고.

누구나자신의이야기를글로쓰면그이야기는대단해보이는법이라고.

제가각별히속임수를쓴다는의미는아닙니다.

저는글과삶과그사람은같아야하는법이라고고집하는사람이기때문에

제글은제삶이기도합니다만

다만제현실이글이란장치에의해서약간의은은한커텐속에

아니면불빛속에바라보는물체같이조금몽롱하게보인다고나할까요?

그리곤제본모습을보시곤실망을하게될지도모릅니다.

오늘그분이안부게시판에인사를왔습니다.

그분은아직도많이아픕니다.

그분을위해서저는기도를계속할테지만그분의삶도

그나름으로정말훌륭하고위대한삶이었다고믿어주시길빕니다.

그상황에맞는최선의삶을살아오신그분을위로해줄적당한말이없어서

이렇게주절주절되지도않은글로안부에대신합니다.

모든조선불로그분들을부러워하시는그분이언젠가글을쓰게될때

다른분들도그분을부러워하게되리라확신합니다.

좋은글이든나쁜글이든

글은체로쳐서나오는정제된알갱이이기때문입니다.

<소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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