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기행

열흘간의입원기간을끝내고집으로돌아왔습니다.

열흘동안아마도지구를여러바퀴돌아다닌기분입니다.

수없이갈등도했고

수없이내마음과의화해도했습니다.

스스로를사랑하지못하면아무도사랑할수없다는

이야기를생각했고,

이쉬는시간을즐기려애썼습니다.

멈추면보인다라는요즘뜨는스님의화두가

새삼스럽게다가오기도했습니다.

내생애에참많은입원기간이있었지요

처음엔논술선생을했을때였어요

너무과로하여온골반염,혹이직경9센티로자랐더랍니다.

스무날입원하고수술날짜받았는데그전날소금물한들통을들이키고

혹이3센티로줄었다네요

혈관이안나와서쫓겨나오듯수술은보류하고퇴원하고그후로도한달이나쉬었어요.

두번째는소리울에서서울로가죽공예를배운다고나다니던때였어요

수녀님한분이이천소리울로방문을왔다가가신날

따라나가친구랑영화를보다가갑자기배가아파서

친구집에서병원으로실려갔는데

c형간염이랬다가신장염이랬다가

보름넘게입원하여검사만받다가나오는날

쓸개에돌이있으니조심하라고

지금은수술안해도되지만다음에아프면수술하라고

세번째는북극다녀왔는데갑자기배가아파

전날먹은돼지고기삼겹살때문에체한거라고

그런데그게쓸개에진짜돌이돌아다닌것때문

삼천포에서구급차로서울까지실려가6시간수술끝에

죽다살았었지요

한시간이면끝난다던수술이니마취제가한시간분이들어갔는데

6시간수술했으니수술중간에마취가깨어

그고통은어찌다말할수있었을까요?

쓸개빠진여자가된사연이지요.

네번쩨는혹여늙어심심해서못견디는사람에게말벗봉사라도하려면

요양보호사자격증이있어야한대서

그걸따려고밤타임을등록해서다닐때였지요.

운동겸걸어다닌다고약3킬로의거리를왕복했더니

운동이아니라무리가된모양으로대상포진이란몹쓸병이

왼쪽다리에온것이지요.

포진이늦게나와대상포진일줄몰랐다가

쓸개에돌들었을때보다더죽기로아픈후에야

그게그병인줄알고서,발바닥의심한통증을남겨놓고두달만에가더군요

발바닥통증을고쳐보려고경상대학병원에한달여입원을했는데

결국병명도모른채신경끄고살라는판정만받았는데’

그들은타잘터널신도름이라했는데그도저도아닌것이

아직도아프답니다.

그러다가도자기그림을배우느라문화센터에서그아픈왼다리를분질렀지요.

오빠가대체의학강의를하던부산온병원에서

쇠못을일곱개나박는수술을하고한달간

무료한입원기간을보내고오니

아라클럽을오픈했더군요.

이번은아라클럽의1층객실계단을다내려간줄알고헛딛은발이

복숭아뼈에금이간것이라나요

열흘간입원했으니제일짧게입원했는데

가장많은마음의유랑을하고왔더랍니다.

그동안

몇권의시집과몇권의사진집과상황물학밀린것을읽고

기계공학전문가철학,문학에관심많은사진작가김아타의ON-AIR를읽었고’

몇번이나읽었던공지영의수도원기행을읽었어요.

그리고’강물은떠민다고빨리흐르는게아니다.’

그녀가말한게아닌그녀책속에인용문구로나온말을

나의삶의화두로삼을까잠깐생각했습니다.

저는강물마저도자꾸만등을떠밀려고했던나쁜습관이있었더랬지요.

여섯번의입원도제가가만있으면서강물이흐르듯순리대로살다가

입원한게아니었더라구요.

무언가숨가빴고,무언가에쫓기었고,

무언가에급해서’혼자서숨이찼었답니다.

그런다고더잘될건하나도없었고,그런다고더잘이루어진젓도없는데..

이번의일도내가하지않고직원을보내도될일이었지요.

내가남을배려한다고한일도

그들은그걸인정하지않으니나혼자만의무리였어요.

몽골초원에서도더젊은부부들을좋은천막집에보내고

화장실도없는천막을일부러택해잠을자다가

찬바람에남편을배탈나게만들었어요.

남편은내입원기간동안가장추운2월7일서예를배우느라

대한민국에서가장잘쓰신다는초정선생님의가르침을받기위해서울로갔습니다.

되돌아오는버스표를구하지못해진주로가서온다더군요.

집의일꾼이진주까지마중나가는번거로움도있고

그자리에서버스타면된다고삼천포행버스를타라고했더니

너무나크게화를내는거였어요.

나이가몇인데,얼마나추운데..그러면서화를내고

내말이들리지않아물을열어두는걸잊고

온집이물이얼어녹이느라힘이들었답니다.

억지로는되지않는모든일,누구나자기생각대로살아야하는걸

남의생각을바꾸게하지도말아야한다고,

그의생각내생각은엄연히다르니까…

선하게사는것도착하다는것도기준에따라너무나다른걸..

마음은이긴유랑을하며그런모든걸알게해주었습니다.

병실차창으로보이던산사의풍경이아침저녁으로달라보이듯

아름다울수도흉해보일수도있는건기준의문제였던것을…

만종소리에귀를기울이며산사의지붕을바라보던일상이

오늘부터는조금달라졌습니다.

한려해상의아름다운경치와침대에누워뜨는해를바라볼일이

내일부터의내일과의시작이될겁니다.

걱정해주셔서갑사를드립니다.

<소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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