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펜션 아라클럽> 학익진을 펼쳐라

아라클럽에는꽃밭과채소밭의구분이없습니다.

새로집을짓는다는남편의계획변경은날마다진행되고

그래서상추도쑥갓도이리저리빈땅을찾아다니며옮기고있습니다.

쑥갓꽃이이리예븐줄은그래서처음알았습니다.

새벽에수영가기전에바다를한번바라봅니다.

언덕에찔레꽃이하얗게피어향기가그윽합니다.

언제나찔레꽃을보면장사익의노래가생각나서

슬프디슬픈꽃이되어버립니다.

그러니선입견없이사물을바라본다는것이

얼마나순수하고순진무구한일인지모릅니다.

우리가아는진리나정보란,사실은남으로부터얻어들은

어쩌면한사람의주관에따라흔들리고있는건아닐지…

아라클럽앞바다는아침마다학익진이펼쳐집니다.

이순신장군이펼쳤던학익진그배의군단이나열을합니다.

대벽리바다밑조개..

보통조개를뻘밭이나모래밭에서캐는줄아시지요?

대벽리의요즈음은바다밑을긁어서조개를채취합니다.

벌써한달여이리보기드문풍광을제공합니다.

배가수십척이바다에떠서이리저리다니며조개를긁어냅니다.

대벽리아라클럽앞바다는들고나는물살이세어서

조개맛이최고라합니다.

씨알도굵어서조개하나가보통바지락두세개만합니다.

아무것도넣지않고조개만삶아서

청양고추한알썰어넣어알싸하게살짝매콤한맛으로

뽀오얗게우러난조개국물맛인최고입니다.

어촌계가기간을정해서어느시기가되면조개를캐지못하게한다지만

요즈음계속아침마다펼쳐지는학익진풍광을보면서

조개를사서먹곤합니다.

조개만캐는게아니라오늘아침은

모래를실어나르는배도보이는군요.

바닷가에공사장이있을땐배에실어날라야운반이용이하기때문에

종종모래를실어나르는배를만나게됩니다.

이모든것은다바다에사는사람들의삶의현장입니다.

부지런히수영장을갔더니

늘시를외시는할머니한분이또시를외우고계십니다.

보통말할때와는른어조로시를외우시면서

자신은치매를예방한다지만

그할머니가큰소리로시를외우면다른이들이눈살을치프립니다.

시낭송회장에서시를외우는것이랑

수영장에서시를외우는것이랑

별반다를것이없는데사람들은

수영장에서시를외우는할머니를보고다싫어합니다.

출처가분명하지않은오늘아침의시는이렇습니다.

내나이육십..

산과바다가다그렇게지나가고

나를스치는인연이란것도다그렇게지나가고

죽으면사라질내육신도자꾸만자꾸만…

조그만탕안에들어앉아서할머니는시를만들어가면서

낭송을하시는건지누구의시를외우는건지알수가없습니다.

어떤날은박목월님의’강나루건너서밀밭길을..’

하고외우는때도있으니그시가할머니시인지누구의시인지는

알수없는일이지요.

세상의모든시를다알지못하는나로선

할머니란분을잘모르니다만아침마다수영장이떠나라고

큰소리로시를외우는것이

시의정서를조금은망가뜨린다는생각을저도합니다..

그리고문득강남역사카에서청담시낭송회때내가외웠던시도

혹여그랬던건아닌가늙으면늘반성하고살아야하는것을

어느누구에게라도듣기싫었던내시낭송이었다면

아무리시를좋아해도내방에서혼자독백하듯해야했다는생각이

그할머니를보면서잠시들었습니다...

그러니남은나의거울이됩니다.

아침은나에게새로운반성과새로운생각을

끊임없이펴어나게만들고있습니다.

<소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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