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어느 조종사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가오늘부터파업을하기로결정하였다는뉴스입니다.

제주도에친구들과놀러갔던우리큰아이는오늘아침에아시아나비행기로무사히돌아왔습니다.

평소조종사를원하다가시력탓에포기하고항공우주공학도로진로를바꾼우리큰아들의얼굴은

그리밝지는않았습니다.어릴때캐세이퍼시픽항공의주니어클럽에가입하여받은비행기록로그

북(비행기록과조종사의사인을받는책자)을보여주면서이렇게매너없는조종사는처음이라며

표정이이그러졌습니다.

저의큰아이는저의배낭여행파트너로서초등학생때부터함께배낭을짊어매고체험여행을많

이다녔으며고등학교3학년때에대학입시합격자발표가나자마자졸업식을앞두고친구들을이

끌고고등학생의신분으로아시아배낭여행에나선저못지않은여행매니아입니다.

그책자는캐세이퍼시픽항공뿐만아니라대한항공,노스웨스트,싱가폴항공,스칸디디나비아항

공등어릴때부터지금까지탑승한비행기기장들의사인이남겨져있는그의가보1호였습니다.

물론며칠전탑승한김포발제주행아시아나항공편의기장도친절하게그로그북에관심을보인

후사인을해주었다고합니다.

그런데파업이시작한오늘아침에김포로돌아오는아시아나항공의기장이남긴사인은무성의

하다못해상식을벗어난것이었다고합니다.

로그북에기록하는내용은날짜항공편,출발공항과도착지공항,비행시간그리고기장의사인과

비행거리였습니다.물론이로그북은캐세이퍼시픽항공이YoungDiscoveryClub에가입한어린이

들을위한것이므로캐세이퍼시픽항공사의조종사들은기꺼이기록을해주겠으며다른항공사의

기장들도사인을해줄의무는없지만10년동안에거절당한경우는단한번있었는데비행시간이

짧았던말레이지아국내선이었답니다.그래서이번에도비행시간이짧은국내선이라목적지공항

에착륙한다음에사인을부탁하였다고합니다.

평소항공업에종사하는직업을가진사람들특히한때자신이선망했던조종사에게호의적이었던

우리아이가이런불평을하는것이이상해서그로그북을펼쳐보았습니다.

저도제눈을의심할정도였습니다.

앞에날자와비행정보를기록하게된곳은손도대지않고먼저탑승한비행기의기장이남긴사

인을지우고(줄을긋고)그위에자신의사인을남기다니…

차라리귀찮으면사인을거절하든지아니면아래칸에다자신의사인만하든지말입니다.

이런처사는우리큰아이의문제뿐만아니라먼저사인을한동료조종사의사인까지훼손하였으

니만일먼저사인을남긴조종사가그사실을알면어떻게생각할까요?

"그래…잘했어,나도하기싫어서할수없이해준건데그렇게귀찮게구는녀석은아시아나를

타지말라고해야되!"라고할까요?

아니면자신의사인을무시하고지워버린그동료조종사의처사에서운해할까요?

이런이야기를듣고있던작은아이가한마디거들었습니다.

"그럼먼저사인한사람이조종사노조에가입한기장이아니라서이름을지우고그위에자기이름

을쓴거아냐?아니면오늘탑승한아시아나기장이오늘은쉬는날인데노조파업때문에급히

차출된비노조조종사여서파업에참가한먼저기장의이름을보고화풀이하였든지…"

요즘조종사노조의파업문제로노조원이건비노조원이건모두신경이날카로울것이란것을이해

는합니다만승객의입장에서도파업을지켜보는심정이그리곱지는않은판에이런일까지당

하니서운한감정까지감출생각도없어서한마디남깁니다.

<사진-로그북의기록내용,운항일정과기장의사인이기록되어있습니다.>

<사진-오늘아침아시아나조종사가먼저탑승기록을한기장의사인위에자신의사인만남긴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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