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려항공의 수준은 ?

 

인천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북한의 고려항공기가 인천공항에 모습을 나타냈다. 최근에 고려항공과 관련된 얘깃거리가 자주 등장하여 관심을 끌고 있다. 얼마 전에 김정은이 전용기 내부에서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였고 고려항공의 새로운 승무원 유니폼의 선정에도 관여했다고 한다. 고소공포증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항공기테러가 두려웠는지 항공편이용을 기피했던 김일성과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이 항공편을 이용했던 소식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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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CNN기사, 세계 최악의 항공사의 최악의 예약사이트,    출처 : CNN 웹사이트캡쳐 이미지.

 

한편 북한은 외국인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국내선에 외국관광객의 탑승이 허용되고 스페인의 한 여행사에 고려항공의 항공권판매계약을 체결하여 인터넷으로 고려항공의 항공권의 예약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이어서 북한당국은 북한주민들도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혀 북한의 항공업계에 변화가 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일이 벗겨지는 고려항공 Air Koryo …… Worst Airline in the World 

북한의 국영항공사인 고려항공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간혹 고려항공에 대해 올려진 기사는 모두 부정적인 것 뿐이었다. 승객들이 탑승기를 소개하는 사이트나 유튜브에도 간혹 고려항공을 소개하는 내용이 있지만 국제수준에 크게 떨어지는 기내식수준이나 부정적인 것이대부분이다. 특히 길거리에서 파는 햄버거보다 못한 기내식 햄버거는 유튜브에 올려져 큰 웃음거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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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항공평가기관 SkyTrax의 항공사분류.   자료출처 : Skytrax 웹사이트캡쳐이미지.

북한의 고려항공에 대한 평가는 영국의 항공분야 평가단체인 SkyTrax의 평가 하나로 알 수 있다. SkyTrax는 세계 항공사들을 별 다섯의 최고등급에서 별 하나의 최하등급까지 분류하고 있다. 최근 SkyTrax의 평가에 공정성이 결여되었다는 비판도 있지만 고려항공은 최하등급인 별 하나 등급으로 홀로 선정되어 세계에서 가장 열악한 항공사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서남아시아나 아프리카의 영세항공사들 보다 낮은 등급으로 북한으로서는 치욕의 평가가 아닐 수 없다. 한편 고려항공은 유럽연합으로 부터 안전성을 문제로 유럽영공내 운항이 금지된 EU BAN 항공사 리스트에 아프리카와 서남아시아의 항공사들과 함께 올려져 있다.

 

고려항공의 보유기는 ? ….. 최근 최악의 상태에서 벗어나

그러면 실제 고려항공의 현황은 어떤 정도일까 ? 고려항공은 자유세계의 항공사들과 달리 자세한 정보가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항공기등록과 운항을 실시간 추적하는 항공전문사이트에 나타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려항공의 실체를 벗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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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rport-data.com 에 정리된 고려항공 소속의 항공기. 최근 도입한 An-148기가 빠졌다.

* AN-24기종, 캄보디아 PMT항공, 캄보디아 시엠립공항에서 2006년 촬영.

– 사진 속의 기체는 2007년 추락한 캄보디아 PMT항공의 추락기로 사고 1년 전의 모습이다.

고려항공이 조선민항시절 부터 보유했던 항공기는 상용기만 약 20여대로 알려진다. 이들은 프로펠러기종 안토노프 AN-24(2007년 캄보디아에서 추락하여 한국인관광객 포함 22명의 탑승객이 사망한 PMT항공 추락기종), 제트기종으로는 모두 단일통로기(Single-Aisle Aircraft 또는 Narrow Aircraft)로 투폴레프 TU-134, TU-154, 일류신 IL-62 등 대부분이 1970년대에서 1980년대에 구 소련 러시아에서 제작된 기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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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보유한 AN-24와 같은 기종. 사진속의 기체는 캄보디아 PMT항공소속, 촬영 1년후 추락해서 한국인등 22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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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U-134, 시리아항공, 2010년 시리아 다마스커스 공항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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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U-154M, 카스피안항공소속, 2010년 시리아 다마스커스 공항에서 촬영.

그중 AN-24, TU-134, TU-154기는 러시아제 사고가 잦은 3총사로 알려져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까지 이들 기종을 모두 퇴출시키고 중국은 고려항공의 낡은 기종의 중국영공내 비행을 금지하여 고려항공은 기종현대화가 절실하게 되었다.

 

 

고려항공의 현대화 기종 트리오 … TU-204 2대와 AN-148 1대 

현재 고려항공이 국제선에 취항하고 있는 기종은 200년대 후반에 시작한 기종현대화계획에 따라 도입한 TU-204 두 대(등록번호 P-632, P-633)과 안토노프 AN-1483 (등록번호 P-671) 3대 이다. TU-204는 보잉의 B737-900, 에어버스 A321과 비슷한 크기이다. 그중 먼저 도입한 것은 P-632로 1993년 제작된 기체로 2007년 도입하였다. 이어 2010년에 P-633기가 도입하였는데 이는 2009년 제작된 새 기체로 리스회사인 IFC를 통해 도입한 것이다. P-632기는 좌석이 비즈니스석 16석, 일반석 150석 이지만 나중에 도입한 P-633은 일반석만 210석 이라고 한다. 현재 북한은 러시아 외에 TU-204를 여객용으로 취항시키고 있는 유일한 나라로 화물기는 이집트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정도로 서방세계에서는 볼 수 없는 기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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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항공 국제선의 최신주력기종 TU-204, 2009년 제작된 기체다. 2011년 베이징공항에서 촬영

 

고려항공은 작년에 AN-148 한 대를 추가로 도입하였는데 이 기종은 70인승 정도로 제트여객기 중에서는 작은 크기에 속하는데 영국의 British Aerospace BAe146과 외형과 크기가 비슷하다. 유럽연합은 고려항공을 유럽영공내 운항금지항공사로 지정하였지만 최근에 도입한 TU-204만 EU BAN에서 해제하였지만 실제 고려항공이 유럽내 취항노선은 없다.

고려항공의 국제선 노선은 정기노선은 중국의 평양(FNJ)-베이징(PEK), 평양-쉔양(SHE)과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VVO) 3개가 개설되어 있으며 그 외 동남아시아는 쿠알라룸푸르(KUL)과 방콕(BKK)이 전세기편으로 정기운항스케줄에 있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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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항공 기종현대화 트리오. planespotters.net 에는 국제선에 취항하고 있는 기종만 올라와 있다.


고려항공의 새로운 기종 3총사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운항하고 있는 것은 두 번째로 도입한 TU-204 P-633기로 평양에서 정규항공편(Scheduled Flight)인 베이징, 쉔양, 블라디보스톡을 돌아가며 운항하고 틈틈히 P-633 보다 조금 낡은 P-632기와 새 기체이지만 크기가 작은 AN-148(P-671)도 가세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외에는 쿠알라룸푸르와 방콕에 전세기 일정이 있지만 실제 운항기록은 미미한 편이고 쿠알라룸푸르 노선만 해도 6월 이후에는 한 번도 취항한 적이 없다.

 

김정은 전용기는 … 낡은 IL62, 있어도 불안해 ?

몇달 전 김정은이 전용기 기내에서 참모들과 촬영한 사진이 공개된 적이 있었다. 자기도 다른 국가원수처럼 전용기가 있다는 것을 뽐내기 위한 것이라는 설도 있었다. 실제 그날 비행은 꼭 비행기가 필요한 여행이 아니라 평양의 순앙공항을 이륙하여 잠시 비행했던 것이라고 한다. 김정은의 전용기는 1985년에 도입한 일류신 IL-62M 이다. 최근에 도장을 새로 바꾼듯 기존의 고려항공 도장과 차별화 되는데 동체 위에 독특한 필체로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적혀있다. IL-62는 1963년부터 1995년 사이에 생산된 기종인데 고려항공이 보유한 IL-62기체 대부분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도입한 것이고 가장 최신기체도 1988년에 도입하였으니 26년이 된 노후기체다. 물론 서방의 주요항공사들의 운영시스템을 보면 이 정도만 해도 노후 시비에 오르지 않지만 부품조달과 정비가 잘 안된다면 또 다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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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전용기와 같은 기종 IL-62M,  자료출처 작가 Yaoleilei, 위키피디아 저작권공개된 사진.  

 

얼마 전 보도에 의하면 북한이 김정은 전용기를 도입할 돈이 없어 러시아에 북한내 금광채굴권과 TU-204를 맞바꾸자는 제의가 있었다고 하니 럭셔리한 것에 익숙한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낡은 IL-62가 성에 차지 않거나 안전을 염려할 수도 있을것 같다. 이런 배경때문인지는 몰라도 김정은이 지방시찰에 다녀와 비행기에서 내리는 장면이 공개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용했던 기체는 작년에 도입한 북한에서 가장 새 비행기인 2012년 제작된 안토노프 AN-148(P-671) 이었으니 낡은 전용기보다는 새 기체를 선호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인천공항에 선을 보인 고려항공기는 ?

고려항공이 이번 인천아시안게임때 선수단을 태우고 온 기체는 처음 두 번은 TU-204기(P-632)와 나중에 두 번은 크기가 작은 AN-148(P-671)기 였다. 남북교류가 잦았던 1990년대 부터 2000년대 초 까지는 고려항공의 낡은 TU134/154 기종이 사용되었는데 당시 공항에서 근무하던 친구들의 얘기를 들으면 닳아 빠진 타이어 등 기체노후 외에 부품부족이 심각했던 상태라고 하던데 이번에는 모두 국제선 정규항공편에 취항하던 기체를 동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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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항공이 인천아시안게임기간에 인천공항에 입국한 기록, 자료출처 www.flightradar24.com


인천공항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고려항공은 네 차례 모두 외항사들이 이용하는 탑승동이 아닌 국적항공사들이 사용하는 메인터미날을 이용하였다고 한다. 평양의 순안공항에서 인천공항 까지 직선거리는 불과 200km 정도로 서울에서 대구 보다 가까운 거리이지만 실제 운항코스는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군사분계선을 피해 서해 공해상까지 나가 내려오는 코스를 택하고 있다.

 

고려항공의 이상한 항공편 …… 고려항공편명을 가진 외국항공기, 외국항공사편명을 가진 고려항공기

한편 고려항공이 첫 번째로 도입한 P-632기의 운항기록을 추적하면 지구 반대편의 쿠바에서도 운항한 기록이 나오고 있다. P-632기는 9월16일 인천공항에 북한선수단을 태우고 들어온 기록이 있는데 바로 베네주엘라의 카라카스(CCS)로 간 다음 9월19일에는 다시 평양으로 돌아와 베이징에 다녀온 다음 다시 쿠바로 가서 쿠바항공의 항공편 이름으로 하바나-토론토 노선에 취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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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항공 기종현대화로 처음 도입한 TU-204, 등록번호 P-632기, 베이징공항. 저작권공개된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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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항공 P-632기의 운항기록. 인천공항에 들어온 직후 중남미로 날아갔다. flightradar24.com

고려항공편명을 추적하다 보면 반대의 현상도 나타난다. 호주의 저비용항공사인 제트스타가 고려항공의 항공편 JS788, JS519편 이름으로 시드니에서 평양에 취항한 기록과 싱가폴의 제트스타아시아가 역시 고려항공의 항공편 JS512편으로 방콕과 싱가폴을 운항했던 기록도 나온다.

전자의 경우는 남아 도는 기체를 쿠바항공에 단기 조건으로 렌트를 했거나 후자의 경우는 호주나 싱가폴에서 단체관광객을 태우고 들어온 것이 아닐까 생각되지만 워낙 베일에 가려진 집단이라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엉뚱한 목적이 있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고려항공 인터넷총판은 … 스페인여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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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항공 해외총판계약을 한 스페인여행사 홈페이지, 한글판을 비롯하여 20개 언어로 되어 있다.

 

북한은 외국인 관광객의 유치를 위해 2년 전 인터넷예약시스템을 공개하였다. 그러나 결제단계까지 마치기 까지에는 많은 오류가 생겨 외국의 언론에서는 ‘Worst Airline의 Worst Booking Site’ 라는 혹평을 받게 되었다. 고려항공은 현재 스페인의 인터넷여행사 데스티니아와 항공권판매계약을 맺어 e-ticket 발권을 시작하였다고 한다. 이 사이트 destinia.com은 스페인어 뿐만 아니라 한글을 포함하여 40개 언어로 사이트를 운영하여 베이징, 선양, 블라디보스톡 등 세 노선의 항공권 판매에 나섰다고 한다.

고려항공 … 최악의 항공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현재 고려항공이 도입한 기체를 보면 실제 정기노선에 취항하고 있는 기체들은 2000년대 후반에 도입한 기체들로 기령이 21년(P-632, Tu-204), 5년(P-633, Tu-204), 2년(P-671, AN-148) 으로 기체노후화 문제에서는 벗어난 셈이다. 유튜브에 실려 웃음거리가 되었던 고려항공의 기내식 햄버거도 김정은의 지시에 의해 국제수준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한다. 이정도면 30년 넘은 노후기체로 운항하고 있는 아프리카나 중앙아시아 등의 영세항공사에 비하면 많이 개선된 것으로 최악의 항공사에서는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항공사의 평가가 기체만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기내서비스나 예약 등의 많은 평가항목이 있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이 기체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규항공편 외의 국내선의 경우가 걸림돌이 될 것 같다. 고려항공은 조선민항때 부터 도입했던 낡은 Tu-154, Tu-134, IL-62 등은 완전히 폐기처분한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취항하는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flightradar24.com에 실린 고려항공의 기종목록에는 위에 설명한 P-632, P-633, P-671 외에도 P-561(TU-154, 1983년제작), P-813(TU-134, 1983년제작), P-885(IL-62M, 1979년제작) 등이 더 나타나 있다. 그러나 이들 기체는 운항기록을 찾을 수 없는 것으로 보여 아마 국내선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 외국인한테 국내선을 개방했다는 소식에 이어 한 외국인의 탑승기가 공개되었는데 낡은 기체에 악천후비행으로 기내에서 오줌을 쌀 정도로 끔찍한 경험을 했다는 얘기도 들려 아직은 새로 도입한 기체를 취항시키는 국제선은 몰라도 국내선은 안전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도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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