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아, 향기로 와서

남루한일상이뜨고지는언저리에

진하게우려낸커피한잔을앞에두고

사람아

향기로와서

바람끝에앉았거라

졸시‘그리움의언저리‘3연중제1연

우리의일상이그렇고그런나날들이라그남루함을벗어나기위해우리는좋은벗을만나고그리고함께차를마시는시간이필요하다.

공자도‘벗이멀리서찾아오면또한기쁘지아니한가’라고말하지아니했던가

우리는친구와벗하는여유로운시간을위해딴은열심히일하고노력하는것이다.

사람의향기가꽃향기처럼묻어난다면,그런향기로운사람과벗하고지낸다면얼마나행복할까만사람들은서로사귀는과정에서더러상처도주고받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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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아라클럽으로내려오는언덕길에들어서면눈에들어오는수많은국화화분에서진한국화향이코끝에확밀어닥친다.

미당서정주님이‘국화옆에서’란시에서읊었듯이비록하나의작은꽃에지나지않는국화를피우기위해봄의소쩍새,여름의천둥과먹구름,그리고피는날까지무서리를견디는과정을우리는인내해왔다.

이모든것들의인연과기다림이후에피어나는향기로운생명의신비로움.

10월말남해유배문학관에서열린국화전시회에아라클럽의국화가전시되었을때에비록가장아름다운국화로기르지는못했을지라도700여화분을기르도록도움을주신정성명교장선생님과아라클럽사람들에게상을주고싶었다.

세상에존재하는모든것들은서로긴밀한인연을맺고우주의현상속에자리하고있다는것을필자는알고있다.

국화연구회라는남해의작은단체에서도그동안많은수고를아끼지않았다.혹시라도회원들의국화가제대로자라지않을까기술을나누고정보를나누고서로를격려하며긴시간을버텨왔다

.손톱이까맣게되도록작은순을따주어야만하던아침시간과뜨거운여름날의햇볕을피하여물을주고가꾸던정성.

그렇게하여거금을투자하여크고화려한잔치를벌이는도시의지자체만큼아니더라도소박하고아름다운국화잔치를끝낼수있었다.

그리고그수많은국화화분을남해의병원에도,친구들에게도,관광안내소에도개업하는갤러리에도,좋은분들에게국화화분을나누고,객실마다테라스마다화분을다넣고도너무나많은국화가향을퍼뜨리고있다.

사는날햇살같이밝기만바랐었지/자주물결일고마파람도불던것을/

겹겹산/너머너머에/사연일랑감추우고/

졸시‘그리움의언저리‘3연중제2연

필자는지금사는이야기나누며함께차를마시고향기로운국화화분하나쯤가지고갈향기로운벗을기다리고있다

더러는이이상한현실을잊어도보고눈물함께차를마셔도보면서이가을,국화향에취해서그립고아쉬움에가슴조이던머언먼젊음의뒤안길이라도읊어보아야하지않겠는가.그런관조적자세가우리모두에게는필요하지않겠는가

<소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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