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콘서트 보고서

남해에살기로작정하면서가장걱정되는건문화적인빈곤감이있을거라는것이었다.

그러나자주서울로나다닐수있을것이니별무리없이문화를향유할수있을것이라는나의지나친문화에대한사치심은잇단사고와병으로다리가불편하다는점때문에꺾이고말았다.

사량도에서백건우콘서트가열릴것이라는정보는0양과사량도에가면서배에걸린현수막을보고알았다.

그리고거기서만난해양경찰아저씨의도움으로담당자와전화를했고자세한정보와배타는장소등을알고서쾌재를올렸었다.당연히예약을했고,오지랖넓게객실손님도관심있어보이는분을함께가자말해두었다.

아이들에게정서적인안정감을주기위해땅100평살돈을투자해서오디오세트를구했던남편도물론함께구경을가기로되어있었다.

50살에생업을때려치고여여하게공부나하러다닌남편이라함께해주리라는확신은있었다.

그러나아라클럽이그를다망가뜨려놓았다.

그는새로뽑아놓은CEO사장이갑자기북해도여행을가고난빈자리가염려되는모양이었다.

객실이다팔려많은손님들에게무슨일이일어날지모르는아라클럽을두고콘서트에갈마음의여유를그는갖지못했다.

김부장과할머니한분이일을하고있긴하지만못미더운것이었다.

다리불편때문에차를잘몰지않다가200만원상당의사고를낸나는거기까지길도잘모르고대중교통을이용하기엔너무나불편하고오전내내객실청소를도우다가는예약된5시배를탈수있을지도의문이라전전긍긍이었다.

포기를하자니울분이솟구쳐서견딜수가없었다.

‘이것도일종의허영심이야.’

자신을달랬지만포기하기엔걷잡을수없는허전함이밀려올라와가슴까지답답했다.

“사모님,인생은퍼즐처럼짜여진어떤궤도를밟는것이라생각해요.”

새로온아라클럽CEO사장이내게말해준적이있다.

결국내인생은백건우콘서트를들을수있는퍼즐그림속의한장면을가졌나보았다.

나와비슷한취향을가진후배가무심코나를보러아라클럽으로온것이다.

“내가백건우섬마을콘서트예약해두었어.”

객실손님중의한팀이같이가기로되어있었으나그분들은외도를반드시가보고싶어서그좋은기회를취소했기때문에나는그녀가구세주와같이느껴졌다.

다른일정이있는지묻지도않았고후배는당연히내제의를금방받아들였다..

교장선생님도함께가기로했으나남편이안간다는바람에국화화분작업에하루를보낸모양이었다.

예정된3시를30분이나지나서야룰루랄라하고아라클럽을떠났는데,길을잘아는후배는고성편백숲까지나를구경시켜주고도4시30분에가오치선착장에정확하게대어주었다.

통영과고성어우름에있는선착장은77번도로끝에있었다.

길게줄을선사람들틈에서승선명단을적고있는데한부인이다가와서

“5시에떠나는왕복표두장사세요.갑자기못가게되어서요.“

그러는거였다.

웬횡재?

얼른두장을사서줄서는수고도줄이고기다릴여유도없이배에낼름올랐다.

사량하도에내리니콘서트장이어딘지보이진않고길고도긴사람들의줄만보였다.

버스가서있길래후배에게저걸타자고했다.걷기를좋아하는후배는나를배려해서버스에올라주었다.

버스는요리조리사람들을비끼면서섬안쪽콘서트장가장가까이까지데려다주었다.

그러나이미천명도넘는사람들이줄을길게서서다시왔던길을내려가줄을서라는것이었다.한심했다.

그러고섰는데백건우포스터가붙은집이하나길옆에있었다

거창한카메라가서너대그집마당안에서있었다.

일단그곳으로들어갔다.

“어디서오셨어요?”

“서울서왔어요“

이럴때거짓말도잘한다싶으면서도그리둘러대었다.

“여기앉아보면안될까요?”

“저기주인에게물어보세요.”

주인은웃으면서옥상에도올라가도된다고했다.

특별히멀리서왔으니봐주는거라고,,,

구경오신분들에게나눌떡을썰고있는아주머니들은떡을주고또주면서많이먹으라고했다.

파르스름한쑥떡은부드럽고달콤했다.

집안에서윤정희씨와백건우님이밖으로나왔다.

기자들이인터뷰를위해그분과마주섰다.

“가장때묻지않은곳이섬입니다.

섬은참모습이그대로남아있습니다.그런섬과의만남이그리웠습니다.섬사람들과아름다움을나누고싶었습니다.음악으로순수한대화를하고싶습니다.음악이나의언어이니까요.“

그분은그래서그집에서3-4일을묵으면서섬사람과의교유를꾀했고아름다운음악과의만남을위해시간을두고대화하며조율을했다.

그리고또그분은말했다.

“음악의소통능력은한계가없습니다.

전달이안된다면그것은전적으로연주자의책임입니다.

눈에보일정도로곡을전달해야하고명연주자라면그것이가능합니다.“

과연그분의연주는그랬다.

바다를배경으로한야외연주장,

배들이놓여있었지만뱃고동소리도없었고,대중음악에젖어있는섬마을주민들은좋은자리에앉았다.그들이베토벤을,쇼팽을,리스트를어찌알겠느냐만,손뼉을치지말아야될곳에손뼉을치는사람도없었고휴대폰의신호음도없었다.품격있는음악애호가들의연주회장처럼고요함을유지했고우레와같은박수를쳐야할곳에서박수를쳤다.

욕지출신의언론인김성우님은말한다.

“대도시사람들은우쭐하지말자.

사방이벽으로막힌대연주회장의갇힌음악은공기가모자라는음악이다.

거장의커다란손으로저멀리수평선을흔드는싱싱한대해의음악을그대들이어찌들었겠는가

참으로섬은자랑스럽지않을수없다.

참으로섬이부럽지않을수없다.“

나는또하나내인생의퍼즐을완성하면서,사량하도백건우콘서트장을빠져나왔다.

섬마을전설과청량한바람과거장의음악과함께젖어든아름다운내인생의밤이었다.

언제나기억속에남아있을아름다운밤바다풍경,

그리고애잔하고강렬한백건우의음률.

나는계속꿈을꾸고있을것이다.

이멋진밤바다풍경을…

<소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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