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2m 하늘 아래 펼쳐진 최상의 호반 경치

KBS영상앨범 산에서 몇 달 전 소개된, 춘천 춘클리지에서 내려다 본 의암호 전경에 푹 빠졌던 기억이 있다. 가고 싶었지만,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오가는 시간에 비해 등산 예상 시간이 3시간 정도에 그쳐 계속 망설였다.

춘클리지 자체는 암벽 등반 코스로, 나같은 뚜벅이 등산객에겐 무관한 코스.

그러다가 8월의 마지막 날 오후 2시쯤 느긋하게 춘천행을 결심했다. 추석 앞둔 벌초 차량들의 귀경 행렬로 올 때에는 막힐 것이 뻔하므로 어디 찜질방이나 사우나에서 푹 잠이나 자고 한밤중에 귀경할 생각을 했다.

북한강을 가로 지르는 의암댐 위의 다리 신연교를 건너서 의암쉼터 앞에 주차하고(주변에 주차할 공간은 이럭저럭 꽤 된다) 등산로를 물으니 100m 떨어진 곳의 계곡길에서 시작하면 된다고. (나중에 집에 와서 보니, 좀 더 차를 몰면 인어상 있는 곳에서도 등산로가 제대로 있는 것을 알았다).

드름산 등산안내도

어쨌든, 해발 50m쯤 되는 출발점에서 35분가량을 가파르게 오르니 전망대가 나왔다. 그리고 그 앞에 펼쳐진 풍경은 바로 KBS 영상앨범의 그 풍경이었다. 건너편에는 삼악산이 보이고, 길죽한 원형의 붕어섬도 한눈에 들어오는. 

드름산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북한강

지난 10여 간 가 본 산 중에선, 해발 312m에서 조망할 수 있는 풍경으로는 최고라 해도 과언(誇言)이 아닌 듯 싶다. 남한강이든 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산으로는 예봉산 운길산 문안산 고동산 뾰루봉, 깃대봉(매곡산), 검단산 등 여러 곳들을 다녀봤지만, 이렇게 낮은 곳에서 이렇게 가깝고도 시야가 확 트이는 곳은 처음이었다. 춘클리지를 암벽 등벽하는 이들이 만나는 정점이 이 전망대인 듯 싶다.

 드름산 정상비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라고 할까. 8월의 뜨거운 오후 햇살에도 정신 놓고 마냥 풍경을 즐겼다. 여기서 드름산 정상까지는 표고차 30~40m 정도의 높낲이를 따라서 최소 서너번을 오르내려야 한다. 정상까지 시간은 천천히 약 50. 드름산 정상은 별거 없었다. 조망도 없었고, 동네 약수터의 체련기구들이 있어서 좀 허망한 느낌? 전형적인 동네 뒷산 분위기였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길은 숲길따라서 죽 걷는 재미가 있었다.

 

이날 산행 시간은 모두 3시간. 쉬엄쉬엄 걸으면서, 전망대에서 충분히 시간을 보냈다. 돌아오는 길에 춘천 시내에서 꼭 들러야 한다는 우성 닭갈비를 먹는 재미에도 빠졌다. 양이 많다. 성인 두 사람이 2인분 시켰는데, 밥을 볶아 먹지 않고 사리 1인분 시켰는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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