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클럽에 국화가 핍니다.

아라클럽에국화가피고있습니다.

아련하게가을비가내리는날

바쁠일도없고그렇다고너무나한가하지도않은

적당히일도있고생각도많은날입니다.

국화철이되어국화전시회를하거나

예쁜국화화분을보면

"정말잘키웠다어쩌면저렇게잘길렀을까?"

그런데우리아라뜨락에

그기술을요하는대국이꽃잎을벌고있습니다.

꽃받침마다큰국화송이가처질세라

둥근받침대를받혀주어야하고

지주를세우는일

봄부터움을따는작업부터그과정과과정을

정말쉴틈없이아기를돌보듯돌보아야했습니다.

태풍볼라벤,태풍산바가왔을때는

짠물보라가잎을다치게해서잎을다훑어주기도했습니다.

정교장선생님은그중요한과정마다더위도마다않고

봄뷰토여름내내국화를돌보아주셨습니다.

그분의손은마술손이라

잠깐이면화단이달라져있엇습니다.

바다로내려가흘러들어온스치로폼덩어리를주워다가

화분대를만들기도하고

창고에들어가있던원탁을화분대로만들기도하십니다.

지금찬바람이아침저녁부는가을날이지만

아라뜨락은꽃동산입니다.

국화화분을드린다고했지만

안강교수님의어머님,그리고한젊은커플이

화분하나를얻어갔을뿐

이리정성들여가꾼화분을어찌들고가느냐고하는군요.

비닐하우스에오늘마늘을심었습니다.

열무가많이자라서김치를한번담궈야갰어요.

열무를끓는물에잠깐만데쳤다가김치를담그면

부드럽고금방먹어도맛있게먹을수있다고

제가잘가는돌솥밥집에서가르쳐주었어요.

파도배추도먹을수있게잘자랍니다.

올해는배추가비쌀거라면서

얼마나먹겠다고..그렇지만생명을키우는일은

그무슨일에도비할수없는기쁨이있답니다.

남해군국화전시회는11월초에나시작된다는데

별로좋은화분은아니지만

회원이면의무로내어야하는화분몇이라도

비가오고꽃이다피어버리면어저나걱정입니다.

그래도남해에와서국화연구회회원이된건

정말잘한일이지요?

그러지않았으면국화화분500개나

어떻게해서기를수가있겠으며

아라뜨락이이렇게꽃동산이될수있겠습니까?

좋은인연정교장선생님을만난것도행운중의행운이지요.

아들이하와이에서가져온향기나는하얀꽃이

씨뿌린지얼마지않았는데앙증스런꽃까지달고있네요

피고지는이봉숭아는금년아마도세번째꽃입니다.

손이아무래도다가지는않는어수선한뜨락이지만

누군가꽃을좋아하는직원이온다면

많이좋아질것입니다.

객실이우선이라일하는분들은

꽃밭은좀뒷전이더군요.

좀느리던양부장도아버지가중환자실에실려가는바람에

떠나버린가을오후,늙은실안댁만부지런히

왔다갔다바지런을떠는날

비는오고빨래만세탁기에서빙빙돌아가는데

하릴없이아라뜨락을거닐며멀리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련한바다를바라봅니다

<소리울>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