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에서의 7일 (4) – 옴마니반메움

<바코르광장에서본조캉사원전경>

정치와종교가일치된티벳이라해도아무래도포탈라궁은달라이라마의궁전으로통치의상징이라할수있으며티베탄들의신앙생활의중심은조캉사원인것같습니다.대낮임에도안개가낀듯,어디선가화재라도난듯,짙은향내가스며든뿌연연기를따라마니차(불경이새겨진손으로돌리는원통형기도도구)를돌리며코라(순례행열의하나로사원주위를도는길)를가는티베탄대열에합류하니조캉사원과마주치게됩니다.티벳의상징인포탈라궁은이미사진과브라운관을통하여여러번보아온터이지만그리화려하거나웅장하지도않은조캉사원앞에서벌어진광경을보니갑자기가슴이뭉클해지며이곳이진정티베탄들의영적인고향이란것을느낄수있었습니다.

<조캉사원앞에는항상향불연기로연기가자욱하다.>

조캉사원의역사는당나라까지거슬러올라가며그들한테는가장신성한성지가되는곳중의하나입니다.7세기경티벳으로시집온불심이깊은당나라의문성공주가가져온불상을모시기위해세워졌다고전해지는데당시천마리가넘는산양을동원하여흙을날라사원터전을닦았다고합니다.지금불려지는라싸(Lhasa)의어원도이때생긴것으로"산양의땅"이란뜻이라고합니다.다른사원과달리정문도불교의발상지인인도를향해서쪽에있습니다.

<조캉사원앞에서오체투지를하는티베탄순례객들>

조캉사원의정문앞바코르광장은항상많은사람들이오체투지를하며그들의염원을빌고있고그주위로마니차를돌리며코라를도는순례객들로항상붐비고있습니다.바코르광장은바닥이깔끔하게보도블럭으로포장되었는데들리는얘기에의하면티베탄들의중국정부에대한시위가자주열려서시위인파를단속하기쉽게하기위한것이라고합니다.

<야크버터를이용한촛불>

조캉사원의안에는많은라마스님들과순례객들이몰려들어발을디딜틈이없었지만여행객들의발길도이어져서오가는것이힘들정도가되었습니다.그래도누구하나자신들의신앙생활을방해하는외지인을탓하는모습은보이지않았습니다.모두들자신들의마니차를돌리며쉬지않고불경을외울뿐입니다.진한야크버터냄새가배인내전으로들어가니티베탄들의소망을담은불꽃이어둠을밝히고있었습니다.

<조캉사원옥상에서본라싸시내-화면가운데에포탈라궁의모습이보인다.>

티베탄들의순례물결을벗어나조캉사원의옥상으로오르니눈앞에바코르광장을건너그리멀지않은곳에포탈라궁이한눈에들어옵니다.앞이탁트인광장에는새로지은상가들이늘어서있어서얼핏수학여행온고궁의주차장앞광장을연상케하지만상점들과노점상들이팔고있는물건들이토산품만은아닌듯많은티베탄들이까닥과마니차등을고르는모습이보입니다.

<귀에워크맨이어폰을끼우고최신팝송과랩을즐기는젊은스님>

옥상의담에서광장을바라보며대화를나누고있는라마승의모습을지켜보니귀에는워크맨의이어폰이꽂혀져있었습니다.그들이듣고있는것은노승의가르침도,불경소리도,불교음악도아닌여느젊은이들처럼랩과팝송이었습니다.조캉사원옥상에는청정무공해하늘을배경으로커다란금빛의법륜과사슴상이오염되지않은티벳의순수성을지키려는상징처럼우뚝서있지만,티벳의현실은그렇지않은것같아서안타까운생각이들기도하였습니다.

<조캉사원의법륜과사슴>

조캉사원을나오니들어올때본듯한가족들이똑같은길을가고있는것이보였습니다.그렇습니다.이들은불경을읊으면서마니차를돌리며조캉사원주변을계속돌고있는것입니다.그러고보니조캉사원을둘러싼골목의인파의이동방향이예외없이시계방향이었습니다.간혹거슬러오는사람들을보니손에잔돈을지닌상인들과목에카메라를맨여행객뿐입니다.티베탄들이코라를돌때에는반드시시계방향으로돌아야한다는것입니다.

<마니차를돌리며조캉사원코라를도는티베탄가족들>

저도인파를따라그들을뒤쫓아가보았습니다.이곳은빨간법의를두른승려들로부터나이어린자식들을몸에끈으로묶은채오체투지를하며코라를도는티베탄들등모든계층의티베탄들로부터그들의영적인세계를지켜볼수있는곳이기도합니다.오체투지를하면서지나가는행인들을대상으로구걸을하는사람들도보였지만워낙진지한행동으로오체투지를하는모습을보면그래도그것이쇼처럼보이지는않았습니다.번번한교통수단도없는넓은티벳고원에서멀리서오체투지를하고이곳까지도달한다는것은우리들의판단기준으로는감히생각조차할수없는것처럼그들의심오한신앙심역시우리의상상을초월하는것이리라믿어집니다.

<길거리에서오체투지를하며동냥을구하는부녀의모습>

옴마니반메움……

옴마니반메움……(나무관세음보살)

http://www.drkimsworld.com
<김동주원장의여행이야기에서-Dr.Kim’sTravelSke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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