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클럽에 눈이 왔습니다.

이따뜻한남해에서

한해에한번이나올까말까한눈이내렸습니다.’

눈송이가크기도하려니와송사탕처럼포슬포슬내렸습니다.

손님도없는아라클럽에ㅇ양이와서함께놀아주었기에

며칠간은느긋하고행복했습니다.

서울에는겨울에오는눈이;당연하고지겹더니

여기는정말기적같고기쁩니다.

그런데저는오늘기쁘지가않습니다.

오래오래내가가장좋아하던친구가암으로입원을하더니

수술을받은날이기도합니다.

밤새안녕이라하더니어떠냐전화하니

안녕못해

그럽디다.

그리곤암이라기에

까짓것요새그것아무것도아냐

그리곤좋아하는물메기탕을끓여주려고갔었습니다.

그때는씩씩한척아무렇지도않더니

입원실을찾아가니울었는지눈이벌개져있었습니다.

목사라는분이생명연장을하게해주십시요라는기도를하질않나

이미경상대병원에서수술스케쥴까지잡은환자에게

그래도서울이낫지않았았겠나함부로발하질않나

그러니병문안가서는정말조심스레말해야하고

행동해야한다는걸그분들을총해다시배웁니다.

오늘아침눈은오고가슴이싸아하게바람이지나갑니다.

촛불켜고기도를하건만내가아픈것같이가슴이쓰립니다.

"지훈아,수술끝나면전화를줘"

12시가넘으니전화가옵니다.

"이모수술잘끝났고눈오는데오시지말아요

진행이된것도아니고가볍다고하네요다행히…"

서울사는큰아들이휴가를내어간병인노릇을한답니다.

도처에아픈분이많이계시네요.

건강을유지하는것도짜여진운명같은것인가봅니다.

365일산엘가고365일새벽기도를가고

365일채소만먹고저녁먹고한시간은걷는사람에게도

술도담배도않고시계처럼제시간에때맞춰밥을먹는

그친구에게그런병이올줄은몰랐습니다.

혹여365일교회에새벽기도를가는일이

365일산에가는일이스트레스였다면모를까..

인생길에서생로병사는당연한과정이지만

정말가까운사람의아픔은보아내기어려운일입니다.

차라리내가아픈게낫다고할만큼말입니다.

여러가지어려운중에서도한해는어김없이가고옵니다.

이해인수녀님이말하듯이

늘당연하다고여겨지던일들을기적처럼놀라워하며감탄하는연습을자주해봅니다.

서울에선당연한눈이여기에기적처럼내리듯이말입니다.

일상의삶이매순간마다축제의장으로열리진않더라도

최소한슬픔으로는가지않겠지요.

아픔사람들에비하면.아침에일어나신발을신는것도,

아라클럽에떠오르는태양을보는것도,

이추운겨울에노란국화가싱싱하게피어있는것도

오늘처녁눈이오시는데도내가차려준식탁에앉아

맛있다며별것없는밥이라도잘드시는손님을보는것도

제겐얼마나큰감동인지모릅니다

송구영신하는마음으로천양희시인으시한구절을옮겨봅니다.

세상은그래도살가치가있다고

소리치며바람이지나간다.

사랑은그래도할가치가있다고

소리치며바람이지나간다.

슬픔은그래도힘이된다고

소리치며바람이지나간다.

사소한것들이그래도세상을바꾼다고

소리치며바람이지나간다.

<소리울>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