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에서의 7일 (7) – 티벳을 떠나면서

어느정도각오는한여행이었지만,여행준비는생각보다귀찮았고고산병증세의고통은상상했던것보다훨씬컸습니다.지금은웃으면서그당시의일을회상하지만정말그때는머리가뻐개질것같은두통을느끼고처음으로여행을하면서외지에서가족생각까지하게된것이었습니다.

막연하게하늘아래첫동네,순수하고오염되지않은티벳의대자연,척박한땅에서삶을이끌어가는티베탄들의영적인세계를동경하고티벳땅을찾았지만티벳의모든현실은제가생각하지못했던구석이있다는것을알게되었습니다.그동안지구촌의오지를여행하면서사전에참고하였던국내외방송국의다큐멘타리프로그램과내셔날지오그라피등의잡지에서는양지만비춰준탓에발길을내딛는저의기대치를높혀주었지만,현실은그렇지만은않았습니다.티벳의양지는자연과신이내준것이고,티벳의음지는인간이만든것이었습니다.

티벳여행의걸림돌은티벳여행허가서부터시작되었습니다.티벳은중국의자치구역이라는형태로중국이지배를하고있기에중국비자외에티벳자치정부의여행허가서가없으면외국인은티벳을여행할수가없는것입니다.아마외국인들의티벳여행을억제하려는뜻으로그런규제가생긴것으로보입니다.지금도정식으로중국여행사를통하여티벳여행을하려면단체건개인이건중국여행사에서지정하는tourguide의안내에따라서만여행할수있으며라싸시내를벗어나게되면별도의허가를받아야하는것으로알고있습니다.

<라싸에들어선현대식고층건물>

제가2004년4월티벳을찾았을때만해도이미라싸는사진에서보았던예전의라싸가아니었습니다.시내의대부분도로는포장이되었으며현대식쇼핑센터,극장등중국의여느중소도시와다름이없었습니다.분명도시외형만본다면라싸는발전하고있음을알게되었습니다.그러나반드시티벳고유의것이사라져간다고해서나쁘다고볼수만은없을것입니다.우리가초가집을버리고아파트를선택하듯이그들도삶의질을높히기위해고유의삶의방식을버릴수도있습니다.다만그것이타의에의해,하나의당근에불과하여티벳의무형의자산을빼앗기고있는것인지도모른다는생각이앞서게되었습니다.티벳땅에한족의흔적이많이남게되었고티베탄들의저항도많이수그러든탓인지중국은티벳지배에대한자신을가지고티벳을점차개방하는것같다는얘기를들을수있었습니다.

<시원스럽게뚫린도로와현대식신호등이세워진라싸시내>

이제중국본토의꺼얼무에서라싸까지철길이이미완공되었고시험운행을거쳐내년쯤에는정식으로기차가운행된다고하니이제티벳의변화는가속화될것같습니다.지금까지는중국정부는티벳여행허가서를발급하여외국인의여행을통제하고있지만,이젠티벳을티베탄들이아닌자신들이원하는방향으로변화시킬자신이있으니더이상티벳여행허가서가필요하지않을지도모르겠습니다.

<2004년4월,철도공사현장.지금은완공되어시험운행중이라고한다.>


티벳의변화는내부에만있는것은아닌것같습니다.중국이티벳을무력으로점령한지반세기동안달라이라마는인도의다름살라에망명정부를설립하고중국의티벳점령의부당성을호소하며티벳독립운동을이끌었지만중국정부는까딱하지않고오히려자신들이티벳을지배한이후의외형적인발전상을내세우며달라이라마의망명정부를인정하지못하도록외교적압력을가하여맞불을놓고있었습니다.그러나유럽,미국,캐나다,일본처럼중국과당당하게외교를펼치는국가들의경우중국의입김이먹히지않고있어달라이라마의방문이성사되었지만우리나라의경우는인권을내세우며노벨평화상까지탄김대중전대통령도중국을의식하여달라이라마의한국방문을해결하지못했을정도입니다.

인권을유난히도앞세우는이번노무현정부도마찬가지인것같습니다.지난해달라이라마가제9회만해(卍海)평화상수상자로결정되었어도달라이라마는한국정부의비자발급거부로다른사람이대리수상을받을수밖에없었습니다.

<캐나다수상과함께,사진출처:www.tibet.ca/tibetchinanegotiation>

그런데반세기가까이티벳의독립을위해서세계의지도자들을만나며활동해왔던달라이라마가지난해봄,깜짝놀랄만한인터뷰를한기사가기억이납니다.중국이티벳의고유한종교와문화를보장하면중국의티벳지배를인정할수도있다는것이었습니다.불과25살의나이에라싸를떠나반세기가까이지나지금나이70세에이르니죽기전에티벳땅을밟아보겠다는지극히인간적인고뇌에서나온생각일수도있고,아니면티벳문제를현실적으로받아들여실리를취하자는입장으로바뀌었는지는모르지만아마두가지모두가그가마음을바꾸게된계기가되었을지도모르겠습니다.그리고이어서미국을방문해서도"의미있는자치"를보장받으면중국에남는것도생각해볼수있다는연설을한것으로알려졌습니다.하지만달라이라마의변화된입장표명에도중국의입장은아직은변하지않은것같습니다.

<사진출처:http://www.dalailama.com>

-달라이라마가인도의다름살라에서한국인스님들을접견하고있다.,2005년11월-


티벳의변화는우리들의몫은아닙니다.티벳의개발과발전이가져다줄이익이우리의것도아니고티벳의낙후도우리의것이아닙니다.우리의눈에열악해보이는그들의삶이그들한테얼마나고통스러운것인지,아니면스스로견딜만하다고생각하여변화를가져오려는노력을하지않는지모르겠습니다.

이제기차가들어오고도로가포장되고생활물품이대량수송되어물가가안정되고먹고사는것이좀풍족해지면그들의생각도좀달라질수도있을지모르겠습니다.티벳의변화가자신들의의사가아니라강대국의논리에의해이끌려가는모습에서힘없는티베탄들의얼굴이유난히도어둡게보이는것같습니다.


라싸에서강가를따라꽁가공항으로가는길에는이제봄의기운이완연합니다.일주일간의짧은기간에많은것을보고느끼며티벳을떠나면서티벳의변화가티베탄들의의지와그들이원하는방향으로전개되기를기도드렸습니다.

옴마니반메움…

<라싸-공가공항의도로변의풍경>

Ka-leeshu…Tibet!(Good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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