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인도의 Golden Triangle (3)

<선거다음날아침신문에조그만박스기사로우리나라대통령선거결과기사가실렸다.>

아침에일어나식당으로들어가니인도신문이비치되어있었습니다.인도의언론에서한국의대통령선거에대해어느정도관심이있나해서살펴보았지만,역시한영자신문에만사진한장과짧은단신을볼수있을뿐이었습니다.인도와우리나라의경제교류는활발해도상대국의정치환경은한-중-일과는달리서로영향을주지않기때문일것같습니다.

자이푸르는아그라에비해무척복잡한도시입니다.도시전체가붉은사암으로만든건물들로붉게물들어있어서핑크시티라는별명이붙은도시입니다.자이푸르에서볼거리는바람궁전과천문대,시티팰리스등으로모두자이푸르성곽안에몰려있습니다.

<1799년세워진바람궁전HawaMahal,Jaipur>

타지마할이아그라를대표한다면자이푸르를대표하는것은바람궁전(HawaMahal)입니다.거리전면에서보면5층의궁전건물이지만,옆측면에서보면3,4,5층은마치영화촬영장의세트처럼벽만세워진것입니다.격자모양의창문들은바깥출입을못하는궁전에거처하는여인들이거리모습을바라볼수있도록만들어졌다고합니다.바람궁전이라는얘기도많은창문으로바람이잘통한다고하여붙혀진이름이라고합니다.바람궁전은전면의모습도무척인상적이지만,창문하나하나뜯어볼수록아름다운것을느끼게됩니다.바람궁전을정면에서볼수있는곳은길거너의상점의옥상인데,내려올때자기가게에서쇼핑을유도하지만시침뚝떼고내려와도괜찮습니다.

<바람궁전의내부에서본창문들의모습>

잔타르만타르라고불리는천문대는자이푸르의역사와함께합니다.자이푸르를세운자이싱JaiSingh2세는천문학에조예가깊어천문대를지었는데,지구의모양을한구조물들이태양계를배경으로세워져있습니다.

<JantarMantar천문대>

라자스탄을지배하는마하라자의궁전인시티팰리스는무굴양식과라자스탄양식이혼합되어있습니다.자이푸르의역사를보면이지방의전통적인지배세력인라지푸트족이무굴제국의악바르황제와혼사로이어지면서정치적으로는무굴제국에충성을하는한편이지역에서힌두교의영향력도함께유지할수있었던것같습니다.

시티팰리스에들어가면7층높이로우뚝솟은궁전ChandraMahal(달의궁전)의모습이첫눈에보입니다.이곳은지금도마하라자가살고있기때문에일반인은출입할수없다고하는데,파란만장한인도의역사속에서살아남은마하라자의영향력을읽을수있습니다.

<CityPalace>

시티팰리스중앙에있는접견실홀에장식된크리스마스트리가눈길을끌고있습니다.힌두인들인마하라자의궁전에세워진크리스마스트리가관광객을의식한것인지,아니면종교와관계없이세계인의상업적인축제로변한크리스마스의성격을대변하는것인지도모르겠습니다.중앙홀의양쪽에는커다란은으로만든항아리가있는데,마하라자가영국을여행할때힌두인들의성수인갠지스강물을담아가기위한것이었다고합니다.

<CityPalace>

오늘은저녁비행기로귀국하는날이라서둘러자이푸르시내를빠져나왔습니다.마지막으로들러볼곳은Amber성으로마하라자카츠츠와왕조시대부터있었던곳입니다.라자스탄이무굴제국의아래에있으면서토후지배세력인카츠츠와왕조가영향력을유지할수있었던것은악바르황제때부터혼맥을맺고종교에관계없이무굴제국의황제한테충성을바쳐공존할수있었다고합니다.이는힌두교가다신교이기때문에가능한일이아닌가생각됩니다.반대였다면유일신을섬기는이슬람세력인무굴제국이힌두교왕조에충성을바치기는힘들었을것입니다.자이푸르뿐만아니라라자스탄지방의건축물들이무굴양식과함께섬세한라자스탄양식을잃지않고있었던것도이런역사적인배경이있었기때문입니다.

전에는Amber성에오르려면언덕아래의주차장에서코끼리나Amber성전용집을이용하여올라가야만했는데,지금은언덕위의주차장까지오를수가있어서시간을절약할수있었습니다.전에는인도어디를유적지입장료에신경을쓰지않아도되었지만,지금은아무리별것이아니라해도여행가이드북에소개가된곳은입장료Rs.100정도는기본인것같습니다.Amber성의입장료도Rs.100으로전산출력된입장권을판매하고있습니다.그러나입구에서집표는수작업인데,입장권의반을찢어일부는보관하고일부는관객이지니고있어야하는데,직원은입장권을받아그대로설합속으로집어넣고다른설합에서반쪽표를건네줍니다.물론제가낸입장권은훼손이되지않기에재활용(?)을할수있다는것을쉽게눈치챌수있지만남의나라에와서까지비리를들춰내항의할필요까지는없을것같아그냥눈감아주었습니다.사실Rs.100루피라면우리돈으로약2500원정도이니하루한장만자기수중에들어가도아마한달치월급은될듯싶었지만어디이런일을혼자독식할수있겠습니까?

Amber성은우다이푸르나자이푸르의씨티팰리스처럼아기자기한멋은없습니다만,JaiMandir는벽에보석이파묻혀장식되어있는것이볼만합니다.10년전방문했을때는어두운방에들어가서촛불을켜면천정과사방벽에박힌유리와보석들에빛이반사되어온통별천지를만들었는데,지금은워낙관람객이많아서인지방에는아예들어가지도못하게출입금지를시켜놓아아쉬었습니다.

<Amber성건물벽에그려진벽화에는요염한자세를보여주는그림도있다.>

JaiMandir앞의정원뒤에있는방들은마하라자의여인들이거처하였다는곳입니다.지금은아무런장식도남아있지않지만폐허만남은벽면위에는그림들이그려져있는데,눈길을끄는것이있습니다.가까이가서보니남녀가그네를타며음부를노출시킨그림과여인이치마를올리며요염한자세를보이는그림이있는데,역시카마수트라의나라답다는생각이들게됩니다.

10년전에는유적지마다외국인의존재가크게느껴질정도로현지인도인들관광객들은많지않았습니다만,이번여행에서는어디를가나인도인관광객들이엄청늘었다는것을느낄수있었습니다.비록이번여행에서대도시를제외하고는그동안세계적으로주목을받고있는BRICs의한나라로실감이나지않을정도로겉으로는인도사회가바뀐것을느끼지못했지만,인도인들이관광에눈을돌릴정도로경제소득은조금나아진것이아닌가생각도됩니다.

자이푸르에서델리로이어지는도로는그동안인도를여행하면서본것중에는가장상태가좋았습니다.지나가는자동차들도단체여행객들을태운버스보다는가족단위로또는여행사에서팀을만들어다니는듯한소규모의여행객들을태운승용차나승합차가무척많이다니는것을알수있었습니다.10년전에만해도Delhi-Agra,Delhi-Jaipur구간에는국내선항공노선도많았는데오전오후한편정도로줄어들고,Agra노선은아예없어진것을보니그만큼도로와기차를이용하여다니는여행객들이엄청늘고있다는것을알수있습니다.

도로를지나는자동차도10년전에만해도60년대우리나라에다니던새나라자동차와비슷한인도산앰배서더승용차가대부분이었지만,이제는현지에서생산된일제소형차와우리나라현대와대우승용차들도제법많이볼수있을정도로다양해진것을느낍니다.

자이푸르에서델리공항까지는약250km,시속80-90km/h로잘달리는것같은데,거리의여정표를보면생각만큼줄어들지않습니다.고속도로라고는하지만낙타와코끼리도버젓이아스팔트길만고집하고,오토릭샤도편도2차선의가운데를고집하고,이렇게하나씩차선이밀리니아무리빨리달려도막히기일수입니다.

이제모든일정이끝나고공항으로가는일만남게되자,운전기사는한국에대한관심을쏟아냅니다.한국에서운전기사의수입이가장궁금한가봅니다.저도자세히는알수없지만얼핏200만원정도로대답을하니놀랍니다.자기월급의20배-25배가되기때문입니다.느닷없이자기의운전솜씨가어떻냐며질문이이어집니다.인도에서는난폭운전이불가피하다는것을이해를하지만,인사치레로Excellent!라며추켜세웠습니다.같은질문을반복합니다.그동안편안한드라이빙이되었느냐는것입니다.(comfortable)큰탈도없었기에까짓거그렇다고대답했습니다.

결국그는자기의본심을나타내는간곡한청탁성질문을합니다.자기가한국에서저의차를운전하면어떻냐는것입니다.인도에서는워낙인건비가싸기때문에외국인들은인도인기사를고용하고있으니,저도한국에서는당연히운전기사를고용하는줄로생각하고한국에서일자리를갖고싶은모양입니다.모르긴해도한국에서취업하느니영국이나호주로가는것이훨씬쉬울것이라고얘기하니어느덧공항진입로가나타났습니다.

<2박3일동안DELHI-AGRA-JAIPUR-DELHI여정을함께한Mr.Gordon과인도택시인디카>

함께데려가지는못하지만,그래도indianstandard로는무척성심껏안내를해주었기에무엇인가성의를보여야할것같습니다.가방을뒤져보니접대용Dunhill담배,스프레이식구강청정제,일회용밴드,항생제와소염제등의비상약품,KingFisher국내선기내에서선물로받은이어폰세트와볼펜등이나옵니다.그중기사가가장반기는것은일회용밴드!아마하나뿐인아들이무지개구장이인것같습니다.그리고마침남은잔돈이Rs.700(약$18)…모두를기사한테3일동안수고해준답례로건네주었습니다.마음같아서는여기에$10정도더주고싶지만indianstandard를따라야할것같기에주머니에서손을꺼내었습니다.

델리공항의밤은10년전이나달라진것이없는것같습니다.차에서짐을챙겨내리자마지막실랑이가남아있습니다.자동차문을내리자재빨리카트를들이미는사람이있습니다.카트는주변에널렸지만,그것을받으면댓가를치뤄야하기에옆에놓여진카트를직접가지고왔습니다.눈치가빠른Gordon은짐을내리지않고제가카트를가져오자문을열었습니다.짐을미리내리면어디선가아이들이달려와마치자기짐처럼한번손을대었다가건네주고손을내밀기때문입니다.

델리공항은일반인은물론외국인도항공권이없으면터미날청사에들어가지를못합니다.마침저는e-ticket을잃어버렸는데보안검색요원한테상황을설명해도소용이없습니다.그저밀고우기면안될것없겠지만,뒤에많은사람들이밀려있어줄에서이탈하면다시또줄을서야하기에$1지폐가e-ticket을대신하였습니다.

인도공항이유달리밤에승객이붐비는것은유럽과아시아의중간에서시간대가애매해서그런것같습니다.현지에서편리한출발,도착시간을맞추려면인도에는밤시간대가되어야하는것같습니다.출국수속을마치고대합실로들어서니인도를벗어난다는생각에갑자기먹고싶은것들이눈앞에어른거립니다.그래도지난2박3일동안피자헛과맥도날드에서스파게티와핏자,햄버거를먹을수있었지만거의보름동안육류라고는탄두리치킨뿐이었습니다.

<델리발인천행아시아나항공-크리스마스장식이보인다.>

다른항공편도아니고우리의색동날개아시아나,기내식에기대를걸었습니다.기내식메뉴는비프와치킨,그러지않아도소고기에굶주린한국승객들이많을텐데알아서준비를했겠지하는기대를하였습니다.그러나그날따라그랬는지모르지만소고기는앞승객들이모두차지하여치킨밖에남지않았답니다.치킨에질린상태로인도를떠나는사람들한테치킨기내식이라니!센스없는항공사측이원망스럽습니다.그렇지않아도마일리지가모자라서편도만upgrade한것이마음에걸렸던참이었습니다.

<인도음식중에서제일만만했던탄두리치킨>l

결국이번인도여행은탄두리치킨에서시작하여기내식치킨으로막을내리게되었습니다.

나마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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