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콴타스항공(QF)의 A380이 싱가폴 창이공항을 이륙 후 엔진에 화재가 발생하여 긴급 회항하는 사고가 있었다. 비록 사고기는 무사히 착륙하여 희생자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언론에 비중있게 보도된 것은 A380이 가장 최근에 개발된 최첨단 기종으로 점보기를 능가하는 초대형여객기라 잘못하면 초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 * 콴타스항공의 A380-842기, L.A. 공항에서 촬영 >
이 사고로 A380을 보유한 항공사들중 싱가폴항공(SQ)과 루프트한자(LH)은 A380기의 긴급점검에 나섰지만 에미레이트항공(EK)과 에어프랑스(AF)는 느긋한 태도를 보였다. QF 사고기의 정확한 기종분류가 Rolls Royce사의 RR Trent 972 엔진을 장착한 A380-842이었는데 SQ와 LH가 보유한 A380은 사고기와 같은 Rolls Royce 계열의 엔진 RR Trent 970을 장착한 A380-841지만 EK, AF의 보유기는 미국계의 엔진제작사 Engine Alliance의 엔진 GP7270을 장착하였기 때문이었다.
< * (왼쪽) 싱가폴항공 A380-841, (오른쪽) 루프트한자항공 A380-841, 모두 RR Trent 970엔진을 사용 >
한편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대한항공(EK)도 사고기인 A380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보도하였지만 KE가 선택한 A380은 A380-861 이었기 때문에 억울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 * 대한항공 A380-861, 아시아나항공 A380-841, 외형은 똑같지만 장착된 엔진이 다르다. >
항공기종 코드에 숨은 뜻은 ?
상용여객기의 경우 제작사를 의미하는 영문 코드 다음에 보통 숫자로 표기하는 조합으로 기종의 명칭을 정하고 있다. 예전에는 상용기의 명칭이 맥도넬 더글라스(McDonell Douglas)의 DC-10, MD-11 등과 록히드(Lockheed)의 L-1011 등의 다양한 단위의 영문약자와 숫자가 조합되는 사용하였다. 지금도 100인승 미만의 Regional Jet나 프로펠러 기종의 경우는 ATR72-200, DASH-8-400Q, ERJ-170 등 여전히 복잡한 코드를 사용하지만 100인승 이상의 상용기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에어버스와 보잉은 약속이나 한 듯 항공기종을 A330, B777 처럼 항공기제작사를 의미하는 영문이니셜 A(Airbus), B(Boeing) 다음에 세 자리 숫자로 간단히 표기하고 있다. 한편 실제 공항에서 오가는 여객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동체 앞 부분 또는 뒷 부분에 B747-400 처럼 여섯 자리의 기종명칭이 적혀진 것을 볼 수 있다.
< * 항공기에 적힌 여섯자리 수의 항공기종 코드 BOEING 747-400, BOEING 737-800, AIRBUS 350-900 >
후반부 코드의 첫 번째 숫자의 이미 … 기종의 세부 분류
항공기 기체에 쓰여진 여섯 자리 코드 중에서 후반부 세 자리의 첫 번째 숫자는 그 기종의 변형, 또는 파생형을 의미한다. 자동차는 배기량이나 옵션에 따라 그랜저2.4, 그랜저3.0 처럼 같은 차종이라도 여러 가지가 있듯이 상용기도 같은 기종이라도 항속거리, 탑승정원 등 항공사의 다양한 기종의 운영을 위해 몇 가지 파생형이 있는데 이를 구분하는 것이다.
< * A330 파생형의 비교 : (위) 아시아나항공 A330-300, (아래) 대한항공 A330-200 >
에어버스 A330의 경우 A330-300이 기본형이지만 항속거리는 동체길이를 줄이고 대신 항속거리를 늘린 A330-200도 있다. A330-200은 대륙간 장거리에 적합하고 A330-300은 승객수요가 많은 중거리노선에 적합한 기종이다.
< * 에어버스사의 A340기와 A330기의 외형차이 – 엔진의 개수가 다를 뿐 >
우리나라 국적항공사들은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A340은 특징 있는 파생형을 가진 기종이다. A340은 엔진이 4개로 엔진이 2개인 A330과 외형과 객실인테리어는 거의 똑 같아 승객의 입장에서는 같은 기종이나 다름없다.
A340은 A340-200(동체길이 59.4m), A340-300(동체길이 63.7m) 두 가지가 기본형 이지만 후에 동체길이를 A340-300 보다 무려 12m를 늘린 당시로서는 가장 긴 상용여객기였던 A340-600(75.36m)을 개발하였다. A340-600은 동체가 길어진 만큼 탑승정원도 400명대가 넘어 비교적 개발된지 오래 되는 보잉사의 B747기의 대체효과를 노리고 개발되었는데 워낙 동체가 길어 멀리서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소시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 A340-600과 A340-300의 차이 : A340-600의 길이가 무려 12m 더 길다. >
A340-500 초장거리노선용 . . . 뉴욕-싱가폴 18시간45분
한편 에어버스는 A340-500도 내 놓았는데 동체 길이는 A340-300과 -600의 중간이지만 당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항속거리가 긴 기종으로 싱가폴항공에서 뉴욕-싱가폴 노선을 장장 18시간45분에 걸쳐 운항하였고 타이항공도 방콕-L.A., 방콕-뉴욕 초장거리노선에 취항하기도 했다. 그러나 A340-500 기종과 노선은 항공기제작사와 항공사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긴 항속거리가 자랑거리가 되었을지는 몰라도 승객의 입장에서는 견디기 어려웠는지 큰 인기를 얻지 못해 오래가지는 못하고 취항을 중단하였다. 한편 A340기는 엔진이 4개로 엔진이 2개인 A330에 비해 경제성이 뒤떨어져서 지금은 단종된 상태이며 항공사로부터 인기가 떨어진 기종으로 전락했다.
보잉사의 경우 제트여객기 1세대에 속하는 B707부터 기종 이름을 B7x7 시리즈로 이어져서 현재 B787까지 개발되었다. 보잉사는 에어버스사 보다 역사가 긴 만큼 기종분류는 에어버스 보다 조금 복잡하다.
보잉 B747의 기종 분류 . . . . . . 단순한 파생형이 아닌 신형버젼
점보기 B747기의 경우는 단순한 파생형이 아니라 신 구형 개념 이다. B747-100, -200 은 1960년대 말 초기 기종이며 1985년에 객실 위층의 길이를 늘린 B747-300SUD(Stretched Upper Deck), 그리고 1988년에 조종석에 Glass-Cockpit System을 갖추고 날개 끝이 꺾어진 Winglet을 장착한 신형 B747-400이 개발되었다.
< 중고 B747기만 도입하는 태국의 영세항공사 Orient Thai 항공기들 >
(위) B747-246, HS-UTP, 1972년 제작. 일본항공에서 도입. 2005년 촬영당시 기령이 33년 >
(가운데) B747-3B5, HS-UTL, 1985년 제작. 대한항공에서 도입. 2007년 촬영 >
(아래) B747-441, HS-STB, 1992년 제작. 브라질 바리그항공,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에서 사용, 2015년 촬영 >
보잉 B737 Classic 파생형의 경우
1967년 개발된 이후 장수 기종으로 지금도 생산중인 B737의 경우도 B737 Original(-100, -200), B737 Classic(-300,-400,-500), B737NG(-600,-700,-800,-900)으로 이어진다. 이들 세 그룹은 구형과 신형의 개념이지만 그룹 내에서의 번호는 항속거리와 동체길이가 다른 변형일 뿐이다.
보통 단순 파생형의 경우 숫자가 늘어날수록 동체의 길이가 크다. 그러나 B737 Classic 에서는 경우가 다르다. B737-300, -400, -500으로 이어지는데 그중 B737-500이 가장 동체가 작다.
한편 현재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의 주력기종은 B737 그룹중에서 가장 신형인 B737NG(Next Generation)에 속한다. 에어부산이 초기에 아시아나항공에서 넘겨 받은 B737-400과 -500는 구형인 B737 Classic 기종이지만 지금은 모두 퇴역했다.
보잉 B777의 기종분류 . . . 에어버스사와 같은 단순 파생형
장거리노선에서 가장 인기 있는 B777기의 경우 B777-200기가 기본형이다. 기본형이라고 특별한 의미는 없고 B777 기종이 처음 선 보였을 때의 세부기종이란 뜻이다. B777-300은 B777-200이 등장한지 3년 후인 1998년 선을 보였다. 동체길이가 73.9m로 B777-200(63.7m)에 비해 10m 늘어난 기종으로 경쟁사인 에어버스의 A340-600 보다 길이가 조금 짧지만 객실 폭이 훨씬 넓어 탑승정원은 A340-600을 훨씬 능가한다. 에어버스는 기종분류 뒤에 세부기종분류가 단순히 세 자리 코드가 추가되지만 보잉의 경우 같은 세부기종에서도 항속거리를 늘린 ER(Extended Range), LR(Longer Range)가 추가된다.
B777-200ER, B777-300ER은 B777-200, -300에서 항속거리를 늘린 파생형이며 B777-200LR은 초장거리 노선용으로 개발된 기종이다. 복도가 2개인 Wide-Body 기종 중에서 가장 작은 기종인 보잉 B767의 경우도 B767-200, -300 외에 B767-200ER, -300ER 외에 B767-400ER 도 있다.
three letter code
보잉사와 에어버스사의 기종번호가 중복되는 경우는 없어 항공기제작사의 이니셜을 아예 생략하고 330, 777 처럼 표기하고 파생형을 표기하는 경우도 332, 333, 772, 773, 744 등 간단히 세자리 숫자로 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B777기의 경우 같은 세부기종에서도 ER, LR등의 파생형이 있어 이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773과 별개로 B777-300ER은 77W, B777-200LR은 77L로 표기하고 있다.
항공기의 여섯자리 세부기종코드 . . . . . . 마지막 두 자리의 의미는 ?
항공기는 기종을 구분하는 코드 A330, B777 등의 기종별 코드와 뒤에 파생형을 구분하는 또 세자리의 코드가 붙어 B777-200, A330-300 등 모두 여섯 자리 수로 표기된다. 그런데 보통 파생형코드는 -200, -300, -800 등 100단위로 표기되지만 실제는 나머지 두 자리 수에도 의미가 있는 숫자가 표기되는데 이는 항공기제작사인 보잉사와 에어버스가 서로 다른 의미의 구분을 하고 있다. 보통 마지막 두 자리를 표기하지 않은 것은 일부러 감추기 위한 것은 아니고 일반인한테 큰 의미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점보기 B747-400의 경우도 대한항공이 보유한 것은 B747-4B5 이며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것은 B747-48E 이다. 에어버스기종의 경우 대한항공이 보유한 A330-300을 예로 들면 A330-322, A330-323 등 두 가지 형식이 있으며 캐세이퍼시픽항공이 보유한 A330-300의 경우는 A330-342와 A330-343 등이 있다.
Airbus 기종의 파생형 코드의 마지막 두 자리 의미는 ? . . . . . . 장착한 엔진형식을 의미
눈썰미가 있는 사람은 같은 기종이라도 엔진의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A330의 경우 대한항공이 보유한 기종을 보면 엔진이 두툼한 타입이지만, 싱가폴항공이나 캐세이퍼시픽이 보유한 A330 엔진은 슬림형 이다. 항공기는 완성차로 대량생산되는 방식이지만 상용여객기는 주문생산방식이다.
< * A330 기종의 엔진 : (왼쪽) P&W (가운데) GE General Electric (오른쪽) RR Rolls Royce >
자동차와 달리 항공기의 엔진은 항공기제작사가 제작하지 않고 엔진전문제작회사에서 항공기제작사와 협력하에 필요한 스펙에 맞춰 제작하면 항공기를 주문하는 항공사에서 엔진을 선택하게 된다. 대한항공 A330의 경우 미국계열의 Pratt & Whitney사의 P&W 엔진을 사용하고 있으며 싱가폴항공은 영국계 Rolls Royce사의 RR Trent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에어버스기종의 경우 마지막 두 자리 수는 장착된 엔진의 고유번호를 의미한다. 에어버스사는 에어버스기종에 장착하는 엔진회사 별로 코드를 부여하고 있다. 마지막 두 자리 코드 중에서 앞자리는 엔진회사를 의미하며 마지막 숫자는 그 엔진회사의 특정 엔진을 뜻한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A330 종류는 A330-223, A330-322, A330-323 등이 있다. 모두 20번대로 미국 Pratt & Whitney사의 엔진으로 22번은 PW4168, 23번은 PW4168A을 장착한 기종이다. 에어버스의 초대형기종인 A380의 경우 대한항공은 Engine Alliance 제품인 GP7270엔진을 장착한 A380-861 이고 아시아나항공은 국내기종 중에서 유일하게 Rolls Royce 사의 엔진(RR Trent 970)을 장착한 A380-841 이다.
<* Airbus A330/340 기종의 생산리스트 일부, 여섯자리 기종 코드가 있다. >
– www.planespotters.net 자료화면 캡쳐편집
반면 싱가폴항공의 A330은 A330-342, A330-343으로 40번대 Rolls Royce사의 엔진을 장착하였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A320, A321 기종들은 A320-232, A321-131 등 30번대 엔진 IAE사의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반면 보잉사의 기종들도 항공사마다 P&W, GE, Rolls Royce 등 다른 엔진을 장착하고 있지만 보잉사의 기종세부명칭에는 엔진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
보잉기종의 세부기종코드 마지막 두 자리 . . . . . . 항공기의 출생증명서를 의미
에어버스 기종의 세부기종코드 마지막 두 자리수가 장착된 엔진을 의미하지만 보잉사의 경우는 항공기의 족보를 의미하고 있다. 보잉사는 항공사마다 고유의 두 자리 코드를 부여하고 있으며 생산되는 기체를 주문항공사의 코드에 따라 B747-4B5, B767-38E등으로 표기하고 있다. 여기서 마지막 두 자리 B5는 대한항공, 8E는 아시아나항공이 보잉사에 등록된 고유번호다. 그렇다고 대한항공이 보유한 모든 보잉사 기종의 마지막 코드가 B5는 아니다. 항공기는 항공사가 직접 구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리스로 도입하는 경우도 있는데 항공기리스회사가 직접 항공기를 도입할 때도 리스회사의 코드가 들어 간다. 대한항공의 보잉 보유기종 중에서 B737 기종은 마지막 두 자리 코드가 B5가 아닌 것이 몇 대 있지만 중고기를 도입해서가 아니라 항공기전문리스회사를 통해 주문했기 때문 이다.
< 보잉 B777기종의 생산리스트의 일부, 자료출처 : www.planespotters.net 자료화면 캡쳐편집 >
에어버스의 경우 항공기가 다른 형식의 엔진으로 교체하면 기종세부명칭이 달라지지만 보잉사의 경우는 항공기가 다른 항공사에 팔려도 항공사 고유 코드는 변하지 않는다. 즉 보잉기종의 경우 여섯 자리 코드를 알면 그 항공기의 족보를 추적할 수 있다. 지금도 인천공항 활주로 끝에 먼지를 뒤집어 쓴 B767 두 대가 방치된 채 있는데 이 기체의 기종코드는 B767-222이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보잉 코드 22)에서 사용하다 중고기로 팔린 기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기체들은 유나이티드항공에서 퇴역한 후 태국의 영세항공사 SkyStar로 팔려가 인천공항에 취항하다 항공사가 공항사용료와 유류대금 등이 밀려 2009년 부터 압류당해 방치되고 있는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B747-400화물기 일부도 코드가 아시아나 고유코드 -48E가 아닌 -446, -419 등이 있는데 각각 일본항공(보잉코드 46)과 뉴질랜드항공(보잉코드 19)에서 중고로 도입한 기종이란 것을 알 수 있다.
< * 인천공항 활주로 끝에 장기간 방치된 B767기 >
보잉사의 항공사코드와 관련하여 아쉬운 점은 동남아시아의 저비용항공사인 Lion Air, Nok Air도 등록되어 있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의 이름은 없다. 보잉항공사코드 중에서는 항공사가 아닌 항공기대여전문회사의 코드도 있다. 항공사들이 보잉사에서 새비행기를 들여오더라도 리스회사에서 리스해오는 경우는 리스회사의 코드가 붙는다. 보잉기종이 새 비행기인데 보유항공사와 보잉코드가 맞지 않는 경우는 이런 경우다.
한편 보잉사의 경우 상용기의 세부기종의 명칭에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보잉사의 최첨단기종인 B787 에서 항공기의 출생증명을 뜻하는 마지막 두 자리 코드가 사라지고 기종의 파생형 만 뜻하는 B787-8, B787-9 등으로 표기하고 있다.
보잉사의 B787기가 처음 등장할 때 월간항공 객원기자 자격으로 보잉사의 초청을 받아 First Delivery Ceremony에 참석했을 때만 해도 기종분류를 B787-881 (뒤의 81은 보잉사의 ANA 항공 코드를 의미한다.) 로 하였는데 지금은 B787 기종에서는 공식적으로 표기하지 않는 것 같다.
< * B787 Dreamliner 기종의 생산리스트, 다른 기종에서 보던 항공사코드가 없다. >
– www.planespotters.net 자료화면 캡쳐하여 화면에 맞게 편집한 것.
비풍초
2016년 7월 19일 at 12:47 오후
어마어마한 정보입니다. !!