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에 봄이 온 그림

하와이에서캄보디아출장차왔던작은아들이돌아가는날입니다.

언제또오게될지기약이없습니다.

잘하면6월에지아내가휴가를낼지도모른다고하기도하고…

아들이간다니공연히울적합니다.

그래서공연히헝겊조각을뒤적이다다산이치마폭에썼다는

매조병제도생각이났습니다.

이그림과시는천주학쟁이라는죄명으로

강진에유배갔을때

다산선생의부인이시집올때입고온

붉은색낡은활옷이편지와함께부쳐져왔습니다.

그걸잘라서두아들에게훈계의말을쓰고

남은한쪽으로딸에게간절한마음을담아그림과시를썼습니다.

시는4자씩시경의형식을빌었습니다.

지금도고려대학교박물관에소장된이그림

펄펄나는저새가

우리집매화가지에서쉬는구나

꽃다운그향기짙기도하여

즐거이놀려고찾아왔구나

여기에올라깃들여지내며

네집안을즐겁게해주어라.

꽃이벌써다피었으니

열매도많이달리겠네

다산이시집간딸의행복을위해

그집안을화목하게이끌어가라는당부의마음이담긴그림과시.

오랜어머니의활옷에그린그림과

13년산강진유배지의아버지가곁에서조곤조곤부탁하는말보다

더강열한당부의시를받은딸의마음은어떠했을까요

아들이며칠남해에머물때

"함께살고싶어.이렇게시장도함께다니고.."

"엄마,나도…"

그렇지만현실적으로그들은하와이에서일이있고아이가자라고..

지금여긴전쟁의위험도있고.

함게할수없다는것잘압니다.

명절이되어도성당에서미사하고달랑둘이남아펜션을지키는일이

얼마나허망한지…

아라뜨락에새로심은수양매화도이제조금씩지고있습니다.

겨우내화분에서숨죽이던국화는싹을새로내어분을갈고

새순을걲어새뿌리를내게해야합니다.

봄이라일손이많이가는날들입니다.

오늘도쉬다가가시는분들은

어김없이

"또오겠습니다.잘쉬다갑니다."

"좋은데날마다사시니얼마나행복합니까?"

그렇습니다.

가족이란뭔지늘그리워하며사는것이가족이란것인지..

새벽이면시경,서경을반복하여읽으시던아버지가그리운날입니다.

아라클럽의꽃들은봄을맞아벙실거리며피고있는데…

<소리울>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