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기차여행(1) – Laos international train 라오스국제열차

라오스는 태국과 캄보디아 베트남에 둘러 싸인 동남아시아이 조그만 나라이다. 라오스에서 외국으로 통하는 항공편도 국경을 맞대고 있는 주변 국가와 말레이지아의 쿠알라룸푸르 뿐으로 동남아시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선 도로는 포장율이 낮아 지도를 보면 두 세 시간 거리라도 반 나절이 넘어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며 국내선기차는 없다. 라오스의 유일한 기차노선은 라오스의 수도 브엥챤(Vientiane) 외곽에 있는 국경마을 타날렝(Thanaleng)에서 태국의 국경도시인 농카이(Nong Khai)까지 연결되는 길이 6km 단 하나 뿐이지만 그래도 당당하게 국제열차라는 이름을 내세우고 있다. 농카이에서는 태국의 수도 방콕까지 이어지며 방콕에서는 말레이반도의 남쪽 끝인 싱가폴까지 연결되니 라오스에서 태국, 말레이지아를 경유하여 싱가폴까지 기차여행을 해보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 같다.

라오스 유일의 기차역인 Thanaleng역은 수도 브양챤(Vientiane)에서 약 13km 떨어진 곳에 있다. 기차역은 우리나라 시골의 작은 역 수준이지만 국제선열차가 정차하는 역이기 때문에 당연히 출입국검사와 세관검사도 이루어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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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analeng 역의 모습 왼쪽창구 : 라오스출입국사무소,  오른쪽창구 : 기차표매표소 >

 

매표소에는 태국바트도 통용되는데 발권시스템이 태국철도청의 것이다. 3등칸은 20바트, 2등칸은 30바트, 그리고 에어컨객실은 50바트라고 하지만 실제 객차는 3등석 뿐이다.  출국 수속과 세관 신고는 간단히 여권 확인과 함께 눈웃음을 교환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철로가 깔린 플랫홈으로 들어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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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구에서 여권에 출국도장을 받으면 앉아 있는 세관원한테 보여주고 철책 안으로 들오가면 출국수속이 끝난다.

 

기차역을 둘러보니 기둥에 금연표시의 경고문이 붙어 있는데 세계공용어인 영어 외에는 유일하게 한글만, 그것도 영어 보다 더 크게 적혀있다. 화장실에 있는 금연간판에도 영어와 한글 뿐이다. 라오스를 여행하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그리 많지는 않을듯 한데 한국의 커진 국력을 실감하기 전에 금연 안내 간판에만 한글이 있는 것을 알고 나서는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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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은 단 두칸. 태국 농카이역까지 일반석인 차량은 2등석이나 3등석 모두 국제열차수준은 아닌 노후된 객차지만 옆에는 큼지막하게 국제열차라는 것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어 이를 배경으로 기념촬영하는 여행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기차가 출발하면 승무원은 검표와 함께 태국입국서류를 나누어 준다. 그리고 보니 기차표도 태국철도청의 전산망에 의한 발권인데 승무원도 차량도 모두 태국철도회사소속으로 보인다.  타날렝역을 빠져나간 기차는 곧 메콩강의 우정의다리에 진입한다. 기차가 다리에 진입하는데 평소에 국경을 지나는 버스와 화물차로 가득했던 우정의 다리가 완전히 비워져 있다.  메콩강에는 라오스 국제열차의 철교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가 다니는 Friendship Bridge 우정의 다리 한 복판에 함께 철로가 놓여 있어 국제열차가 통과할 때는 일반차량들의 진입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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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정의 다리 양쪽 차도 가운데 철로가 놓여 있어 기차가 통과할 때 자동차의 진입이 금지된다.

 

잠시 힘찬 기적을 울리며 태국영토로 들어가는데 우정의 다리 태국국경쪽에서 바리케이드 뒤에 대기한 차량들이 시야에 들어 온다. 불과 6km의 짧은 구간의 국제열차는 10분 만에 태국 농카이역의 국제선플랫홈에 정차한다.  기차에서 내리면 역사로 들어가는 길목에 간이 출입국검사장이 있다.  태국 농카이역에서 출발한 승객들 뿐이니 농카이역에서 입국 절차도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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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도 기둥 곳곳에 한글 금연안내판이 보인다. ‘어기면 발금 2000바트’ 친절히 벌금액수까지 알려주는데 영어보다 한글이 더 크게 적혀있다. 유난히 한국여행객들만 금연안내를 위반하는가 보다.  외국에서 한글을 보면 반가워야 하는데 오히려 부끄러운 순간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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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열차에서 야식이라도 할려면 환전을 해야하는데 역 주변에는 환전소가 보이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달러를 들고 가게에 들어섰더니 기차역의 창구에서 환전해준다고 일러준다.  기차역의 창구에는 환전소 표시도 없지만 창구를 두드리니 환전을 해주는데 직원의 비공식적인 서비스(?) 인것 같다. 환율은 좋지 않아 야간열차에서 필요한 정도만 환전하고 나머지는 방콕에서 환전하는 것이 좋다.

태국에서 기차여행을 할 때 online이나 여행사로 예약을 하면 원하는 침대칸이 만석일 경우가 있다. 그러나 나의 경험으로는 현장 판매몫이 따로 있는지 2nd sleeper로 예약을 했어도 창구에서 요청하면 1st sleeper로 바꿔 준 경우가 많았다.  일반 여행객들한테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지만 태국의 일등석 침대칸을 이용하는 경우 주요 역에는 일등석 승객을 위한 라운지가 있다. Nongkhai역의 라운지에는 냉장고에 생수가 가득차 있고 간단한 비스켓과 커피 등의 음료수가 비치 되어 있다. 방콕행 야간열차의 일등속 침대칸의 경우 생수가 무료로 서비스 되지만 이곳에서 찬 음료수를 가져 갈 수 있어 좋다. 나의 경우는 커피를 끓여 생수 병에 넣고 냉장고의 냉동칸에 보관해서 기차에 오르기 직전에 꺼내 가져가면 냉커피를 무료로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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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카이역 일등석승객 라운지, 커피와 비스켓 등이 준비된 다과 테이블과 생수로 가득찬 냉장고가 있다.

 

라오스국제열차를 이용하는 승객은 대부분 외국인 배낭족들이다. 라오스국제열차의 운행시간도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방콕-농카이 야간침대열차의 농카이역 출발 및 도착시간에 맞추어 운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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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오스 국제열차가 들어 온 트랙 옆에는 두 시간 후에 출발하는 방콕행 야간특급이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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